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러브>, 님도 보고 도마뱀도 잡고
, 님도 보고 도마뱀도 잡고" /> 목 MBC 밤 11시 15분
의 출연자에게 생존은 사랑보다 우선이다. 초기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던 여자들도 이제는 자신들의 집과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협동한다. 출연자들은 아름다운 산호초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보다는 문어낚시와 조개채집에 매진하고, 도마뱀을 사냥해서 구워먹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여자가 활동 파트너로 특정 남자를 선택한 이유가 “수렵 활동하는 데에 있어서 뛰어나기 때문”인 곳이 바로 다. 물론 이 섬의 남녀에게는 생존만큼 사랑도 동시에 중요하지만, 그들의 매력은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그래서 남녀의 매력이 말보다 몸짓을 통해 전달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외과 의사인 남자가 칼로 능숙하게 도마뱀을 손질하자 여자는 남자의 직업을 유추한다. 새롭게 합류한 여자 출연자는 적극적으로 호감 있는 남자에게 손수 면도를 해준다. 출연자들이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은 날것이지만 신선하고, 투박하지만 진정성 있다.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생존을 위한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희귀한 자원이 있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설정은 여자 출연자가 “민낯으로 다니며” 카메라와 다른 출연자 앞에 설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럽게 생존의 공동체를 만들었고, 그 위에서 구축된 연대감은 남녀의 어울림을 위화감 없이 조성한다. 매칭프로그램의 후발주자인 는 분명히 SBS 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원초적인 이성의 호감을 포착해낸 어제의 방송은 가 과는 또 다른 방식의 매칭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글. 김기민(TV평론가)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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