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주지훈./ 사진=텐아시아DB
고윤정, 주지훈./ 사진=텐아시아DB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전공의생활)이 오는 4월 편성을 공식화했다. 이 드라마는 당초 작년 편성이 목표였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의학 드라마의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편성을 무기한 연기했던 터였다. 주지훈의 '중증외상센터' 흥행으로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털어내 편성이 가시화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사진제공=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사진제공=tvN
전공의생활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슬의생 속 율제병원의 분원 '종로 율제병원' 소속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병원 생활과 우정을 그린다. 디즈니+ '무빙'으로 화제가 된 배우 고윤정이 1년차 산부인과 전공의를 맡았다. 이 외에도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등 신인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전공의생활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는 김수현 주연 드라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지난해 5월 편성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공의 파업 여파로 방영이 1년여간 미뤄졌다. "의사 미화 드라마 아니냐", "전공의 파업도 드라마에 등장하냐" 등 비판도 있었다.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이 드라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거세졌다.
'중증외상센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최근 의학드라마가 다시 인기를 보이면서 전공의생활은 활로를 찾았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영향이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환자를 위해 희생하는 중증외상의의 삶을 다루면서 휴머니즘을 강조했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중증외상센터는 한국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증외상센터가 성공을 거두면서, 전공의 파업 이후 뜸했던 한국 의학 드라마의 첫 성공 사례가 됐다. 중증외상센터 이후 의사와 의학 드라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감소하는 추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포스터./ 사진제공=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포스터./ 사진제공=tvN
전공의생활이 전파를 타게 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먼저 전공의 파업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정국에 들어서며 합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추후 전공의 파업과 관련해 또다시 사회, 정치적 이슈가 떠오른다면 드라마에도 타격을 줄 여지가 다분하다.

슬의생과 비교해 주요 출연진이 달라진 부분도 눈에 띈다. 이 드라마는 스핀오프 작품이기 때문에 슬의생과 출연진이 겹쳐야 기존 작품 시청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슬의생을 이끌었던 주요 배우는 전공의생활에 안 나온다. 대신 신인으로 출연진의 상당 부분을 채웠다. 이들만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출진도 슬의생과 차이가 있다. 전공의생활에서는 슬의생에서 보조 작가였던 김송희가 메인 작가로 참여한다. 작품 총괄은 단막극 '얼룩'(2022) 등을 연출한 이민수 PD다. 슬의생을 맡아 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뒤로 물러나 크리에이터로 참여한다. '슬기로운' 시리즈 성공에 큰 역할을 했던 두 선장이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전공의생활이 여러 악조건을 딛고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윤하 텐아시아 기자 yo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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