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먹어선 안 되는 생물
콩가개미 (서식지: 아마존)
병만족 명명 ‘괴미’. 앞쪽은 개미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뒤쪽엔 강한 산성분의 독이 있는 가시를 지니고 있어 벌과 유사하다. 한 번 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옷에 매달려 딸려 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쏘이자마자 급속도로 부어오르기 시작해 금세 온몸에 두드러기가 퍼진다.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 주사가 치료에 도움을 줄 순 있으나, 빠른 시간 내에 증상을 호전시키기는 어렵다.
디디에레시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위, 아래가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생긴 다육과 식물. 선인장처럼 생긴 잎을 잘라보면 우유처럼 하얀 액체가 분비된다. 냄새가 고소하나, 독성이 있으므로 만지거나 맛을 보는 일은 절대로 금물이다. 더불어 눈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
Ⅱ. 먹지 않는 게 좋은 생물
엘리펀트 이어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맛있는 열매가 달린 타로와 헷갈리기 쉬운 식물. 잎은 코끼리 귀 모양으로, 타로 잎사귀보다 좀 더 넓은 편이다. 뿌리는 물속에 단단히 박혀있으며, 대파처럼 생긴 줄기에서는 코끼리 변 냄새가 난다. 특별히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나 맛이 없어 먹지 못한다.
애벌레 (서식지: 나미비아)
썩은 나뭇더미 안에 서식하는 곤충. 구웠을 때 냄새는 탄 새우 같지만, 맛은 흙을 한줌 퍼먹은 것 같은 느낌이며 껍질은 비닐을 씹는 듯한 식감을 선사한다. 파푸아의 코로와이 부족은 애벌레를 사구녹말로 감싼 후 수분보호를 위해 바나나 잎에 싸서 모닥불에 구워먹는데, 흙냄새도 나지 않을뿐더러 터져 나오는 육즙은 담백한 치즈에 비견할 만하다.
대왕조개 (서식지: 바누아투)
바다 밑에 살고 있는 큰 조개. 언뜻 보면 바위와 비슷하다. 때문에 반드시 수경을 착용하고 채취에 나서야 하며 산호 틈도 샅샅이 뒤져봐야 한다. 바닥에 깊이 박혀있어 좀처럼 뽑히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놓여 있는 조개도 더러 있다. 보통 성인 남자의 얼굴만 한 크기이지만, 씹어도 되는 고무 같은 형편없는 맛이므로 배고픔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아프리카 콩 (서식지: 나미비아)
식물성 단백질을 함유한 열매채소. 구우면 옥수수 냄새가 나지만, 입에 넣으면 혀가 마비될 것처럼 아려온다. 독이 없어서 먹어도 몸에 해를 입히진 않으나 맛 또한 없어 염소 사료로만 쓰일 뿐 사람은 먹지 않는다. 다시 말해, 물에 넣고 삶아서 한껏 불어나더라도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고슴도치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으면 밤송이로 착각하기 쉬운 동물. 건드리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슉’ 하는 소리를 낸다. 가열한 후 씹어보면 껍데기는 돼지 껍데기 같은 느낌이며, 갈비쪽 살은 박쥐 맛이다. 살에는 지방이 많아 기름기가 많고 고소하지만, 먹을수록 느끼하다. 잡내도 있어 많은 양을 섭취하긴 힘든 동물이다.
야생파파야 (서식지: 바누아투)
외양은 메론이나 맛은 매운 나무 같은 과일. 때문에 단독으로 먹기보단 고춧가루 냄새가 나는 인디언 자두와 먹으면 썩 괜찮은 맛이 난다.
레드테일드 보아뱀 (서식지: 아마존)
화려한 색깔을 지니고 있지만 독성이 없는 뱀. 쏘진 않아도 몸통 두께가 굵고 입이 강하며, 순간적인 힘이 세므로 긴 나뭇가지를 이용해 먼저 목 부분을 제압해야 한다. 먹을 수 없는 동물은 아니지만, 뱀을 식용으로 삼지 않는 아마존의 법칙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
Ⅲ. 먹을 수 있는 생물
사탕수수 (서식지: 파푸아, 아마존)
당도가 높은 식물. 날카로운 칼로 초록색 껍질을 벗겨내고 씹어 먹는다.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 덕분에 갈증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위쪽을 다듬어서 씹으면 시긴 하지만 상큼해서 디저트로 알맞다. 단면에 구멍이 있는 썩은 사탕수수일 경우, 속에 애벌레가 들어있어 고소한 맛이 날 수도 있다.
워터트리 (서식지: 아마존)
단면을 잘라 기울이면 물이 나오는 나무. 자르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물이 다 새버릴 수 있으니 강한 힘으로 빠르게 절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통을 미리 준비해서 물을 저장해놓을 수 있으면 좋다. 다만 모양이 비슷한 독 나무가 있어 구분하기 어려우니, 수액에 곧바로 입을 갖다 대는 일은 금물이다.
브루스니까 (서식지: 시베리아)
툰드라에 자생하는 베리류. 30개 정도는 먹어야 겨우 배가 찰 정도로 크기가 아주 작으며, 알코올 기 없는 와인처럼 시큼한 맛이다. 블루베리와 비슷해 먹으면 기력이 회복되는 느낌을 준다.
클리데미아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블루베리와 비슷한 베리류. 몰려있는 개미들을 함께 먹으면 단백질과 과일을 동시에 섭취하는 효과가 있다. 열매를 야자수 껍질에 담아 잎으로 싼 후 숙성시켜 잼처럼 만들어도 맛있다. 참고로, 잼은 감자와 고구마의 중간 맛이 나는 타로에 발라먹어도 궁합이 좋다.
잭프루트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브레드프루트(익히면 빵맛이 나는 열매)의 일종. 만져보면 액이 피자 치즈처럼 늘어나며 끈적거린다. 크게 잘라서 삶으면 밤 혹은 토란, 죽순 같은 맛이 나는데 소금을 찍어먹으면 더욱 맛있다.
스타프루트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단면이 별 모양인 열매. 칼로 갈라보면 과즙이 풍성하고, 냄새를 맡아보면 달콤하다. 익어서 땅에 떨어진 것은 달고, 나무에 붙어있는 것은 익지 않아 시다. 수분과 비타민이 풍부하나 레몬보다 훨씬 더 신맛이 나서 먹으면 정신을 각성시킨다.
카사바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모양도 냄새도 고구마와 비슷한 덩굴식물. 그러나 맛은 감자에 가까워 단맛이 덜하고, 식감은 밤고구마보다 쫀득쫀득하다.
아마존 흰개미 (서식지: 아마존)
상쾌한 맛이 나는 곤충. 나무에 매달려있는 흰개미집을 쳐서 떨어뜨리면 된다. 한 마리만 먹어서는 어떤 맛인지 알 수 없고, 혀로 개미집을 조금씩 찍어먹으면 소나무 음료와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과일박쥐 (서식지: 바누아투)
말말족의 일상식이자 손님접대 메뉴. 가장 맛있는 부위는 다리며, 고기는 노린내가 전혀 없고 스모크 햄 맛이 난다.
고양이눈 뱀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야행성 뱀. 손으로 잡아 구우면 고단백 식품이 되며, 맥주가 생각나는 독일 햄 맛이다. 마요네즈와 간장을 곁들여 봐도 좋다.
도마뱀 (서식지: 시베리아)
잡히자마자 꼬리를 잘라버리는 아주 작은 크기의 파충류. 기생충이 있을 수 있어 바싹 구워야하며, 맛은 약간 탄 쥐포에 가깝다. 바누아투에 서식하는 게코 도마뱀의 경우, 생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잎에 싼 후 나무 원통에 넣어서 구워먹으면 오징어 혹은 생선 맛이 난다.
터스커 (서식지: 바누아투)
숲속 깊은 곳에 서식하는 야생 돼지. 성인 남성 두 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세며, 강력하고 날카로운 엄니를 갖고 있다. 힘으로 제압해서 잡을 수도 있지만, 올가미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편하다. 고기는 국을 끓여 먹으면 맛있다.
순록 (서식지: 시베리아)
속눈썹이 길고 예쁘며 성질이 순한 포유류. 죽은 순록의 피는 한 곳에 모아 소금을 뿌려 응고를 막은 후 그대로 마실 수 있다. 짭짤하고 따뜻하며, 철분과 비타민을 제공해주는 영양보충제 역할을 한다. 생고기 역시 비린내가 심하지 않아 섭취가 가능하며, 뿔은 스테미너 증강에 좋다.
툰드라 닭 (서식지: 시베리아)
사람의 주변을 맴돌지만 잘 잡히지 않는 닭. 털을 뽑고 배를 갈라보면 내장 안에 베리가 가득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손질하여 양철통에 넣은 후 물과 함께 1시간 정도 익히면 삼계탕과 다를 바 없는 음식이 완성된다. 살코기를 비닐로 싼 후 눈에 덮어뒀다가 열을 식히면 수월하게 뜯을 수 있으며, 육수에는 쌀을 넣고 삶아 죽으로 먹을 수 있다.
기니파울 (서식지: 나미비아)
가시나무 덤불에 숨는 습성을 가진 닭. 덩치가 커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없지만, 뛰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살코기는 구이, 나머지 부분은 백숙을 해서 먹을 수 있으며 닭발도 버려선 안 된다.
태평양 동갈치 (서식지: 바누아투)
주둥이가 길고, 몸통이 엄청나게 긴 생선. 밤바다에서 특별한 낚시도구 없이 나뭇가지로 쳐서 잡을 수 있다. 구우면 살은 탄력이 있어 쫄깃쫄깃하며, 특히 볼살은 닭가슴살의 식감과 흡사하다.
아마존 민물고기 (서식지: 아마존)
캣 피쉬와 테트라 등 아마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류. 이 중 캣 피쉬에게 쏘이면 부종과 통증을 동반하니 주의해야 한다. 통발을 만들어 하루 종일 설치해놓으면 잡을 수 있다. 대나무 끝을 뾰족하게 깎아 꼬치로 구워먹으면 좋지만, 머리는 너무 딱딱하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 운이 좋으면 배 안에 알이 차 있는 민물고기를 건질 수도 있다.
징거미 새우 (서식지: 바누아투)
한국새우와 달리 다리가 길고 얇은 새우. 계곡에서 돌 틈을 뒤지다 보면 잡을 수 있다. 익히면 통통한 살이 먹음직스러우며, 특히 숯에 구우면 그 향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낸다.
마다가스카르 장어 (서식지: 마다가스카르)
일명 괴물장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강물 양쪽을 돌로 촘촘하게 막고, 물을 퍼내면 잡기가 좀 더 수월하다. 맨손으로 잡을 수는 있으나 힘이 매우 센 편이니, 통발을 설치해서 잡아도 좋다. 조리해보면 살집이 풍만하고, 한국 장어보다 쫄깃쫄깃해 장어와 꼼장어를 함께 먹는 느낌이다.
코코넛 크랩 (서식지: 바누아투)
강한 집게로 코코넛 껍질을 찢어 과육을 섭취하는 게. 에일리언 혹은 터미네이터 같은 외관이 위협적이나,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 잡기엔 용이하다. 조리했을 시 코코넛 오일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짠맛보다는 단맛이 강하며, 육즙 덕분에 직화 구이 보다는 찜이 맛있다. 내장 역시 비리지 않고 구수해 크림파스타 같다.
꽁지가오리 (서식지: 바누아투)
꽁지에 독이 있는 가오리. 속도가 빨라 잡기가 어려우며, 가까이 다가가면 쏘일 수 있어 위험하다. 작살을 정확히 조준해 찍어 내리는 게 중요하며, 잡자마자 꼬리를 제거해야 한다. 구우면 육질이 결대로 부드럽게 찢어져 맛이 좋다. 잔가시가 없어 먹기에 편한 것 또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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