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면 달 생각하고' 강미나 종영 인터뷰
"유승호 낯 많이 가려, 이혜리 도움 많이 받았다"
"이상형? 잘 생기면 좋아, 외모 안 보진 않는다"
"구구단 재결합? 지금은 연기에 더 집중하고 파"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저는 술을 좋아하고 즐겨 마셔요. 주량은 소주로 하면 1병 반 정도 됩니다.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따긴 했는데 술을 만들 기회나 자리가 없어서 아직 누군가에게 만들어 준 적은 없어요. (웃음)"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KBS2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이하 '꽃달') 배우 강미나가 자신의 주량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꽃달'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아술아술' 추격 로맨스. 극 중 강미나는 병판택 무남독녀 한애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날 강미나는 "처음으로 사극을 하다 보니 욕심이 났고,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많은 사랑 주셔서 잘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꽃달'을 통해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거머쥔 강미나.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묻자 강미나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5부까지 나온 상황이라 애진이를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대사 한 줄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감독님과 처음 만나 1시간 30분 동안 수다를 떨었다. 애진이가 왜 물건을 훔치는지부터 시작해서 조선 시대에 없을 법한 캐릭터 같다는 말까지 쿵짝쿵짝이 잘 맞았다. 그래서 애진이 부분은 아직 안 나왔지만, 감독님을 믿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첫 사극 연기인만큼 톤이나 발성 등 따로 신경 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톤이 살짝 낮은데 애진이는 천진난만한 성격이라 톤을 더 올려서 연기했다"라며 "사극 말투도 나만 현대극으로 말하면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다행히 튀지 않고 어울려져서 연기하면서는 걱정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극 중 한애진은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속에 쌓인 울분을 해소하는 캐릭터. 병판댁 딸이 도둑질하는 설정 등이 이해됐는지 묻자 강미나는 "애진이가 물건을 훔치는 설정이 올바른 행동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미워 보이지 않게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는데 점점 대본이 나오고 나서 애진이를 이해하게 됐다. 조선 시대에 갇힌 틀을 벗어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는 거로 생각했다"라며 "훔치는 연기를 할 때 눈치를 많이 봤다. 애진이 입장에서는 프로페셔널하게 훔쳤다고 생각하지만, 겉에서 보기엔 티 나도록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기성세대가 그어놓은 선과 수많은 제약에 답답해하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한애진과 강미나의 실제 성격은 얼마나 비슷할까.

"저 역시 '이게 왜 안 되지? 난 이걸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애진이는 그걸 실천하는데 저는 그 성격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전 생각에서 끝나지만 애진이는 더 나아가는 친구죠. 저는 생각하다가 한 번 눈치 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하는 성격인 것 같습니다."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극 중 애진은 신랑감은 훌륭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생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 본인의 이상형을 묻자 강미나는 "잘생기면 좋다. 나도 외모를 안 보는 건 아니다"라며 "그래도 얼굴이 다는 아닌 것 같다. 잘 챙겨주고, 배려해주고, 말 예쁘게 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실제 강미나도 애진이처럼 사랑에 솔직한 성격일까. 그는 "나도 애진이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까진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생각해보고 난 다음에도 맞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는 편인데, 그게 아니면 솔직하게 행동하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미나는 변우석과 2017년 tvN 단막극 '드라마 스테이지–직립 보행의 역사'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강미나는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다. 전 작품 때는 둘 다 신인이라 풋풋함이 있었다면 지금은 호흡 맞추기도 더 편해졌고, 서로를 배려해줄 여유가 조금 생겼다. 즐겁고 재밌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변우석 배우와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면 어떤 장르에서 어떤 관계로 연기하고 싶을까. 강미나는 "현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라며 "다음에 만난다면 시트콤에서 남매 사이로 나오고 싶다. 편해졌으니까 흔한 친남매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사극 베테랑' 유승호와 '걸그룹 선배' 이혜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유승호 선배님께서는 낯을 많이 가리는데 챙겨줄 건 다 챙겨주더라. 애드리브도 잘 받아줘서 편했다. '꽃달'에 이혜리가 없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로 혜리 언니가 언니로서, 선배로서, 친구로서 많이 챙겨줬다. 혜리 언니가 연기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많이 알려줬다. 제가 잘 나오게끔 시선 처리 도와주고 세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써줬다. 가끔 만나 밥 먹으며 위로도 해줘서 힘이 됐다"라고 고마워했다.

이혜리와 강미나는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강미나는 "혜리 언니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건 촬영하다가 알았다. 너무 기수가 높은 선배더라"며 웃었다.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처음에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강미나는 "연기를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가수 출신 연기자를 안 좋게 보는 분들이 많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라며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내가 잘하면 되지 않을까 주문처럼 생각한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연기 점수를 매겨달라고 하자 강미나는 "79점"이라며 "내가 욕심이 많은 만큼 아쉬웠던 것도 많다. 21점은 다음번에 채워서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더 잘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예를 들어 애진이가 놀라야 하는 장면에서 너무 소심하게 놀랐다. 오케이가 돼서 넘어갔지만, 집에 가서도 생각나고 계속 아쉬움이 남더라. 애진이는 기절해도 과하지 않은 캐릭터인데 거기까지 못 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꽃달'을 본 배우 동료들과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강미나는 "'꽃달' 7, 8화 끝나고 전화가 많이 왔다. 김세정 언니는 '미쳤어. 너무 귀여워'라고 매일 전화로 이야기해 줘서 힘이 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부모님이 진짜 좋아했다. 매화 끝날 때마다 오늘은 어땠는지, 그건 왜 그런 건지, 궁에는 언제 들어가는지 문자도 보내줬다. 부모님이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배우 강미나./사진제공=젤리피쉬
걸그룹 구구단으로 데뷔했지만, 배우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강미나. 연기의 매력에 대해 강미나는 "매번 달라지는 에피소드와 캐릭터"라며 "아직도 새 대본을 받으면 설렌다. 설레는 마음이 제일 큰 매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구구단의 재결합 혹은 솔로 가수로서 계획은 없을까. 강미나는 "솔로 가수는 안될 것 같다"라며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나도 배우로서 발걸음을 내디딘 지 얼마 안 돼서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강미나의 차기작은 KBS 새 드라마 '미남당'이다. 그는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남당'에서는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많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연기자로서 이제야 한 걸음 내디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시작 때보다는 지금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TV를 보다가 '저 배우 누구야? 괜찮다' 그런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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