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날은 1983년 11월 13일.
친형이 호주 시드니에서 음악 공부를 하고 있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는 형이지만 아마 내 인생 최고의 메이트일 것이다.
최근 읽어본 중 가장 읽기 어려웠던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다.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도무지 사람 이름을 못 외우겠다. 분명히 같은 이름 같은데 하나는 동생이고, 하나는 아버지고 이런 식이다.
메이트라는 밴드 이름은 내가 지었다. 음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시기에 만난 친구들이라는 의미도 있는데 사실 가장 큰 목표는 ‘팀 이름 뭐에요? 메이트요. 뭐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는 거였다. 그건 성공했다.
이번 앨범의 첫 곡인 ‘It`s all about love’는 처음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편안한 사운드였는데 나중에 싹 새로 녹음했다. 기타 연주도 더 강렬하게 하고, 비트도 좀 더 현란하게 채워 넣었다. 제일 특색 있는 작업이었다.
기교파 기타리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기교를 과시하려다가 음악을 망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어릴 땐 게리 무어 같은 기타리스트를 들으며 ‘우와’ 이랬는데 이제는 오히려 싫어한다.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DVD로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 정말 쿨하게 연주한다. 기타를 라인 하나로 치는데 사운드가 정말 풍성한 거다. 자기가 블루스나 이런 거 다 연주할 수 있는데도 기교보단 사운드를 추구하는 기타리스트가 멋있다.
김동률 선배를 비롯한 대중 음악가들의 세션 활동을 했던 건 생각보다 쉽게 좋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경험이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내가 좋아하던 뮤지션들과 작업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내 음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 그렇게 막막할 때 만난 게 메이트 멤버들이다.
브레멘 시절 제천 벚꽃 축제를 갔던 게 가장 독특한 행사 경험이다. 굉장히 격렬한 록음악을 하던 시절인데 갔더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멀뚱멀뚱 보고 계셔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태어난 날은 1983년 8월 16일.
유희열 선배님의 음악은 내 인생의 소울메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 전에는 음악을 들으며 그냥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유희열 선배님의 음악을 들으면서부터는 이런 곡을 쓰고 부르면 행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악을 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4집인 < Night In Seoul >이다. 아직도 라디오에서 유희열 선배님을 만날 때면 잃어버린 첫사랑을 보는 느낌이다.
청개구리 근성이 있다. 남이 안 된다고 하면 더 기를 쓰고 하는데 음악 역시 그렇다. 밴드 활동이나 이런 거 한 번 안 하던 애가 음악을 한다고 하니 모두들 말렸는데 그래서 더 음악을 하겠다고 했다.
윤상 선배의 EP인 < Insensible >은 이제 절판되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는데 나는 가지고 있다. 나중에 가격이 오르면 팔아야지.
패션 잡지 보는 걸 좋아한다. 재밌다. 내가 이걸 입어서 멋있어져야지, 이런 게 아니라 옷 만드는 과정이 음악 만드는 거랑 비슷해서 흥미가 가더라. 원래 음악 하는 사람들이 꾸미는 걸 좋아한다. 꾸미니까 그나마 사람다워 보이는 거지.
< With Mate >의 타이틀곡인 ‘이제 다시’는 사실 굉장히 오래 전에 써놨던 곡인데 이번 앨범에 실리면서 헌일이와 현재 도움으로 더 멋있는 곡이 됐다. ‘긴 시간의 끝’ 같은 경우 가사 작업을 하며 신경을 많이 쓴 곡이라 노래를 할 때 감정 이입을 많이 하게 된다.
<태연의 친한 친구>나 <푸른밤 문지애입니다>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가고 있다. 내가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라디오라는 매체는 잘 맞는 거 같다.
집에서는 독거노인의 하루를 보낸다. 부모님께선 일을 나가시니까 집에서 혼자 빈둥빈둥 책을 읽고 음악 듣고 라면 끓여먹으며 보낸다. 몸에 안 좋은 것만 골라서 먹는다.
현재의 연애 상담을 전담해주고 있다. 아직 어린 친구라 경험이 부족하니까. 사실 훈수를 두는 입장에선 이게 얼마나 갈 연애인지 다 보이지 않나. 현재가 “형 지금 누구 만나고 있어요” 이러면 아, 이건 몇 개월짜리구나 감이 온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컨템퍼러리 아트 갤러리를 갔는데 그날 주제가 악마숭배였다.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집단 자살하는 것에 대한 잔혹 동영상을 비롯한 섬뜩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이런 주제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태도가 굉장히 좋았다.
태어난 날은 1988년 4월 12일.
내 인생 단 하나의 메이트는 우리 어머니다. 나 때문에 정말 고생 많으셨는데 항상 믿어주시는 분이다.
첫 음악 활동은 교회에서 찬양 예배를 하는 것이었다. 크리스천 뮤직을 많이 듣고 연주하고. 그러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 재즈를 듣게 되어서 재즈에 푹 빠졌다. 가장 많이 들었던 건 존 스코필드와 같이 연주했던 드러머들의 연주다.
록이나 메탈은 듣지 않았지만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곡만큼은 종종 들었다. 직접 카피해본 적은 없지만 드러머가 정말 멋있고 그루브가 좋더라. 그러다 요즘은 헌일이 형을 따라 콜드플레이나 시규어 로스 같은 음악을 듣고 있다.
새 앨범에서 연주하기 재밌는 곡은 록킹한 넘버인 ‘Go’다. 나는 재즈 드럼을 치던 사람이지만 신나게 두들기는 게 힘들면서도 재밌다. 땀도 많이 나고. 그런데 듣기 좋은 곡은 ‘Better’와 ‘긴 시간의 끝’이다. 평소 드럼만 집중해서 듣다 보니 이젠 드럼이 없는 곡을 듣는 게 편하고 좋다.
고등학교 때 스쿨 밴드 활동을 했는데 3년 동안 딱 두 번 공연했다. 밴드 이름은 바락이었는데 선배들이 지어놓은 이름이라 어떤 뜻인지는 모르겠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 집이 일산인데 일산은 정말 자전거 타고 다니기 좋은 동네 아닌가. 호수 공원도 있고. 연습실까지 거리가 좀 있는 편인데 거기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새벽에도 잠 안 오면 자전거 타고 나가고.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이나 콜드스톤 CF에 출연한 건 재밌는 경험이었다. 처음부터 그 일을 동경해서 한 건 아니지만 기왕 하게 된다면 항상 프로페셔널하게 잘하고 싶다는 주의다.
맛집을 찾아 다니는 미식가다. 일산 맛집도 다 알고 있다. 백제예대 다닐 때 너무 맛있게 먹었던 조선치킨이라는 게 있었는데 언젠가 지방 스케줄이 있어 내려갔는데 마침 그 지역이라 그걸 시켜 먹었다. (임헌일:그날 새벽에 전화를 여기저기 5번 정도 걸어 번호를 알아내더라. 정준일:현재가 여자면 나는 못 사귄다.)
하루라도 연주를 안 하면 다음날 손이 굳는다. 그래서 아무리 스케줄이 바빠도 잠깐 30분, 1시간이라도 드럼을 연주해 손을 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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