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의정부고 졸업사진 비판
"블랙 페이스 불쾌"
의정부고 측 "인종차별 의도 없어"
샘 오취리,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 논란
"블랙 페이스 불쾌"
의정부고 측 "인종차별 의도 없어"
샘 오취리, 과거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 논란
![방송인 샘 오취리 / 사진=텐아시아DB](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BF.23417901.1.jpg)
샘 오취리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은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이다. 해당 학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졸업생들이 유명인이라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 분장을 하고 졸업사진을 찍는 문화가 생겼다.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분장에 네티즌들은 호응을 보내왔다. 샘 오취리가 공개한 사진에는 5명의 학생들이 얼굴을 어두운 색으로 칠하고 관을 들고 있다. 해당 학생들은 가나의 한 장례식 영상을 패러디한 것인데, 가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축제처럼 경쾌한 분위기로 장례를 치른다.
![샘 오취리가 지적한 의정부 고등학교 졸업앨범 촬영 현장 / 사진=샘 오취리 인스타그램](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BF.23417930.1.jpg)
샘 오취리는 영문으로도 글을 이어나갔다. 그는 "사람들은 왜 블랙 페이스(black face)가 매우 불쾌하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걸 모를까. 한국에서는 얼굴을 검게 칠하면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에 많다. 절대 그렇지 않고 나는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서 사람들이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것은 한국에서 멈춰야만 한다. 이런 무지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샘 오취리는 2017년 홍현희의 흑인 분장에도 불쾌함을 표한 바 있다. 당시 홍현희가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흑인 추장으로 분장하며 얼굴과 몸을 검게 칠하고 나왔다. 이에 샘 오취리는 "TV 보면서 이런 장면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짜증난다. 앞으로 방송에서 이런 모습들 안 나왔으면 좋겠다. 모든 인종에 대한 비하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샘 해밍턴 역시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 거냐.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기냐. 예전에 개그방송 한 사람으로서 창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 샘 오취리 / 사진=JTBC 방송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BF.23425366.1.jpg)
의정부고에 따르면 해당 학생들은 유튜브 영상을 패러디한 것일 뿐, 인종차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잘 몰라서 저지른 학생들의 행동을 꼬집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행동에는 너그럽고 타인의 행동에는 엄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모순된 태도이다. 샘 오취리의 이 같은 모습이 일부 네티즌들은 위선적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샘 오취리의 과거 이러한 행동이 단순히 '무지'에서 왔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그가 인종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꾸준히 밝히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평소 한국에 대한 사랑이 지극해 '대한가나인'으로도 불리는 샘 오취리. 이번 발언 역시 한국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비판적 행동은 옳지만 그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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