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판, 도박판, 난장판, 그 중에 제일은 정치판" />
모두가 서로를 믿지 않는 정치판에서 선거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은 펜실베니아 주지사 마이크(조지 클루니)만은 신뢰한다.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마이크에게서 자신의 신념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그에게 전부를 건다. 그러나 여기는 이미지 조작과 부풀리기, 언론 통제와 말장난 등 온갖 모략이 모닝커피처럼 친근한 전쟁터. 멋진 미소, 청중을 움직이는 연설에 스마트한 유머 감각까지 겸비한 마이크가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와 대면한 스티븐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순간의 판단이 그를 시시한 컨설팅 회사의 직원으로 전락시킬지 킹메이커로 격상시킬지 좌우할 것만은 분명하다. │싸움판, 도박판, 난장판, 그 중에 제일은 정치판" />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버릴 컷이 없다 │싸움판, 도박판, 난장판, 그 중에 제일은 정치판" />
는 연극 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의 원작자이자 조지 클루니와 함께 영화의 각본을 쓴 보우 윌리먼은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유력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했고,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연극을 완성시켰다. 실제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을 인용한 설전이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아니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현실 정치에 발붙이고 있는 셈. 첫 연출작 부터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등 미국 사회의 현실을 풍자하거나 고발해온 조지 클루니는 이번에는 정치의 꽃인 선거판으로 향한다. 그가 포착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격전지에서 중요한 것은 신념이나 진정성 따위가 아니다. 내가 탄 배가 침몰할지 순항할지 누구보다 재빨리 파악하고, 뛰어내릴지 갈아탈지 방향키를 잡아챌지 확실한 전략을 세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의 약점을 유튜브를 뒤져서라도 털어내고, 협박과 배신, 불법행위 정도는 일상적으로 동원한다. 공약과 토론은 이벤트일 뿐 결국 이 거대한 싸움판을 움직이는 것은 승리만이 선사하는 전리품, 권력에 대한 의지다.
에서는 신중한 전략가인 스티븐조차도 경쟁 후보 캠프의 본부장 톰(폴 지아마티)의 한 마디에 위기에 처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도 반격에 휘청이는 혼전이 시종일관 교차된다. 결국 기자와 홍보관, 경선 후보와 지지자들의 술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스티븐은 더이상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서만 움직”이지 않는 길로 들어선다. 액셀을 밟을 때와 엔진을 식힐 때를 아는 영리한 영화는 스티븐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전환되는 국면을 한 컷의 낭비 없이 몰아간다. 누구 하나 만만하지 않은 이들의 ‘신의 한 수’들이 일으키는 화학반응은 허를 찌르고, 극을 흔들면서 탄탄한 시나리오 위에서 지어진 탁월한 영화를 보는 기쁨을 선사한다. 다만 판세를 바꾸거나 주어진 승기를 잡는 전략조차 거의 부재하거나 무의미해 보이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생각하며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4월 19일 개봉.
글. 이지혜 seven@
모두가 서로를 믿지 않는 정치판에서 선거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은 펜실베니아 주지사 마이크(조지 클루니)만은 신뢰한다.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마이크에게서 자신의 신념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그에게 전부를 건다. 그러나 여기는 이미지 조작과 부풀리기, 언론 통제와 말장난 등 온갖 모략이 모닝커피처럼 친근한 전쟁터. 멋진 미소, 청중을 움직이는 연설에 스마트한 유머 감각까지 겸비한 마이크가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와 대면한 스티븐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순간의 판단이 그를 시시한 컨설팅 회사의 직원으로 전락시킬지 킹메이커로 격상시킬지 좌우할 것만은 분명하다. │싸움판, 도박판, 난장판, 그 중에 제일은 정치판" />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버릴 컷이 없다 │싸움판, 도박판, 난장판, 그 중에 제일은 정치판" />
는 연극 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의 원작자이자 조지 클루니와 함께 영화의 각본을 쓴 보우 윌리먼은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유력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했고,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연극을 완성시켰다. 실제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을 인용한 설전이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가 아니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현실 정치에 발붙이고 있는 셈. 첫 연출작 부터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등 미국 사회의 현실을 풍자하거나 고발해온 조지 클루니는 이번에는 정치의 꽃인 선거판으로 향한다. 그가 포착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격전지에서 중요한 것은 신념이나 진정성 따위가 아니다. 내가 탄 배가 침몰할지 순항할지 누구보다 재빨리 파악하고, 뛰어내릴지 갈아탈지 방향키를 잡아챌지 확실한 전략을 세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의 약점을 유튜브를 뒤져서라도 털어내고, 협박과 배신, 불법행위 정도는 일상적으로 동원한다. 공약과 토론은 이벤트일 뿐 결국 이 거대한 싸움판을 움직이는 것은 승리만이 선사하는 전리품, 권력에 대한 의지다.
에서는 신중한 전략가인 스티븐조차도 경쟁 후보 캠프의 본부장 톰(폴 지아마티)의 한 마디에 위기에 처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도 반격에 휘청이는 혼전이 시종일관 교차된다. 결국 기자와 홍보관, 경선 후보와 지지자들의 술수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스티븐은 더이상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서만 움직”이지 않는 길로 들어선다. 액셀을 밟을 때와 엔진을 식힐 때를 아는 영리한 영화는 스티븐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전환되는 국면을 한 컷의 낭비 없이 몰아간다. 누구 하나 만만하지 않은 이들의 ‘신의 한 수’들이 일으키는 화학반응은 허를 찌르고, 극을 흔들면서 탄탄한 시나리오 위에서 지어진 탁월한 영화를 보는 기쁨을 선사한다. 다만 판세를 바꾸거나 주어진 승기를 잡는 전략조차 거의 부재하거나 무의미해 보이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생각하며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4월 19일 개봉.
글.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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