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시청률 40%를 거뜬히 넘기며 2009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MBC 이 뮤지컬로 제작되어 내년 1월 5일부터 31일까지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시청자가 아니라 관객들을 만난다. 공연을 한 달 여 앞둔 지난 12월 11일,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의 제작발표회에서는 주요넘버 6곡과 새롭게 디자인된 의상이 선보였다. 뮤지컬로 제작되는 은 드라마와 달리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옷을 입는다. 선덕여왕의 업적을 알리는 첨성대는 LED로 축조되고, 이상봉 디자이너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의상은 화려하고 독특하다. 또한, MBC 등 드라마 OST를 주로 담당해온 두번째달 김현보 작곡가의 뮤지컬넘버는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장르를 입혀 음악만으로도 캐릭터를 느낄 수 있다.

덕만의 탄생에서부터 그녀가 여왕으로 즉위하는 순간까지의 기록을 담는 뮤지컬 에는 총 30여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 역에는 브로드웨이 에서 여주인공 킴으로 수년간 무대에 오른 이소정과 유나영이 캐스팅되었다. 그리고 그에 대적하는 미실은 뮤지컬 의 에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차지연이 맡아 능구렁이 같은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 외 성기윤, 김아선, 김호영, 강태을 등 실력파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드라마 속 배역들과의 차별점”이라는 배우들과 의상을 담당한 이상봉 디자이너의 공동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오늘 소개된 의 의상이 독특했다. 이번 의상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이상봉 : 선덕여왕이 천 년 전의 인물이지만, 이번 뮤지컬에서는 현대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을 주고자 했다. 그것을 통해 이 세계로 향하는 모습을 표현했고, 그래서 화랑의 의상들도 화려하게 디자인했다.

아무래도 가장 도드라지는 게, 블루 톤의 덕만과 레드 톤의 미실의 의상이다.
이상봉 : 드라마와는 달리 미실과 덕만을 통해서 선과 악을 극명하게 나타내고자 했다. 그래서 색상에서도 선덕여왕은 블루와 화이트를 이용해 미래적인 느낌을 주었고, 미실은 레드를 이용해 좀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일반적인 색이 아닌 디지털을 이용해 하나하나 색을 잡아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었다. 특히 선덕여왕의 의상이 그런 부분에서 더욱 도드라지는데, 그 효과로 인해 덕만에서 선덕여왕이 되는 그 과정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포인트로 들어간 금색은 화려했던 신라의 모습을 상징한다. 반면 미실은 좀 더 섹시하고 힘의 권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화랑을 유혹하고 그들 위에 군림하는 인물이라서 실제 차지연이 172cm로 키가 큰데도 불구하고 15cm 킬힐을 신는다. 이런 의상들로 선덕여왕과 미실의 대비를 보여줄 예정이다.

“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작품”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그동안 브로드웨이의 에 출연했던 이소정이 으로 오래간만에 국내 무대에 서게 되었다. 이 작품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었나.
이소정 : 올 9월 드라마 OST에 ‘달을 가리운 해’라는 선덕여왕의 테마를 부를 기회가 있었다. 녹음을 하면서 만약 이 작품이 뮤지컬이 된다면 그 무대에서도 불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후 뮤지컬로 제작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뮤지컬 제작진들도 OST를 잘 들어줘서 섭외를 해왔다. 나에게 있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 되었다.

드라마와 뮤지컬의 차이점이 있다면.
이소정 : 미실 때문에 고뇌하는 점은 드라마와 같다. 하지만 한 가지 자랑을 하자면 드라마 속 덕만보다 뮤지컬 속 덕만이 훨씬 더 싸움을 잘하는 것 같다. (웃음)

유나영은 이소정과 함께 선덕여왕을 연기한다. 오늘 시연무대에서는 여왕이 된 모습보다 낭도 시절의 덕만을 연기했는데, 유나영만의 덕만은 어떻게 표현할 예정인가.
유나영 : 드라마에서 나오는 덕만과 비슷한 이미지도 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여성스럽기 보다는 남성스러운 모습이 많고, 대범한 인물로 그려나갈 예정이다.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드라마 에서도 덕만에 비해 미실이 돋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미실을 맡게 되었는데 어떤 식으로 접근할 예정인가.
차지연 : 끝나고 15kg를 다시 빼느라 너무 힘들었다. (웃음) 많이 긴장도 되지만 드라마와 뮤지컬 무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와 달리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매력을 나타낼지 직접 와서 평가해주면 좋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있겠다.

강태을은 최근 을 마치고 곧바로 으로 넘어왔다.
강태을 : 오디션에 합격하고 초반부터 고민이 많았는데, 거기다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비담이라는 캐릭터를 맡아서 아직도 고민이 너무 많다. 무대에서는 좀 다른 모습, 뮤지컬 만의 비담을 보이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 공연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여성스러운 모습이 좀 남아있다. (웃음) 빨리 없애고 비담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웅인과는 20년지기 친구인데, 자기한테 배우라고 하더라”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뮤지컬로 만나는 미실과 덕만, 드라마와 어떻게 다를까?
각자 맡은 배역에 대해 설명해 달라. 드라마와 다른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아선 : 지금까지 여러 작품을 하면서 죽는 장면들이 참 많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죽는 장면이 있다. 천명은 화랑과 덕만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는 결의에 차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애착을 갖고 있다. 뮤지컬에서는 드라마와 달리 죽음 이후 2막에 한 번 더 출연해 덕만에게 큰 힘을 줄 것 같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김호영 : 춘추 역을 맡게 되었는데, 드라마 에서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맡았다는 점이 다소 부담은 된다. 유승호와는 에서 서로 친구로 등장했었는데, 이번엔 같은 역을 맡게 되었다.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재밌는 인연인 것 같다. 그 시대 유학파로서 대담하고 총명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성기윤 : 뮤지컬에서의 문노는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 드라마의 모습을 상상하며 연습을 시작했지만, 감독님은 그냥 놀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냥 놀고 있다. (웃음) 무대에서 어떻게 잘 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 드라마에서 빠져나와서 좀 더 풀어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물로 묘사될 예정이다.
문성현 : 모든 캐스팅들이 다 갖고 있는 고민이지만, 드라마에서의 캐릭터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느낌을 잘 살리면서 우리만의 캐릭터를 창출해나갈 예정이다. 죽방 역을 맡았는데, 이문식과는 달리 나만의 개그코드로 관객을 찾아가겠다.

미생은 단순히 한 인물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미실편의 모든 인물을 압축했다고 하던데.
이기동 : 앞서 을 뮤지컬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했는데, 나는 미실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보면 된다. 미생 본연의 역도 살아있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세종공 등의 배역들이 나에게 압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드라마 의 미생인 정웅인과 친구라고 들었다. 정웅인이 따로 조언을 해줬나.
이기동 : 정웅인과는 20년지기 친구다. 같은 고등학교 연극반을 거쳐 서울예대에서 3개 서클을 같이 했고, 군대 후임병이기도 하다. 그 정도? 며칠 전 동창회가 있어서 잠깐 봤는데, “전화해, 나한테 배워야지 에잉~”이라고 하더라.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