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은 더 바빠졌다. 춤, 노래,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리얼 버라이어티 쇼와 리얼리티 쇼는 그들에게 ‘만능’이 될 것을 요구한다. Mnet 나 처럼 직업체험으로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보여주던 시절을 지나 SBS ‘키스 앤 크라이’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MBC 에서 스포츠댄스를 익혀야 한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한다. 아이유는 지난 달 29일 SBS ‘키스 앤 크라이’에 출연한 아이유는 불안한 실력으로 인해 “성의가 없다“는 비난을 받았고, KBS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라’(이하 ‘불후의 명곡2’)에서는 1회 출연 후 하차라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오랜 연습 기간을 통해 무대 위에서 최대한 완벽하게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소속사가 이미지를 관리하던 아이돌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불완전한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지 않을 수도 없다. god가 ‘육아일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과거부터 MBC 에 아이돌이 다수 출연하는 지금까지, 예능 프로그램은 아이돌의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이돌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으며 인기를 얻는 건 이젠 거의 정답이라고 할 만큼 정해진 흥행 공식이 됐다. 모든 방송사가 원하는 특급 아이돌 스타가 아니라면 아이돌에게 예능 프로그램, 그것도 가장 좋은 시간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필수다. 오히려 아쉬울 게 없는 건 리얼리티 쇼다. Mnet < 슈퍼스타 K >와 MBC 은 가수 지망생들의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MBC 의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은 20여년의 음악 인생에서 만들어낸 굴곡 많은 개인사와 폭발적인 노래가 더해져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무리 예쁘고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도 가수 지망생들의 절박함이나 수십년 경력의 가수가 내뿜는 진정성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리얼리티 쇼의 붐과 함께 KBS , MBC 등 아이돌 위주의 예능 프로그램이 폐지된 건 상징적이다. 공생관계나 다름 없던 아이돌과 예능 프로그램의 관계가 다소나마 흔들린 셈이다.
그 점에서 ‘불후의 명곡 2’는 아이돌 산업과 리얼리티 쇼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프로그램이라 할만하다. 아이돌이 자존심을 걸고 노래 경쟁을 벌인다는 콘셉트는 출연자들에게 부담이 될법하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가 대세인 상황이라면, 아이돌끼리의 경쟁은 그나마 결과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의 전문분야인 노래가 주제인 만큼 자연스럽게 노래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있다. 또래 아이돌간의 경쟁인만큼 선의의 라이벌이 돼 경쟁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관계도 만들어낼 수 있다. ‘불후의 명곡2’의 권재영 PD는 6일 녹화 이후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게 기분 좋았다. 아이돌가수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한 그룹 시크릿 송지은의 소속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녹화가 끝나고 송지은이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무대 연출이나 노래를 보고 ‘다른 친구들은 저렇게 무대를 연출하는구나’ 놀라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키스 & 크라이’에서 f(x)의 크리스탈이 의자를 이용해 보여준 퍼포먼스가 화제를 모은 것도 실력이 아주 뛰어나서가 아니라 짧은 시간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에서도 아이돌이 여전히 ‘성장’과 ‘캐릭터’라는 그들 특유의 테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물론 ‘불후의 명곡 2’나 ‘키스 & 크라이’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지적 받는다. 또한 리얼리티 쇼의 시대에 ‘진정성’보다는 만들어진 모습을 내세우던 아이돌이 얼마나 대중의 눈길을 모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이돌은 사실 그 어떤 연예인보다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상황을 겪었다. 그들은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선발됐고, 연습생이 된 뒤에도 몇 년동안의 연습과 경쟁을 거쳐 데뷔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 과정을 거친 아이돌들에게 리얼리티 쇼는 경우에 따라 다시 한 번 그 때의 감정을 되찾게 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소속사에 의해 철저하게 다듬어진 것처럼 보이던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자신이 가진 진짜 능력과 의지를 보여줄 상황을 맞이했다. 누군가는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쇼가 아닌 실제 세계에서도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권재영 PD는 “출연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이제 누가 선택을 받고 못 받고 하는 부분에서 좀 더 가벼워 졌다. 그것보다는 무대에 보다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에서 더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얼마나 말실수를 하지 않는지를 보기 전에 그들이 정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들중 대부분은 정말로 아직 ‘성장판’이 열려 있는 아이들 아닌가.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그러나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지 않을 수도 없다. god가 ‘육아일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과거부터 MBC 에 아이돌이 다수 출연하는 지금까지, 예능 프로그램은 아이돌의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이돌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으며 인기를 얻는 건 이젠 거의 정답이라고 할 만큼 정해진 흥행 공식이 됐다. 모든 방송사가 원하는 특급 아이돌 스타가 아니라면 아이돌에게 예능 프로그램, 그것도 가장 좋은 시간대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필수다. 오히려 아쉬울 게 없는 건 리얼리티 쇼다. Mnet < 슈퍼스타 K >와 MBC 은 가수 지망생들의 열정과 노력만으로도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MBC 의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은 20여년의 음악 인생에서 만들어낸 굴곡 많은 개인사와 폭발적인 노래가 더해져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무리 예쁘고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도 가수 지망생들의 절박함이나 수십년 경력의 가수가 내뿜는 진정성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리얼리티 쇼의 붐과 함께 KBS , MBC 등 아이돌 위주의 예능 프로그램이 폐지된 건 상징적이다. 공생관계나 다름 없던 아이돌과 예능 프로그램의 관계가 다소나마 흔들린 셈이다.
그 점에서 ‘불후의 명곡 2’는 아이돌 산업과 리얼리티 쇼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프로그램이라 할만하다. 아이돌이 자존심을 걸고 노래 경쟁을 벌인다는 콘셉트는 출연자들에게 부담이 될법하다. 하지만 리얼리티 쇼가 대세인 상황이라면, 아이돌끼리의 경쟁은 그나마 결과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자신들의 전문분야인 노래가 주제인 만큼 자연스럽게 노래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줄 수있다. 또래 아이돌간의 경쟁인만큼 선의의 라이벌이 돼 경쟁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관계도 만들어낼 수 있다. ‘불후의 명곡2’의 권재영 PD는 6일 녹화 이후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게 기분 좋았다. 아이돌가수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불후의 명곡2’에 출연한 그룹 시크릿 송지은의 소속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녹화가 끝나고 송지은이 다른 아이돌 가수들의 무대 연출이나 노래를 보고 ‘다른 친구들은 저렇게 무대를 연출하는구나’ 놀라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키스 & 크라이’에서 f(x)의 크리스탈이 의자를 이용해 보여준 퍼포먼스가 화제를 모은 것도 실력이 아주 뛰어나서가 아니라 짧은 시간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쇼에서도 아이돌이 여전히 ‘성장’과 ‘캐릭터’라는 그들 특유의 테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셈이다. 물론 ‘불후의 명곡 2’나 ‘키스 & 크라이’는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지적 받는다. 또한 리얼리티 쇼의 시대에 ‘진정성’보다는 만들어진 모습을 내세우던 아이돌이 얼마나 대중의 눈길을 모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아이돌은 사실 그 어떤 연예인보다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상황을 겪었다. 그들은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선발됐고, 연습생이 된 뒤에도 몇 년동안의 연습과 경쟁을 거쳐 데뷔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 과정을 거친 아이돌들에게 리얼리티 쇼는 경우에 따라 다시 한 번 그 때의 감정을 되찾게 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소속사에 의해 철저하게 다듬어진 것처럼 보이던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자신이 가진 진짜 능력과 의지를 보여줄 상황을 맞이했다. 누군가는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쇼가 아닌 실제 세계에서도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권재영 PD는 “출연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이제 누가 선택을 받고 못 받고 하는 부분에서 좀 더 가벼워 졌다. 그것보다는 무대에 보다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이 리얼리티 쇼에서 더 완벽한 모습을 보인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얼마나 말실수를 하지 않는지를 보기 전에 그들이 정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들중 대부분은 정말로 아직 ‘성장판’이 열려 있는 아이들 아닌가.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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