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지난 13일 종영
송지효, 마녀식당 사장 조희라 役
첫 OTT 사전제작 드라마에 출연
"시청자 입장에서 볼 수 있었어요"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 마녀식당의 사장이자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시크한 마녀 조희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 마녀식당의 사장이자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시크한 마녀 조희라 역으로 열연한 배우 송지효.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새로운 걸 도전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요. 그걸 더 즐기고 싶어서 소처럼 일하는 게 아닐까 싶죠. 앞으로도 이런 마음을 갖고 계속 일을 하고 싶습니다."

올해로 데뷔 20년에 접어든 배우 송지효가 워커홀릭에 빠졌다. 항상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한다는 그는 발전하고 더 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송지효가 기존에 털털한 이미지를 벗고 서늘한 마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통해서다. 극 중 마녀식당의 사장이자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시크한 마녀 조희라 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자신의 스타일로 훌륭하게 소화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대가가 담긴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에서 마녀 조희라(송지효 분)와 동업자 정진(남지현 분), 아르바이트생 이길용(채종협 분)이 사연 가득한 손님들과 만들어가는 잔혹 판타지물이다.

첫 OTT 사전제작 드라마에 출연한 송지효. 그는 "사전제작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해봤다. 촬영은 훨씬 이전에 끝났다"며 "막상 촬영할 때와 볼 때랑은 체감이 달랐다. 다 완성된 작품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제작인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체감이 전혀 안 되더라. 그래서 확인도 잘 못 했다"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공부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해줬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8부작이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후반 작업을 보완하고 더 풍성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OTT라는 게 굉장히 좋게 다가왔다"며 "방송 시간이 40분이다 보니까 내가 체감으로 느끼기에 드라마가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도 조금 더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러나 오히려 더 많은 분에게 궁금증을 줄 수 있어서 더 완성도가 좋지 않았나 싶다. 정확히 할 얘기만 딱 한 것 같다"고 알렸다.
/사진='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스틸컷
/사진='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스틸컷
캐릭터를 연기할 때 중점을 둔 점은 무엇일까. 송지효는 "아무래도 마녀가 동양적이진 않다. 서양적인 부분에 가깝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해야 많은 분에게 거리감 없이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초반에는 캐릭터적인 부분에 있어서 과하게 생각한 게 많다. 마녀라는 틀 안에 많이 갇혀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조희라는 인간 세상에서 공존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너무 마녀스럽지도, 너무 인간스럽지도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게 내 생각을 깨게 해줬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캐릭터적인 부분과 인간적인 부분을 접목해서 나만의 츤데레 스타일이 나온 것 같다. 감독님들께서 잘 잡아준 덕에 나름 이 작품을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녀식당을 방문하는 손님에게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캐릭터 특성상 부수적인 준비도 필요했을 터. 송지효는 "사실 나는 요리를 진짜 못한다. 처음부터 감독님에게 얘기를 드렸다. 요리를 할 때는 맛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화면에서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조리기구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중요했다. 그래서 거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조희라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의 사연을 듣고 공감해서 소울푸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근데 그게 너무 친절해도 안 되고, 너무 버릇이 없어도 안 됐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죠. 들어주는 것에 대한 리액션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는 다양한 에피소드의 손님이 등장한다. 가장 공감이 갔던 사연은 무엇일까. 송지효는 "다 공감이 됐다. 나였어도 그런 소원을 빌었을 것 같다.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이길용이 마녀식당을 왔을 때 내가 토마토 스튜를 해준 것이다. 자라나는 고등학생에게 한 그릇을 준 게 미안하더라. 다음에 또 이런 역할을 맡는다면 2, 3그릇 줄 수 있는 메뉴를 짜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극 중 손님의 입장에서 마녀에게 빌고 싶은 소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지금 제일 간절한 소원은 코로나 종식이다. 그때는 몰랐었던 주변인들과 소소한 시간이 그립고, 가족들과 평범하게 외식하던 시간도 그립다. 코로나 때문에 촬영 환경이나 많은 분이 고통받는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생활의 소소함이 생각나고 다시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마스크를 안 쓰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지효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시즌2에 관해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송지효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시즌2에 관해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송지효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사전제작도 처음이었지만, 판타지물도 그렇고 캐릭터적인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며 "판타지 장르를 어떻게 찍는지 과정이나 결과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이번에는 도전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알렸다.

또한 "촬영 현장과 결과물을 보고 느끼면서 스태프들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너무나도 풍성한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는 상상력을 키우게 됐다. 정말 새로운 도전이었고 공부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송지효가 생각하는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는 공포물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 작품은 인생을 다룬 휴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식당에 오는 손님들의 에피소드에 공감하고, 거기에 대한 음식을 주면서 대가를 받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과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효는 2001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궁', '주몽', '계백', '응급남녀', '구여친클럽', '우리, 사랑했을까' 등과 영화 '여고괴담3: 여우계단', '색즉시공2', '쌍화점', '그대를 사랑합니다', '신세계', '성난황소', '침입자' 등에 출연했다.

그동안의 활동을 돌이켜 본 송지효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것 같다. 대표작에는 SBS '런닝맨'도 있고, 드라마도 있고, 영화도 있다"며 "인생 캐릭터를 꼽는다면 최근에 끝난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의 조희라가 아닐까 싶다. 판타지물도 판타지물이지만 캐릭터적인 연기를 한 거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을 만큼 나에게는 다 좋은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데뷔한 지 20년이 됐는데 달라진 게 없다면 안 되겠죠. 예전에는 철도 안 들고, 투정도 많이 부리고, 내가 하는 일에 소중함보다는 당시의 감정에 앞섰어요. 하지만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고 있죠. 항상 열심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변하지 않도록 발전하고 더 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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