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사과문에 응원 댓글
지인들 위로에 난감해진 박나래
누리꾼, 무분별한 응원에 분노
박나래(왼쪽) 사과문에 응원 댓글을 남긴 김우리/ 사진=인스타그램
박나래(왼쪽) 사과문에 응원 댓글을 남긴 김우리/ 사진=인스타그램
방송인 박나래가 성희롱 발언에 대한 자필 사과문을 공개한 가운데, 이에 응원 댓글을 남긴 연예인들이 분노를 또 다시 키웠다. 지인들의 위로가 박나래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하는 역효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박나래는 25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부적절한 영상으로 많은 분께 불편함을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방송인으로 또 공인으로서 한 방송을 책임지며 기획부터 캐릭터, 연기, 소품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저의 책임과 의무였는데 미숙한 대처능력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에 스타일리스트 김우리는 "(박)나래야 항상 응원하는 거 알지? 언제나 애쓰며 노력하는 나래 주변 사람들은 다 아니까 힘내자"고 적었다. 모델 송해나는 "언니, 항상 사랑한다(올웨이즈라뷰온닝)"는 댓글을 남겼다. 박하명 기상캐스터와 전 테니스 선수 이형택도 박나래를 향한 응원을 보냈다.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은 엄중한 사과문에 응원성 댓글을 남긴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희롱 논란으로 문제 일으킨 연예인에게 응원하는 게 정상이냐. 성인지 감수성 토 나온다", "항상 감싸기보다는 잘못한 점을 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반성문에 어울리는 댓글은 아니다"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우리를 향해선 "이런 댓글 쓰지마라. 저번에도 코로나 격리 격상때 박나래가 본인 집에 온 사진 떡하니 올리면서 4인 이상 안 모였다고 해서 괜히 박나래만 피해받았다"며 "친하다면 문자나 전화하라"고 꼬집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박나래를 옹호하는 댓글도 쏟아졌으며, 이를 두고 남성과 여성으로 나뉜 누리꾼들의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는 "이렇게 사과문까지 쓸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감쌌고, 또 다른 이들은 "남성 연예인이 했으면 이렇게 웃어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섰다. 박나래의 사과는 결국 빛을 잃고 있다.
개그우먼 박나래/ 사진=텐아시아DB
개그우먼 박나래/ 사진=텐아시아DB
앞서 박나래는 웹예능 '헤이나래'에서 성희롱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헤이나래'는 키즈 크리에이터 헤이지니와 박나래가 함께 하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박나래가 어린이 팬들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그렸다.

지난 23일 공개된 '헤이나래' 2회에서는 박나래, 헤이지니가 속옷만 입은 남자 인형 '암스트롱맨'을 소개했다. 박나래는 "요즘 애들 되바라졌다"면서 인형을 살피더니 "너무 뒤가 T", "그것까지 있는줄 알았다" 등의 남성의 신체를 묘사하는 발언을 했다. 또 인형의 팔을 신체 주요부위로 밀어 넣기도 했다.

이를 두고 "성적 수치심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황급히 영상을 삭제했다. 이후 "앞으로 공개될 영상 역시 제작에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지만 항의는 계속해서 빗발쳤다.

이에 헤이지니는 "어린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로서 시청해주시는 팬들과 모든 분들이 불편하게 느끼실 영상에 출연했다. 좀 더 신중하게 체크했어야 했는데 조심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박나래도 소속사를 통해 '헤이나래' 하차 의사를 밝혔으나, 제작진은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박나래는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이마저도 잘못에 대한 요점이 빠져있다며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이 가운데 지인들의 전혀 도움되지 않은 응원이 박나래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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