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저마다 작품 안팎을 넘나드는 러브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MBC 의 간판, ‘아담 부부’ 손가인과 조권은 이 작품에서 쌍둥이 남매 금지와 옥엽으로 다시 만났고, 김갑수의 잃어버린 딸 윤승아는 옥엽 역의 조권과 러브라인을 형성할 전망이다. 금지 역 손가인 역시 김갑수의 미스터리한 비서 전태수와 옥엽의 친구 윤두준 등 두 남자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손가인, 윤두준, 전태수로부터 시트콤 초보의 어려움과 촬영 에피소드를 들었다.“쌍커풀 수술은 마흔 넘어서 해볼까 생각중” 영화 에 출연했지만 시트콤은 첫 도전이다. 연기하기에 어떤가.
손가인 : 나중에 나이가 들면 연기 연습을 확실히 해서 정극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시트콤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초반에는 스토리가 확 전개되지 않으니까 금지라는 애가 어떤 앤지 몰라서 상황이나 캐릭터에 몰입을 잘 못 했는데 점점 내 성격에 가깝게 하려다 보니 지금은 조금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15회 넘으면서 부터는 재밌어하면서 하고 있고, 20회 이후에는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을 본 주위 반응은 어떤가?
손가인 : 멤버 언니들은 내가 연기하는 게 너무 어색하고 웃기다고 한다. 1, 2회 보고 “왜 카메라 의식하냐”고, 그런데 그 어색한 연기가 중독성 있다고 한다.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모르겠다. (웃음)
남동생인 조권을 때리는 연기가 너무나 리얼하다. 실제로 남자 형제가 있나.
손가인 : 사실은 외동이다. (웃음) 뒤로 갈수록 점점 심해져서 권이도 때리고 두준이도 때리는데 “세게 때린다. 더 세게 때린다”라고 지문이 써 있을 때도 있고, 처음엔 “조인트를 깐다”고 써 있는 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맞는 게 낫지 때리는 게 더 힘들다. 눈치 보이고 미안하고 힘 조절도 어렵고. 맞는 애들은 “누나 괜찮아요” 하는데 어떻게 괜찮겠나. 당연히 아프지.
대본으로 보면 재밌는데 연기하기에 막막한 부분은 어떤 건가?
손가인 : 러브라인 같은 거. 대본 보면 평소엔 그냥 “아우 왜 이래, 왜 이래!” 하다가 감정 표현 같은 게 들어가면 눈빛부터 달라지면서 “너…왜 그래?” 해야 하니까 그런 미묘한 게 어렵다.
어제 윤두준과 키스신을 찍었다던데?
손가인 : 두준이가 금지를 좋아해서 집에 들어가는 걸 불러 기습 뽀뽀를 하는 상황이었다. “금지야” 하면 내가 뒤를 돌아봐야 하는데 민망해서 자꾸 못 돌아보고, 돌아봤다가 계속 주춤하고 물러나서 카메라를 벗어나고. 게다가 원래는 뒤통수만 나오는 건데 감독님이 막 실제로 하라고 하셔서. (웃음) 두 시간 동안 NG를 내니까 추운 데서 고생하는 촬영 팀에게 죄송해서 빨리 끝내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그 신이 너무 어려웠다.
극 중에서 전태수, 윤두준과 삼각관계가 되는 상황인데 각각의 매력이 있다면?
손가인 : 두준이가 금지를 좋아하는 건 이미 드러났고, 태수 오빠는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 ‘저 인간이 날 좋아하는 거 같은데…아닌가?’ 하는 정도다. 그러다가 왠지 나중에는 태수 오빠가 나에게 관심 없어도 내가 매달리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아직은 두준이가 더 멋있다. 나를 위해 선물 사겠다고 누드 모델 아르바이트도 하고. (웃음)
쌍꺼풀 수술에 굉장히 집착하는 캐릭터인데 실제로도 수술 생각 해 봤나?
손가인 : 물론, 당연히 자주 생각한다. 거울 보다가 ‘이렇게 해볼까?’ 막연히 혼자 생각해보는데 이젠 너무 늦은 것 같고, 좀 더 있다가 마흔 넘으면 살짝 한 번 해 볼까 싶다. 그런데 내 눈이 쌍꺼풀을 만들어도 잘 안 되는 눈이다. 얼마 전 촬영할 때 쌍꺼풀 테이프를 붙이는 신이 있었는데 쌍꺼풀이 안 지고 그냥 눈꺼풀 위에 테이프가 붙어 있는 거다! 결국 쌍꺼풀을 그리는 걸로 대체했다. (웃음)
“시트콤에서 기광이보다 자신 있는 건, 벗는 거?” 소녀 팬이 많이 따르는 아이돌인데 발 냄새, 변태 취급 받는 캐릭터 등으로 망가지고 있다. 괜찮나.
윤두준 : 나는 괜찮다. 부모님과 일부 팬 분들이 좀 안쓰러워하시지만. (웃음) 하지만 가수가 아니라 연기는 다른 분야니까 새로운 기회가 주어져서 재미있다. 아이돌이라는 것도 별 게 아니라 그냥 ‘어린 가수’고, 어차피 아이돌 가수의 수명은 길지 않으니까 그걸 인지하면서 계속 열심히 해 나가려고 한다.
가인과의 키스신이 나가면 팬들의 충격이 더 커지겠다. 촬영할 땐 어땠나.
윤두준 : 키스는 아니고 뽀뽀신 정도인데, 부끄러웠다. NG도 많이 냈다. 아, 일부러는 아니다! 나는 솔직히 별로 그렇게 민망하진 않았는데 가인 누나가 많이 민망해 했다. 어차피 뒤통수만 보이는데 진짜로 해야 하냐고 하면서. (웃음) 난 계속 권이가 마음에 걸려서…어쨌든 부부로 나오는데. 하지만 권이도 비슷하게 저질러 놓은 장면이 있으니까.
제대하자마자 속옷 바람으로 집에 누워 있다가 변태로 오인 받는 장면이 있었는데 본인 속옷이었나?
윤두준 : 협찬이다. (웃음) 대본을 봤을 땐 그냥 반바지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진짜 속옷을 입고 찍게 됐지만, 두 겹으로 입었다.
누드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는 장면도 있다던데.
윤두준 : 미대 실습실에서 모델이 되는 건데 내일 찍기로 했다. 이렇게 다 벗을 줄 몰랐는데 큰일이다. 요즘 잠 잘 시간도 없지만 너무 걱정이 돼서 잠을 못 잤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가겠지.
멤버들이 방송 보고 뭐라고 하던가? MBC 에 출연했던 이기광은 시트콤 선배이기도 한데.
윤두준 : TV로 볼 시간이 없으면 팬 분들이 내가 나오는 장면만 편집해서 올려주신 동영상을 본다. 재밌다고도 하고 민망해서 못 보겠다는 친구도 있고. (웃음) 기광이에게는 연기에 대한 조언보다 촬영장 분위기나 시스템 같은 걸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다.
늦게 시작했지만 이것만큼은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연기가 있나?
윤두준 : 벗는 거? (웃음) 아니, 벗는 건 기광이를 따라갈 수 없다.
키스신?
윤두준 : 기광이도 정음 누나랑 뽀뽀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우린 데뷔도 안했을 때니까 기광이가 “나 내일 정음 누나랑 뽀뽀한다~”하고 자랑하면 ‘부럽다…’했는데, 난 아직 멤버들을 못 만나서 자랑 못 했다. (웃음)
시트콤에 투입되면서 목표로 삼은 게 있다면.
윤두준 : 일단 안 좋은 쪽으로 기사에 이름이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작품에 피해주거나 연기력 논란으로 거론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아직도 대본이 어색하고 연기하는 게 어색해서 내가 대본만큼의 재미를 표현할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지만 정식으로 하는 첫 도전이니까 많은 걸 배워가고 싶다.
12일에 첫 번째 콘서트가 있는데 준비하느라 바쁘겠다. 어떤 무대를 준비하고 있나.
윤두준 : 시트콤 일정이 있으면 콘서트 연습을 빠지게 되니까 불안하지만 기대된다. 멤버가 6명이다 보니 한 명씩 솔로 무대를 하기엔 좀 많아서 두 명씩 같이 하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작사 작곡한 신곡들도 발표할 예정이다.
“두준이와 키스신도 찍을 예정” , SBS 에 이어 시트콤 연기를 해보니 어떤가? 전 실장의 캐릭터 자체는 비교적 정극에 가까운데.
전태수 : 정극보다 훨씬 어렵다. 전 실장은 정적이고 정극에도 어울리는 캐릭터지만 시트콤은 전체적인 호흡이 맞아야 상황 설정도 되고 재미있는 요소가 생겨나기 때문에 리듬을 잘 타야 한다. 초반에는 진짜 많이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친해지고 다들 편하게 해 주셔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의 젊은 배우들 중에서는 맏형인데 동생들과 같이 일하기는 어떤가.
전태수 : 때 유천이를 보니까 드라마 출연 결정 전 미국 공연을 잡아놓은 게 있다 보니 막바지 촬영으로 한창 정신없을 때 안무가들이 지방 현장에 내려와서 촬영하는 사이사이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도 하기 힘든데 두준이, 권이, 가인이 모두 춤, 노래를 다 하고 있으니까 고생이 많겠지만 잘 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주위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한다.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일한다고. (웃음)
SBS 에 출연 중인 누나 하지원 씨가 모니터 해주나?
전태수 : 누나도 바쁘겠지만 초반에는 을 봤다. 자세한 조언을 남긴 건 아니지만 약간 진지하더라도 웃음 코드를 가지고 가라고 했다. 자기가 에서 남자처럼 그런 연기를 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웃음) 사실 그런 면에서 내가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과 에서 무표정하고 잔인한 성격의 악역을 계속 맡았고 에서도 속을 알 수 없는 냉정한 캐릭터다. 시청자들에게 ‘저 이런 사람 아니에요’라고 해명하고 싶은 점은 없나?
전태수 :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평소에도 정말 그렇게 악하냐” 같은. (웃음) 에서도 악역이지만 각 캐릭터의 성격이나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같은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요즘 두 작품을 하루에 연달아 찍을 때도 있다 보니 캐릭터들을 딱 구분짓지 않으면 나중에는 내가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고. 평소에도 표정이 좀 없다 보니 ‘화나면 혹시 그렇게 변하냐’고도 하던데, 저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웃음)
데뷔 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 해였는데, 내년 계획은 어떤가?
전태수 : 드라마가 아닌 장르, 예를 들면 영화 같은 걸 해 보고 싶다. ‘저 사람에게 저런 의외의 모습이 있었네?’ 싶은 캐릭터로 뵐 수 있으면 좋겠다.
에서 전실장이 앞으로 웃음을 줄 수 있는 포인트는 뭘까.
전태수 : 진지함 속의 엉뚱함? 그리고 가인과의 러브라인 속에서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끝까지 지금 같은 성격은 분명 아닐 거다. 참, 사실은 두준이와 나의 뽀뽀 신도 있다.
윤두준 : 내일 찍기로 했는데, 새해 넘어가기 전 불 끄고 하는 키스타임에서 파트너가 헷갈려서 그만… 나랑 형이, 그리고 나영 누나랑 가인 누나가 뽀뽀를… 사고다.
전태수 : 내일 눈 떠서 아침에 현장에서 보자마자 촬영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윤두준 : 뭐, 지나가겠죠.
장면은 지나가도 ‘짤’은 영원히 남는다.
조권 : 얼마 전 싱가폴에 갔는데 거기 계신 팬 분들이 MBC 에서 가인 누나와 찍은 키스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서 X자를 그려 놓으셨더라.
윤승아 : 며칠 전 김갑수 선생님과 촬영하고 있는데 여고생 세 명이 사인 해달라고 왔다. 그런데 사인이 목적이 아니라 “조권 오빠랑 키스신 찍었어요?”라고 묻는데… 무서웠다.
사진제공. MBC
글. 최지은 five@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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