'골 때리는 그녀들'./ 사진=SBS 방송화면
'골 때리는 그녀들'./ 사진=SBS 방송화면
이번엔 박은영이 오열했다. FC아나콘다가 4연패를 당하며 좌절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FC원더우먼과 FC아나콘다가 다시 맞붙었다.

이날 FC원더우먼(송소희, 치타, 박슬기, 김희정, 황소윤, 요니P, 주명)은 슈퍼리그 진출을 위해 꼭 1승을 따내야 했다. FC아나콘다(오정연, 박은영, 신아영, 윤태진, 주시은, 최은경, 노윤주) 역시 3연패를 당한 상황이라 1승이 간절했다. 특히 아나콘다는 앞선 평가전에서 원더우먼에게 0 대 6으로 대패를 당했던 만큼, 승리를 향한 의지가 불타올랐다.

전반 1분, 원더우먼의 송소희가 벼락골을 성공 시켰다. 이날 대량득점을 노린 원더우먼의 송소희는 골 세리머니도 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했다.

한 방 얻어 맞은 아나콘다는 동점골을 위해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윤태진이 여러차례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했지만, '주명보' 주명이 든든하게 수비 자리를 지키며 걸어 잠궜다.

이런 가운데 주명의 날카로운 헤딩슛이 눈길을 끌었다. 김희정이 공을 높이 올리면, 주명이 그대로 점프해 정확한 헤딩슛을 날렸다. 두 사람의 약속 된 플레이었다. 윤태진이 허벅지로 막아내 위기를 모면했지만 간담을 서늘케 한 순간이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주명이 찬 공이 윤태진 턱을 가격한 것이다. 윤태진은 쓰려져 괴로움을 호소 했지만, 경기를 위해 다시 일어섰다. 김병지는 "일반적으로 공이 얼굴로 날아오면 손으로 막지 않나. 선수들이 핸드볼 파울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며 감탄했다.

전반전 종료를 앞둔 상황, 아나콘다 박은영이 천금같은 기회를 놓쳤다. 신아영이 정확하게 스루패스를 찔러 줬지만, 박은영이 이를 놓치고 말았다. 골키퍼와 1:1 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에 아쉬움이 컸다.

이후 황소윤이 추가 득점에 성공, 원더우먼이 2 대 0으로 앞서게 됐다.

후반전에서는 더욱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양 팀 모두 팽팽하게 맞섰고, 여러차례 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막판 아나콘다는 골키퍼 노윤주까지 전원 공격에 나섰지만, 마지막 공격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2 대 0으로 종료됐다. 아나콘다는 4연패를 기록, 리그전 순위 최하위(6위)에 머무르게 됐다.

경기 후, 원더우먼의 주명이 승리 했는데도 울었다. 그는 "몸이 말을 안 들어서 스스로 화가 났다. 그런데도 끝나고 서로 다독여주니까 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나콘다의 박은영이 오열했다. 그동안 팀이 패배해도 미소를 잃지 않고 동료를 위로 했던 그의 눈물이 모두를 속상하게 했다. 박은영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오늘은 감독님이 저를 믿고 많은 기회를 주셨다"라며 "아영이가 패스 넘겨준 건 진짜 좋은 찬스였다. 그걸 살리지 못했다는 게 제일 후회스럽다"라고 후회했다.

이어 박은영은 "연습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경기에서 안 나온다"라며 "저는 아기가 지금 너무 어리지 않나. 남편이 되게 많이 도와주고 있다. 자기가 아기 봐줄 테니까 연습하고 오라고 한다. 꼭 뭔가를 좀 보여줘야겠다 했는데, 그게 다 무산되니까 너무 다 미안한거다. 팀한테도 미안하고, 가족한테도 미안하고. 진짜 내 자신이 너무 싫다"라며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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