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종영 인터뷰
김민재 "용기 준 작품, 자신감 생겼다"
"올해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져"
김민재 "용기 준 작품, 자신감 생겼다"
"올해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제게 용기를 준 작품이에요. '이렇게 연기하면 되나?'라고 생각할 만큼 자신감을 줬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드라마를 좋아한 팬들도 많았기에 의미가 남달라요."
배우 김민재는 21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김민재는 극 중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유명 피아니스트 박준영을 연기했다.
김민재는 마지막회에 대해 "많이 떨렸는데 재밌었다"며 "드라마가 끝난다는 생각 때문에 섭섭하기도 했고,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바랬던 결말이다. 중간에 준영이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행복해지고 잘 지내게 돼 다행"이라고 답했다.
김민재가 연기한 박준영은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자신의 속내를 감추는 인물이다. 그만큼 드라마 방영 내내 "답답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민재는 "나 역시 답답했지만 준영이의 힘든 감정을 오롯이 느끼려고 했다. 내가 힘들어야 힘듦이 잘 전달될 것 같았다"며 "모든 관계에서 일취월장하게 잘 해나가는 사람이라면 그건 준영이가 아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들도 좋았다"고 말했다.
"사실 준영이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제가 부끄러움도 많고 긴장도 많이 하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친구나 모든 관계에서도 남을 배려하려고 노력하고요. 그래서 준영이를 더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준영이는 답답함을 좀 빼야될 것 같아요. 그래도 전 힘든 게 있으면 말을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브람스는 좋아하세요?'는 20대 청춘의 보편적인 아픔을 다뤄 호응을 얻었다. 같은 20대를 보내고 있는 김민재는 "준영이도 여러 가지 이유로 피아노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순간이 있었듯 나도 그런 순간이 분명 존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이 일을 더 사랑한 순간이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어떤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느끼는 순간이 있지 않나. 나도 준영이와 성장하는 과정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방식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준영이가 느꼈던 행복은 모두 채송아에게 나왔다"며 "나는 누구한테 의지한다고 해서 그게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든 순간이 또 오겠지만 잘 지나갈 것이란 생각으로 기다리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지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돌이켜보며 김민재는 '진심'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꺼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냥 상황에 빠져서 모든 장면을 진심으로 임하자는 생각이었죠. 이 감정을 느끼는 만큼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진심을 담은 만큼 김민재는 피아노 연주 장면도 직접 소화하려 했다. 그는 "부담감이 정말 많았다"며 "혼자 피아노를 치는 것도 어려운데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를 연기하기가 부담됐다. 그래도 잘하고 싶어서 한 달 정도 계속 피아노 연습만 했다"고 설명했다.
연주신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초반엔 연습을 많이 해서 NG가 거의 없었는데 나중에 졸업연주회할 땐 연습할 시간이 없더라. 아쉽지만 직접 못친 구간도 있다. (다른 연주에) 싱크를 맞춰 모션만 취했을 때 자괴감이 들고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피아니시트로서 어떤 표정을 짓고 제스처를 해야할 지 어려웠어요. 이 인물의 모티브도 없어서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데 클래식을 잘 몰라서 어려웠죠. 피아노 선생님에게 많이 여쭤보고 자료를 찾아 종합적으로 만든 게 준영이에요" 김민재가 분한 박준영은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란 수식어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김민재는 배우로서 자신의 재능에 대해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재능이 없어서 정말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다"며 "준영이한테 감정을 이입했지만 (재능이 부족한) 송아가 하는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극복해 나가는 중이고, 뭐가 맞고 어떤 게 좋은 재능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까지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어떤 캐릭터를 맡았을 때 진심으로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친형이나 사촌누나들도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오글거려 못 봤는데 이번엔 계속 보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클래식을 전공한 분들도 좋은 드라마라고 했고요. 저희 드라마가 전체적인 느낌이 잔잔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올 한해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까지 종횡무진 활약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본 그는 "내가 하는 일을 더 사랑하게 된 순간이 많았다"며 "작품을 연달아 하다보니 '연기는 이렇게 해야되는건가?', '이렇게 하는게 맞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 두 작품 모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신감도 붙었다. 너무 감사하고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졌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민재는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어색하고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지만 너무 좋다"면서도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이다. 원래 내 모습 그대로 잘 지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인생작으로 평가받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어떤 의미로 남길 바랄까. "이 드라마가 힘든 과정이지만 앞으로 나아가 더 잘 지내라는 내용이잖아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찍으면서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배우 김민재는 21일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김민재는 극 중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유명 피아니스트 박준영을 연기했다.
김민재는 마지막회에 대해 "많이 떨렸는데 재밌었다"며 "드라마가 끝난다는 생각 때문에 섭섭하기도 했고,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바랬던 결말이다. 중간에 준영이가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행복해지고 잘 지내게 돼 다행"이라고 답했다.
김민재가 연기한 박준영은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정작 자신의 속내를 감추는 인물이다. 그만큼 드라마 방영 내내 "답답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김민재는 "나 역시 답답했지만 준영이의 힘든 감정을 오롯이 느끼려고 했다. 내가 힘들어야 힘듦이 잘 전달될 것 같았다"며 "모든 관계에서 일취월장하게 잘 해나가는 사람이라면 그건 준영이가 아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들도 좋았다"고 말했다.
"사실 준영이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제가 부끄러움도 많고 긴장도 많이 하거든요. 제 입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친구나 모든 관계에서도 남을 배려하려고 노력하고요. 그래서 준영이를 더 연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준영이는 답답함을 좀 빼야될 것 같아요. 그래도 전 힘든 게 있으면 말을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브람스는 좋아하세요?'는 20대 청춘의 보편적인 아픔을 다뤄 호응을 얻었다. 같은 20대를 보내고 있는 김민재는 "준영이도 여러 가지 이유로 피아노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순간이 있었듯 나도 그런 순간이 분명 존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이 일을 더 사랑한 순간이 있다"며 "다른 사람들도 어떤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느끼는 순간이 있지 않나. 나도 준영이와 성장하는 과정이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방식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준영이가 느꼈던 행복은 모두 채송아에게 나왔다"며 "나는 누구한테 의지한다고 해서 그게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힘든 순간이 또 오겠지만 잘 지나갈 것이란 생각으로 기다리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면서 어떻게든 지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돌이켜보며 김민재는 '진심'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꺼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냥 상황에 빠져서 모든 장면을 진심으로 임하자는 생각이었죠. 이 감정을 느끼는 만큼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진심을 담은 만큼 김민재는 피아노 연주 장면도 직접 소화하려 했다. 그는 "부담감이 정말 많았다"며 "혼자 피아노를 치는 것도 어려운데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를 연기하기가 부담됐다. 그래도 잘하고 싶어서 한 달 정도 계속 피아노 연습만 했다"고 설명했다.
연주신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초반엔 연습을 많이 해서 NG가 거의 없었는데 나중에 졸업연주회할 땐 연습할 시간이 없더라. 아쉽지만 직접 못친 구간도 있다. (다른 연주에) 싱크를 맞춰 모션만 취했을 때 자괴감이 들고 부끄러웠다"고 털어놨다.
"피아니시트로서 어떤 표정을 짓고 제스처를 해야할 지 어려웠어요. 이 인물의 모티브도 없어서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데 클래식을 잘 몰라서 어려웠죠. 피아노 선생님에게 많이 여쭤보고 자료를 찾아 종합적으로 만든 게 준영이에요" 김민재가 분한 박준영은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란 수식어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 김민재는 배우로서 자신의 재능에 대해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재능이 없어서 정말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다"며 "준영이한테 감정을 이입했지만 (재능이 부족한) 송아가 하는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극복해 나가는 중이고, 뭐가 맞고 어떤 게 좋은 재능인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까지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어떤 캐릭터를 맡았을 때 진심으로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친형이나 사촌누나들도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오글거려 못 봤는데 이번엔 계속 보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클래식을 전공한 분들도 좋은 드라마라고 했고요. 저희 드라마가 전체적인 느낌이 잔잔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올 한해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까지 종횡무진 활약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본 그는 "내가 하는 일을 더 사랑하게 된 순간이 많았다"며 "작품을 연달아 하다보니 '연기는 이렇게 해야되는건가?', '이렇게 하는게 맞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 두 작품 모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신감도 붙었다. 너무 감사하고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 일하는 게 너무 재밌어졌다"고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민재는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어색하고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지만 너무 좋다"면서도 "좋은 흐름을 유지해야 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이다. 원래 내 모습 그대로 잘 지내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인생작으로 평가받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어떤 의미로 남길 바랄까. "이 드라마가 힘든 과정이지만 앞으로 나아가 더 잘 지내라는 내용이잖아요.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찍으면서 위로 받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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