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밤마다>, MC를 쓸 줄 모르는 기이한 토크쇼

, MC를 쓸 줄 모르는 기이한 토크쇼" /> 월 SBS 밤 11시 15분
는 방청객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현준을 이국적인 외모라 놀릴 때도, 그의 지나간 스캔들에 열광하며 분위기를 데우는 것도, 패널의 호들갑 리액션이 어색해지지 않게 받쳐주는 것도 방청객이다. 그러다 신현준이 매니저폭행 스캔들과 얽힌 에피소드를 잔잔히 소회하고, 탁재훈의 효심 스토리가 나오면 어김없이 음악과 자막이 감정을 몰고 간다. 그러면 유이의 눈물 훔치기가 일종의 사인인 것처럼 패널과 방청객은 하나가 돼 장탄식 리액션이 뒤따른다. 문제는 MC들마저 방청객이 된다는 점이다. 청문회 형식의 진행은 미담과 해명과 웃긴 에피소드를 두서없이 풀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할만 했다. 하지만 양쪽 대리인으로 갈라선 패널들이 한 명씩 나와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은 게스트에게 집중하기는 산만하고, 앉아 있는 나머지 패널들을 방청객으로 전락시켰다. 메인 MC인 탁재훈이 게스트로 출연한 어제 방영분은 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MC일 때보다 분량이 많아진 탁재훈은 예능계의 대권 잠룡답게 포복절도 홍콩 로케 뮤직비디오 촬영기나 방문판매 사원 시절의 에피소드로 압도적인 원맨쇼를 펼쳤다. 역설적으로 탁재훈, 박명수, 김제동을 데려다놓고 제대로 활용 못하는 MC진의 역할 분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또한 두 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다보니 MBC ‘무릎팍도사’만큼 깊게 들어가지는 않고, SBS 처럼 버라이어티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는 두 명 모두의 희로애락을 다 담으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는 방청객과 방청객처럼 된 패널들의 리액션만을 남긴 부담스러운 토크쇼가 되고 말았다.

글. 김교석(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