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KBS ‘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라’(이하 불후의 명곡2), , tvN (이하 )가 첫 방송을 시작했다. 토요일에 세 편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졌고, 세 프로그램의 첫 회는 자신들의 매력을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 시청자에 의해 합격과 탈락이 결정될 그들을 가 미리 가볍게 평했다., <코리아 갓 탤런트>를 심사하다" />1. ‘불후의 명곡2’ – 보고 즐기는 무대의 가능성
‘불후의 명곡2’의 핵심은 무엇보다 아이돌이 선배 가수의 노래를 부르며 경쟁한다는 데 있다. ‘불후의 명곡2’의 첫 회는 이 사실에 집중했다. 아이돌의 노래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으로 시간을 잡아먹지 않았다. 대신 샤이니의 종현, 아이유, 씨스타의 효린, 비스트의 요섭, 2AM의 창민, 슈퍼주니어의 예성 등이 곧바로 ‘나를 가수로 만들어준 노래’란 주제로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의 경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예능적인 색깔을 부각시켰다. 1차 경합에서 비스트의 요섭은 “엄마에게 들려드리고 싶다”며 라디의 ‘엄마’를 불렀고, 무대 영상을 어머니에게 보여줬다. 음악에 담긴 스토리를 프로그램의 일부로 만든 셈이다. 또한 충실하게 선배가수의 노래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 MC 신동엽은 무거울 수 있는 경쟁의 분위기를 띄우면서 선배 가수와 아이돌 가수의 거리를 좁힌다. 아이돌의 경쟁이라는 콘셉트만으로도 분위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최대한 경쟁의 색깔을 지우고, 시청자들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무대를 보도록 한 셈이다.
그러나 ‘불후의 명곡2’는 나름의 색깔을 만들려는 노력과 달리 MBC ‘나는 가수다’를 부분적으로 연상시킨 것도 사실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인터뷰 방식이긴 하지만, ‘불후의 명곡2’에 등장하는 인터뷰 방식은 ‘나는 가수다’와 유사했다. 애초에 ‘나는 가수다’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프로그램이라면 작은 부분이라도 다르게 가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 <코리아 갓 탤런트>를 심사하다" />2. – 밴드란 무엇인가
의 첫회는 심사위원과 코치진의 합동무대로 시작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체리필터, 신대철, 유영석 등은 신중현의 ‘미인’을, 노브레인은 한국 록밴드의 효시였던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를 불렀다. 가 밴드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참가자를 찾고 있다는 의미를 말이 아닌 노래로 전달한 셈이다. 그동안 가수들을 중심으로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면서 밴드는 주목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 첫회는 밴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색깔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첫 회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시뮬레이션 대결’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본선 토너먼트를 성우밴드 ‘온에어’와 KBS 아나운서 밴드 ‘소리아나’의 가상 대결로 미리 보여줬다. 실제 경연과 똑같이 그룹 자우림과 넥스트의 김세황이 두 팀의 밴드를 각각 지도했고, 그 과정에서 연주자들의 조화, 무대 장악력 등 밴드음악의 특색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다. 밴드 음악이 대중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설명보다는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가서려한 셈이다. 그만큼 프로그램만의 정체성은 확실히 드러낸 첫회였다. 또한 에는 록 밴드뿐만 아니라 재즈밴드, 국악을 접목한 퓨전 음악밴드 등 다양한 밴드가 참여했다. 가 한국에서 ‘노래’가 아닌 밴드, 그리고 연주와 전문 장르가 조명받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 <코리아 갓 탤런트>를 심사하다" />3. – 착하거나 산만하거나
의 첫회는 ‘나이 불문, 장르 불문’하고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초대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며 시작했다. 그만큼 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비해 전문성을 부각하는 대신 자신의 재능을 펼쳐 보이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분위기에 주목한다. 밝은 이미지를 가진 노홍철과 신영일은 시종일관 출연자들을 응원하고, 심사위원 박칼린은 “재능을 펼칠 통로가 없었던 사람들과 즐거운 판을 꾸미고 싶다”며 따뜻한 심사평을 내린다. 지역예선 오디션 현장에서도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 대신 자신만의 재주를 보여주는 지원자를 보고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면서도 누구나 유쾌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갖는다.
하지만 의 1회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대신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했다. 진지한 법대생이 랩을 하고, 어머니께 마술을 보여주고 싶다던 도전자 등 도전자들이 굳이 무대에 설 이유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만의 재능을 보여주는 무대는 SBS 이 이미 보여준 방식이다. 이 점에서 은 심사위원의 정확한 기준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장진, 송윤아, 박칼린 등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정확한 심사평을 들려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분야에는 “잘 봤습니다”,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이상을 하기 어려웠다. 시청자들이 도전자의 무대를 집중하며 볼 수 있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1회는 착하고 신기한 무대는 보여줬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해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도전자의 드라마와 감동적인 무대는 있었지만 그 외의 무대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보여줘 예선 현장을 짜임새 있게 요약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참가자가 보여준 ‘파이어 댄싱’이나 ‘축구 프리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부분이 없어 그들이 합격이나 탈락을 해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려웠다. 감동은 충분하지만, 약간의 긴장감이나 납득할 수 있는 심사과정을 제시해야하는 셈이다. 부담을 아무리 덜어낸다 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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