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는 미르는, 이런 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돌아이 같아요. 하하!” 김현중이 긴 망설임 끝에 내뱉은 말이었지만, 사실 ‘돌아이’는 KBS 의 ‘미친 미르’ 강미르에 대한 가장 명쾌한 정의다. 마음만 먹으면 전교 1등도 할 수 있을 만큼 머리가 좋지만 순전히 재미로 학교 옥상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방금 전까지 씨익 웃고 있던 얼굴로 같은 반 친구를 향해 주먹을 날릴 만큼 돌발 행동을 일삼는 소년, 굳이 빨간 머리 때문이 아니더라도 강미르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다.
혹독한 시절을 통과한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 TV 화면 밖으로 나온 김현중의 첫인상도 마찬가지다. 188cm의 키에 짙은 눈썹과 선 굵은 이목구비는 상대방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웃으면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눈매로 “어릴 때부터 이렇게 센 얼굴이었어요. 그나마 눈썹을 가리면 덜한데, 에잇, 그래도 센 것 같아요. 마음도 엄청 강할 것 같죠?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 으하하하!” 라고 털어놓는 순간, 그 경계는 쉽게 허물어진다. 데뷔작 에서 선보인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거침이 없다.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연기를 한다기보다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바빴어요. ‘여기서 두 발 앞으로 가서 고개를 들고 대사를 한다’ 이런 식으로. 매주 본방사수 하는데 볼 때마다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어요.(웃음)” 연기를 시작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뚜렷한 존재감과 인상을 남겼음에도 스스로 “발연기”라고 평가하는 고집 또한 확고하다.
김영광(영재 역), 성준(최치훈 역), 이수혁(윤수 역)을 비롯한 의 신인 배우 대부분이 그러하듯, 김현중 역시 모델 출신 배우다. 중학교 때부터 “스쿨버스 환기구에 머리를 내놓고 다닐” 정도로 키가 컸던 그는 자연스럽게 모델을 꿈꾸게 됐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급격히 어려워진 가정환경 탓에 서울에서의 독립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모델 일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서빙을 비롯한 수많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고 찜질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 “그 때 제일 큰 꿈은 하루에 세 끼를 다 먹는 거였어요. 일 없는 날은 한 끼라도 건너뛰려고 최대한 늦게 일어나서 물로 배 채우고 또 자고,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쭉 보면서 밥 사줄 사람 찾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죠.”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겪기엔 꽤나 가혹한 경험이었음에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미소와 함께 구김없이 그 시간을 돌이키는 순간, 김현중의 진짜 매력은 슬쩍 얼굴을 내민다.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10년 후” 난생 처음 “얼어죽는다는 느낌이 뭔지 알 정도”로 추운 강원도에서 다 같이 상의를 벗고 눈싸움을 하는 장면을 비롯해 눈밭에 기절한 채 끌려가는 단독 신을 촬영하면서 날씨만큼이나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첫 연기경험을 고생담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냥 연기는 너~무 어렵지만 또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하하”라는 말로 유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이유는 이보다 더 절실한 이십대 초반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광고 촬영에 필요한 연기를 배우기 위해 우연히 듣게 된 연기 수업은 앞으로 김현중이 새로운 이십대 중반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래서 수업을 같이 듣던 모델 친구들끼리 연극 를 무대에 올린 것이 연기 경험의 전부였던 그에게 는 첫 번째 기회이자 시험대였다. 그리고 어제, 그 시험대에서 내려온 김현중은 다음 출발선에서 대기 중이다. 출발 신호를 알리는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김현중은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10년 후”라는 명쾌한 목표를 향해 그의 미소만큼이나 시원하게 질주할 것이다. 가는 곳마다 강미르를 넘어서는 강한 발자국을 남기며.
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와 사진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혹독한 시절을 통과한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 TV 화면 밖으로 나온 김현중의 첫인상도 마찬가지다. 188cm의 키에 짙은 눈썹과 선 굵은 이목구비는 상대방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웃으면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눈매로 “어릴 때부터 이렇게 센 얼굴이었어요. 그나마 눈썹을 가리면 덜한데, 에잇, 그래도 센 것 같아요. 마음도 엄청 강할 것 같죠?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 으하하하!” 라고 털어놓는 순간, 그 경계는 쉽게 허물어진다. 데뷔작 에서 선보인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거침이 없다.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연기를 한다기보다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바빴어요. ‘여기서 두 발 앞으로 가서 고개를 들고 대사를 한다’ 이런 식으로. 매주 본방사수 하는데 볼 때마다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어요.(웃음)” 연기를 시작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뚜렷한 존재감과 인상을 남겼음에도 스스로 “발연기”라고 평가하는 고집 또한 확고하다.
김영광(영재 역), 성준(최치훈 역), 이수혁(윤수 역)을 비롯한 의 신인 배우 대부분이 그러하듯, 김현중 역시 모델 출신 배우다. 중학교 때부터 “스쿨버스 환기구에 머리를 내놓고 다닐” 정도로 키가 컸던 그는 자연스럽게 모델을 꿈꾸게 됐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급격히 어려워진 가정환경 탓에 서울에서의 독립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모델 일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서빙을 비롯한 수많은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고 찜질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 “그 때 제일 큰 꿈은 하루에 세 끼를 다 먹는 거였어요. 일 없는 날은 한 끼라도 건너뛰려고 최대한 늦게 일어나서 물로 배 채우고 또 자고,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쭉 보면서 밥 사줄 사람 찾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었죠.”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겪기엔 꽤나 가혹한 경험이었음에도 특유의 시원시원한 미소와 함께 구김없이 그 시간을 돌이키는 순간, 김현중의 진짜 매력은 슬쩍 얼굴을 내민다.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10년 후” 난생 처음 “얼어죽는다는 느낌이 뭔지 알 정도”로 추운 강원도에서 다 같이 상의를 벗고 눈싸움을 하는 장면을 비롯해 눈밭에 기절한 채 끌려가는 단독 신을 촬영하면서 날씨만큼이나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첫 연기경험을 고생담으로 포장하지 않고 “그냥 연기는 너~무 어렵지만 또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하하”라는 말로 유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이유는 이보다 더 절실한 이십대 초반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광고 촬영에 필요한 연기를 배우기 위해 우연히 듣게 된 연기 수업은 앞으로 김현중이 새로운 이십대 중반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그래서 수업을 같이 듣던 모델 친구들끼리 연극 를 무대에 올린 것이 연기 경험의 전부였던 그에게 는 첫 번째 기회이자 시험대였다. 그리고 어제, 그 시험대에서 내려온 김현중은 다음 출발선에서 대기 중이다. 출발 신호를 알리는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김현중은 “하고 싶은 연기를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10년 후”라는 명쾌한 목표를 향해 그의 미소만큼이나 시원하게 질주할 것이다. 가는 곳마다 강미르를 넘어서는 강한 발자국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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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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