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외국인 오한마 씨의 하루 VS 군자동 모태 솔로 김국격 씨의 하루
친한 외국인 오한마 씨의 하루 VS 군자동 모태 솔로 김국격 씨의 하루
친한 외국인 오한마 씨의 하루
하이, 코리언. 내 이름은 오한마. 한국은 정말 흥미로운 나라야. 이곳의 창의적 그래피티를 할렘에서도 배웠으면 좋겠어. 보통 이런 건 시간이 지나면 매너리즘에 빠지는데, 감 떨어지지 않는 꾸준함을 배웠으면 좋겠어. 바디페인팅 조기 교육도 배웠으면 좋겠어. 그린데이가 ‘Basket Case’만 부른다는 편견을 벗어났으면 좋겠어. 다들 와서 감탄하며 만세를 외쳤으면 좋겠어. 마이클 베이도 같이 올 걸 그랬어. 하지만 디즈니사는 빠져줘야 하겠어. 메시도 스페인에 남는 게 낫겠어. 이러니 입국 거부 정도는 이해해줘야 되겠어. 대신 귀항 노선 기다리며 한국 휴식 문화를 즐길 수 있게, 괜한 데 말고 찜질방이 후끈거렸으면 좋겠어. 집으로 돌아가는 하늘 길이 서울 도로처럼 텅텅 비어있으면 좋겠어.
군자동 모태 솔로 김국격 씨의 하루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그냥 그런 날이야. 무슨 데이라고 연인들끼리 서로 과자 나눠 먹는 거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왠지 초코 묻은 과자가 당겼지만, 국격을 위해 밥도 안 먹고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은 남자의 저혈당을 매도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데이트 따위 못하게 코엑스 반경 2㎞에는 사람이 모이지 못하게 하면 좋겠어. 길거리에서 프러포즈하는 놈 따위 잡아다 주리를 틀었으면 좋겠어. 아니, 앗쌀하게 2호선 삼성역에 지하철이 서지 못하게 하는 게 깔끔하겠어. 미안, 혈당이 떨어져서 말도 안 되는 미친 소리를 했어. 기분도 우울한데 술이나 한 잔 해야겠어. 안주는 곱창이 좋겠어. 붕어 매운탕도 나쁘지 않겠어. 아니, 제철 맞아 과메기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게 좋겠어. 아무리 늦게까지 마셔도 오빠를 믿어주면 좋겠어.

글. 위근우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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