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옥의 변화인가 퇴보인가" /> 1, 2회 토-일 SBS 저녁 8시 40분
성공을 드디어 거머쥐었지만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항의하듯 난간에서 몸을 던지는 딸의 모습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 는 딸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고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2회의 엔딩을 마무리했다. 파격적인 설정과 상식 초월적인 전개를 발판으로 성장해 온 김순옥 작가의 낙관을 찍은 듯, 드라마는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사실 의 스토리는 작가의 전작들에 비해 주말 가족극의 형태에 가까워졌다. 자신이 포기한 꿈을 딸에게 투영시키며 그것을 희생이라 믿는 엄마, 남편의 내조에 충실하지만 배신당할 운명이 멀지 않은 주부, 직장에서 분투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원망만을 듣는 이혼녀의 캐릭터는 살인을 교사하고 죽었다가도 살아 돌아오는 기존의 김순옥식 인물들에 비하면 한결 평범한 외양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첫 술부터 목 넘김이 따끔한 이유는 인물들의 사회적 위치나 성품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와 관계가 지독할 정도로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다. 내성적인 신달래(강민경)와 헌신적인 강신영(윤정희)을 제외한 모두가 분노와 억울함을 온 몸에 두르고 등장한다. 그래서 사건과 상황은 언제나 감정들이 충돌할 때만 발생한다. 조복희(이미숙)는 수가 틀렸다 하면 누구든 멱살을 잡고, 윤민주(지수원)는 사춘기 아이처럼 모두에게 소리를 지른다. 덕분에 인물들은 금방 간파당하고, 이야기는 캐릭터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못한 채 전적으로 작가에게 기댄다. 상상을 뛰어넘는 발상으로 자유분방하게 파국을 향해갔던 전작에서라면, 이렇게 속 보이는 인물들이라도 괜찮겠다. 그러나 작가는 이 드라마가 막장극이 아닌 모성을 탐구하는 가족극이라 했다. 변화를 꾀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어긋난 시도가 특유의 장점마저 흐리게 할까 아직은 우려의 무게가 더 크다.
글. 윤희성 nine@
성공을 드디어 거머쥐었지만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에게 항의하듯 난간에서 몸을 던지는 딸의 모습에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 는 딸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고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2회의 엔딩을 마무리했다. 파격적인 설정과 상식 초월적인 전개를 발판으로 성장해 온 김순옥 작가의 낙관을 찍은 듯, 드라마는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사실 의 스토리는 작가의 전작들에 비해 주말 가족극의 형태에 가까워졌다. 자신이 포기한 꿈을 딸에게 투영시키며 그것을 희생이라 믿는 엄마, 남편의 내조에 충실하지만 배신당할 운명이 멀지 않은 주부, 직장에서 분투하지만 가족들에게는 원망만을 듣는 이혼녀의 캐릭터는 살인을 교사하고 죽었다가도 살아 돌아오는 기존의 김순옥식 인물들에 비하면 한결 평범한 외양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첫 술부터 목 넘김이 따끔한 이유는 인물들의 사회적 위치나 성품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와 관계가 지독할 정도로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는 정도가 아니다. 내성적인 신달래(강민경)와 헌신적인 강신영(윤정희)을 제외한 모두가 분노와 억울함을 온 몸에 두르고 등장한다. 그래서 사건과 상황은 언제나 감정들이 충돌할 때만 발생한다. 조복희(이미숙)는 수가 틀렸다 하면 누구든 멱살을 잡고, 윤민주(지수원)는 사춘기 아이처럼 모두에게 소리를 지른다. 덕분에 인물들은 금방 간파당하고, 이야기는 캐릭터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못한 채 전적으로 작가에게 기댄다. 상상을 뛰어넘는 발상으로 자유분방하게 파국을 향해갔던 전작에서라면, 이렇게 속 보이는 인물들이라도 괜찮겠다. 그러나 작가는 이 드라마가 막장극이 아닌 모성을 탐구하는 가족극이라 했다. 변화를 꾀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어긋난 시도가 특유의 장점마저 흐리게 할까 아직은 우려의 무게가 더 크다.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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