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들 하지만, 그 밥과 나물을 손수 만들어 본 사람은 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 만들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주말 밤의 코믹 홈드라마라는 기본 상차림에 고수의 숨결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로 충천한 30부작 <그대 웃어요>의 제작 발표회가 9월 22일, 목동 SBS 사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CP와 제작사인 로고스 필름의 이장수 대표, 연출을 맡은 이태곤 감독, 가족 드라마의 구심점으로서 큰 역할을 할 최불암과 천호진, 송옥숙, 정경호, 이천희, 최정윤, 이민정 등 출연 배우들이 참석했다.
다른 누구보다도 기대되는 중견배우들의 활약
갑자기 사업이 망하고, 갈 곳 없는 가족은 평생 이 집안을 위해 일해 온 늙은 수전노 운전사의 집으로 들어간다. 졸지에 신분이 뒤바뀌고, 빈부의 차이가 역전되면서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갈등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그 와중에도 사랑은 꽃핀다. 익숙한 소재들을 꿰어 맞춘 것 같지만 <그대 웃어요>는 그 방식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분위기는 따뜻하되, 장면들은 코미디를 방불케 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그렇다면 관건은 다른 온도의 연기를 한 작품 안에서 잘 운용하는 배우들의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그대 웃어요>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극 중의 낡은 양복차림 그대로 제작 발표회 현장에 나타나 “이런 옷차림으로 참석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운을 뗀 최불암이다. “세월이 가면서 순발력도 떨어지고, 기운도 떨어져서 밤샘 작업을 하면 다음날 쩔쩔 매는 상황에서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전체 식구들의 역량과 의지가 불같이 타올라서 나는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다”는 출연 소감은 무림의 최고수이기에 가능한 겸손의 태도다. 덕분에 “현장에 나가면 내가 제일 위가 되는데, 이번에는 최선생님, 강석우 선배도 있어서 기댈 데가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다”고 소감을 밝힌 천호진을 비롯해 송옥숙, 강석우와 같은 중견 배우들의 활약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대본상의 상황이 재미있어서 웃을 일이 많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워낙 많이 계셔서 절대 NG 내면 안 된다”며 기합을 풀지 않는 정경호를 보건데 젊은 배우들의 집중력 역시 평균 이상으로 예상 된다. ‘스타일’에 연연하지 않고 황금 시청률을 보장하는 채널의 ‘찬란한 유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첫 방송인 9월 26일 밤 10시 그 출발을 확인할 수 있다.
최불암의 극중 이름은 강만복, 소문만복래 (笑門萬福來)를 연상시키고자 했다는 혐의를 지우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이태곤 감독은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좋은 호흡을 보여준 문희정 작가와 함께 작품 구성 단계에서 “<이것이 진짜 코미디다>라는 제목을 놓고 방송을 보는 내내 깔깔 웃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기획의 변을 밝혔다. 또한 그는 “코미디가 멜로나 비극보다 어려운 것 같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머리가 더 굳어지기 전에 만들기로 했다”고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송옥숙은 “코미디를 하게 되면 배우로서는 욕심이 나서 과장을 하게 되는데, 감독님이 작품으로 승부를 할 테니 연기는 자제를 하라고 하더라”라며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증언하기도 했다. 기상천외한 설정이나 그로테스크한 연기 투혼 없이 상황으로 건강한 웃음을 주는 주말극이 탄생한다면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마저도 <그대 웃어요>와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다른 누구보다도 기대되는 중견배우들의 활약
갑자기 사업이 망하고, 갈 곳 없는 가족은 평생 이 집안을 위해 일해 온 늙은 수전노 운전사의 집으로 들어간다. 졸지에 신분이 뒤바뀌고, 빈부의 차이가 역전되면서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갈등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그 와중에도 사랑은 꽃핀다. 익숙한 소재들을 꿰어 맞춘 것 같지만 <그대 웃어요>는 그 방식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분위기는 따뜻하되, 장면들은 코미디를 방불케 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포부다. 그렇다면 관건은 다른 온도의 연기를 한 작품 안에서 잘 운용하는 배우들의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그대 웃어요>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극 중의 낡은 양복차림 그대로 제작 발표회 현장에 나타나 “이런 옷차림으로 참석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운을 뗀 최불암이다. “세월이 가면서 순발력도 떨어지고, 기운도 떨어져서 밤샘 작업을 하면 다음날 쩔쩔 매는 상황에서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전체 식구들의 역량과 의지가 불같이 타올라서 나는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다”는 출연 소감은 무림의 최고수이기에 가능한 겸손의 태도다. 덕분에 “현장에 나가면 내가 제일 위가 되는데, 이번에는 최선생님, 강석우 선배도 있어서 기댈 데가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다”고 소감을 밝힌 천호진을 비롯해 송옥숙, 강석우와 같은 중견 배우들의 활약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대본상의 상황이 재미있어서 웃을 일이 많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워낙 많이 계셔서 절대 NG 내면 안 된다”며 기합을 풀지 않는 정경호를 보건데 젊은 배우들의 집중력 역시 평균 이상으로 예상 된다. ‘스타일’에 연연하지 않고 황금 시청률을 보장하는 채널의 ‘찬란한 유산’을 이어갈 수 있을지, 첫 방송인 9월 26일 밤 10시 그 출발을 확인할 수 있다.
일에만 열정적인 소심한 남자 강현수, 정경호관전 포인트
할아버지(최불암)는 건설사 회장의 운전기사였고, 아버지(천호진)는 카센터를 운영한다. 그리고 현수는 나름 가업을 이어받는 기분으로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있다. 삼대가 같은 이발소를 다닐 정도로 집안의 분위기에 깊이 젖어 있으며, 이는 달리 말하면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자신을 꾸미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아들이라 무뚝뚝하고, 형제가 없어서 예민한 그는 오랫동안 친구 정경을 짝사랑 하고 있지만, 정경은 계속 그를 밀어내기만 한다. 오히려 동생인 정인과 티격태격하며 점점 가까워지는 현수는 본의 아니게 두 자매와 얽히게 되고, 소심한 그의 연애사는 점점 더 꼬여만 간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연기를 하다가 웃게 되는 상황이 많다. 주변에서 현수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들 해 주시는데 쿨하고, 웃음이 많은 점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 외의 것에는 항상 열정적인 서정인, 이민정
관심과 정성은 온통 자신의 외모로만 향해 있는 정인은 집안일은 물론, 공부에도 무관심 하다. 건설사 회장(강석우)의 막내딸에 귀여운 얼굴 덕분인지 한 없이 낙천적인 성격은 때때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지만, 미워 할 수 없는 천상 여우인지라 손해는 보지 않고 사는 편이다. 그러나 집안의 사업이 몰락하고, 보험처럼 믿었던 정략 약혼의 상대(이규한)마저 배신을 불사하자 정인은 일생 최대의 위기에 처한다. “여자 주인공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시청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장면이 재미있고, 스토리 상 설명만 된다면 내가 망가지는 건 상관없다. 감독님이 연출도 좋고, 대본도 좋으니 드라마가 잘 안되면 전부 내 탓이라고 하더라. 드라마를 만난 것은 천운이다. 앞으로 더 많이 보여드릴 것이 남아 있는 배우니 기대 해 주셨으면 좋겠다.”
도도하고 똑똑한 얼음 공주 서정경, 최정윤
같은 핏줄이라고 해서 반드시 빼닮으라는 법은 없다. 철없고 느긋한 가족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예리하고 똑 부러진 성품을 가진 정경은 그래서 식구들로부터 외계인 취급을 받으며 자랐다. 흥청망청 하는 가족들에게 모질 정도로 쏘아 붙이기도 하지만 공부 욕심이 많아 의대를 졸업하고 레지던트가 되어 제 앞가림 잘 하는 그녀를 이길 식구가 없다.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느라 8년간 꾸준히 고백을 해 온 현수를 계속 밀어 냈지만, 현수가 동생인 정인과 묘한 감정에 휩싸이자 이미 현수를 좋아하고 있었던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평소에 얄미운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에는 극 중에서 유일하게 어둡고 무게 잡는 인물이라 미움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허허실실 케세라세라하는 한심남 서성준, 이천희
때로는 착한 것이 나쁜 것이다. 더욱이 몰락한 집안의 장남이 속없이 불쌍한 사람은 물론 제 앞가림 하는 친구들 외상 술값까지 죄다 떠안고 다닌다면, 그건 자격 미달이다. 말도 많고, 장난기도 많고, 그래서 잘 웃지만 미국 유학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프로골퍼 자격증을 따지 못해 그저 백수에 불과한 성준은 과도하게 물러터진 인물이다. 철없고 자유분방한 아버지(강석우)와 공주처럼 무능한 어머니(허윤정)를 닮아 그런 성격을 갖게 되었지만 온 가족이 전직 운전사 만복(최불암)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 마당에 그에게도 변신이 필요하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는 했지만, 갑작스럽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낯설어 하실 것 같기도 했다. 6회 부터 등장하는데 초반에는 <패밀리가 떴다>의 천데렐라와 비슷할지 모르나 결국은 집안을 일으키는 인물로 변하게 된다.”
최불암의 극중 이름은 강만복, 소문만복래 (笑門萬福來)를 연상시키고자 했다는 혐의를 지우기 어렵다. 아니나 다를까 이태곤 감독은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을 통해 좋은 호흡을 보여준 문희정 작가와 함께 작품 구성 단계에서 “<이것이 진짜 코미디다>라는 제목을 놓고 방송을 보는 내내 깔깔 웃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기획의 변을 밝혔다. 또한 그는 “코미디가 멜로나 비극보다 어려운 것 같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머리가 더 굳어지기 전에 만들기로 했다”고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으며 송옥숙은 “코미디를 하게 되면 배우로서는 욕심이 나서 과장을 하게 되는데, 감독님이 작품으로 승부를 할 테니 연기는 자제를 하라고 하더라”라며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증언하기도 했다. 기상천외한 설정이나 그로테스크한 연기 투혼 없이 상황으로 건강한 웃음을 주는 주말극이 탄생한다면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마저도 <그대 웃어요>와 함께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