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 핫펠트 데뷔 14년 만의 첫 정규앨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핫펠트가 겪은 일 담아
핫펠트 "'1719' 호불호 나뉘겠지만 만족스러운 앨범이기에 괜찮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핫펠트가 겪은 일 담아
핫펠트 "'1719' 호불호 나뉘겠지만 만족스러운 앨범이기에 괜찮다"

10. 데뷔 14년 만에 핫펠트의 첫 번째 정규앨범을 낸 소감은?
핫펠트 : 애정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앨범명처럼 2017년부터 2019년에 쓴 노래가 담긴 앨범이다. 책도 같이 준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소중한 보석 같은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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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 예전부터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었다. 음악 따로 글 따로 내는 게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는 커다란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 음악에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준비하게 됐다.
10. 스토리북 내용이 굉장히 솔직하다. 가족, 사랑, 이별, 죽음 등 여러 감정들이 '이렇게까지 써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솔직하게 기록됐다. 이런 글들을 팬들과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핫펠트 : 부담이 안됐다면 거짓말이다. 음악을 만들 때도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이라 글도 그렇게 쓴 것 같다. 2017년은 많이 지쳐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의욕도 없었다. 이런 내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실제로 아무것도 안하고 흘러 보냈고, 1년 동안 상담을 받았는데 원장 선생님이 글 쓰는 걸 추천했다. 글을 쓰다가 음악이랑 엮어서 발매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글을 주변에 보여줬을 때 이건 꼭 내야한다는 분들이 많아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10. 이번 앨범은 핫펠트의 음악이면서 박예은의 시간이다. '나의 감정'에 집중해서 쓴 자전적 이야기고 어둡고 우울했던, 잠겨 있던 내면이었기 때문에 노래를 다시 마주했을 때 심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당시의 힘들었던 기억도 났을 거고, 어두웠던 감정 때문에 작업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핫펠트 : 감정이 벅차오를 때 음악 작업을 하는 편이다. 이번 앨범의 절반 이상이 2017년에 작업한 곡인데, 그때가 감정기복도 심하고 감정들이 터져 나오던 시기다. 그런 시기였기 때문에 노래들의 제목을 보면 그때의 (불안정한) 감정이 생각났다. 그 감정들을 마주하는 게 쉽진 않더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음악을 시작했고, 음악이 내 감정을 해소하고 발산하는 창구가 됐다. 여러 가지 힘든 일들과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걸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고, 음악으로 풀었다.

핫펠트 : 밤이 아름다운 이유는 별이 빛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조금의 희망 혹은 빛나는 순간들이나 꿈이 우리를 살게 하지 않나. 힘든 시간을 지나온 분들에게 내 이야기가 공감이 되고 희망이 됐으면 했다. 그래서 희망적인 분위기의 타이틀곡으로 하게 됐다. 대중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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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 13번 트랙 '스카이 그레이(Sky Gray)'. 영어로 쓴 곡인데 지난 3년간 내 정서에 가장 가까운 곡이 아닐까 싶다. 3년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죽고 싶다'였다. 그 감정에 대한 곡을 한글보다는 영어로 풀면 좋을 것 같아서 영어로 가사를 썼다.
10. 앨범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핫펠트 : 완성도. 음악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듣고 싶게 만들고 싶었다. 3년 동안 내내 고민했기 때문에 앨범을 만들 때 고민은 생각보다 하지 않았다. 2019년 말 머릿속이 정리가 되고 그림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완성도에만 집중했다.

핫펠트 : 둘 다 아닐까. 2017년부터 정규앨범을 내겠다고 말해서 팬들이 정규 언제 내냐고 물어봤다. 첫 정규기 때문에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내고 싶었다. 2017년에는 나의 전체 상황이 어두웠기 때문에 노래도 다 어두웠다. 노래의 방향성이 없었다. 2018년은 작업이 되질 않아서 쉬고 상담을 받았다. 아티스트로서 결과물을 내기보다는 예은으로서 나부터 살려야 하는 시기였다. 2019년이 돼서야 정리가 된 것 같다.
10. 인터뷰가 나가면 팬들의 걱정이 클 것 같다. 현재는 어떤가. 안정은 찾았나?
핫펠트 : 죽고 싶다는 감정은 이제 없는 것 같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선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많은 걸 해봤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도 많이 가봤고, 상도 많이 받았고 사랑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인생에서 욕심들을 많이 내려놨다. 죽음은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거니까 매 순간 충실히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음악을 만들고 만든 음악을 선보일 때 가장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 녹음을 하고 도움을 받아 노래를 완성시켜나가는 과정들이 제게 힘이 많이 됐다. 글이 주는 에너지로도 힐링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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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 대중의 반응은 저도 고민이었다. 노래에 대한 스토리를 알게 되면 음악이 좀 더 가깝게 들리지 않나. 음악을 먼저 듣고 음악 먼저 듣고 책을 읽고 음악을 다시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다. 음악을 듣고 글을 읽는다면 음악이 좀 더 좋게 들릴 것 같다.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그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나뉜다. 이 앨범은 나다운 모습을 꺼내놓은 시간이었고 결과물이다. 그래서 이 앨범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거다.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길 바라지만, 그러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한 작업이라 뿌듯하다.
10. 핫펠트의 음악은 원더걸스의 음악과 확실히 다르다. 스스로가 정의내리는 원더걸스의 음악과 핫펠트 음악의 차이점은?
핫펠트 : 원더걸스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주는 노래였다. 핫펠트는 그냥 나 자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꾸며내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나 자신 그대로의 날 것. 그게 바로 핫펠트가 추구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원더걸스는 이미지와 콘셉트에 집중했다면 핫펠트는 이야기다. 나의 이야기를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내는 게 새로운 과제가 됐다.

핫펠트 :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야 하는 성격이었다. 말을 안 하면 뭔가 걸리더라. 조금 욱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세 번 참고 말하자는 규칙을 스스로 정했다. 하고 싶은 말이 올라와도 참고 올라와도 참는다. 세 번 참은 정도면 해야 하는 말이지 않나. (웃음) 비난은 있겠지만 지나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
10. 추후 활동 계획 혹은 더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면?
핫펠트 : 라디오와 온라인 북토크, 단독 유튜브 채널로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콘서트를 너무 하고 싶은데 시국이 시국인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음악 작업을 계속하겠지만 당분간 정규 앨범을 내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너무 힘들었다. (웃음) 또 작가는 아니지만 단편 소설을 쓰고 싶기도 하다. 하고 싶은 것은 굉장히 많다. 뭔가 이뤄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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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 우울하고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셨던 분들 혹은 죽고 싶었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 그런 분들이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도움이 되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10. 팬들에게 남기는 당부의 메시지가 있다면?
핫펠트 : '1719' 핫펠트의 첫 정규앨범이 나왔다. 다양한 삶의 감정을 담으려했고, 내가 겪은 감정이다. 이미 이겨낸 부분들이라 (어두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면 될 것 같다. 건강하세요!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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