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6월 26일 방송될 제 6화, ‘이유’(극본 박형진, 연출 전창근)까지 매 주 차분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매주 월요일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주⑥│두 여자가 저택에 온 이유" />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자 골프 연습과 텃밭 가꾸기에 열중하다가 가끔 고개를 들어 넓은 정원을 뛰노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여유로운 주말이 그려질 정도니 말이다. 어쩌면 “수영장만 있으면 딱”이라는 한 스태프의 말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집의 주인은 밖에서는 보수적인 동료 교수들의 시선에, 안에서는 식물인간이 된 남편 병수발에 지칠 대로 지친 여교수 지수(이보희)다. 그래서 탁 트인 전경은 마치 자유를 갈망하는 그녀의 이상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벗어날 수 없어 더욱 야속한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지수가 남편의 간병인 송이(박그리나)의 호의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 장면으로 시작된 이 날 촬영은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됐다. 반팔 셔츠와 흰 바지 차림에 시원하게 머리를 묶은 박그리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스태프들은 저마다 모자, 팔토시, 손수건으로 만든 두건 등으로 무장한 상태고, 검은 우산을 든 스태프의 호위를 받으며 촬영하는 카메라 감독은 의도치 않게 ‘톱스타’ 분위기를 풍긴다. 냉철한 성품의 교수 캐릭터를 위해 목까지 덮는 재킷에 검은색 정장바지를 입은 이보희는 틈틈이 부채질을 하느라 바쁘다. 이런 무더위 때문일까. 전창근 감독의 ‘커-뜨’ 소리가 그렇게 시원하게 들릴 수가 없다. 과연 같은 상처를 품고 있는 지수와 송이는 다시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6월 26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될 KBS ‘이유’에서 그들의 선택을 확인해보자. ⑥│두 여자가 저택에 온 이유" /> ⑥│두 여자가 저택에 온 이유" />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