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무척이나 담담하다. 죽음을 코 앞에 둔 사람을 곁에 두고도 천천히 사진만 찍어나갈 뿐이다. 비로소 멈춰있던 시계는 움직이고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제나는 그렇게 성장한다.영화 속 역할 소개 좀 부탁한다.
정애연: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에서 차갑고 시크한 포토그래퍼 임제나 역을 맡았다. 사랑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삶을 살다가 죽음의 문턱에 든 케이(권상우)를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깨닫게 되는 역할이다.
촬영기간이 무척이나 짧았다는데 힘들지 않았나?
정애연: 25회차 촬영이 한 달만에 완료됐다. 촬영 시작 이틀 전에 급하게 캐스팅이 결정되어서 힘들 뻔도 했지만 배우, 스태프들이 너무 잘 배려 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
주로 도회적이고 강한 역을 맡아 왔는데 이번 영화에선 어떤가?
정애연: 비슷한 이미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동안 드라마에서는 애써 강하게 표현을 해야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나 자신을 투영시켜 자연스럽게 제나를 표현하려했다. 그 동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데뷔한 지도 꽤 됐고 이젠 정말 차오를 만한 시기도 온 것 같다.
정애연: 2005년 SBS <홍콩 익스프레스>가 반응이 좋았다. 그러면서 MBC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에서 주연까지 맡았는데 그 당시는 연기가 너무 서툴었다. 쉽진 않았지만 다시 차근차근히 밟아나가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작품들에 출연을 하며 연기공부를 해왔다. 결국 연기력이 뛰어나지면 좋은 기회도 많이 올 거라 생각한다. 그때까진 열심히 하는 수밖에.
모델 출신 연기자다. 어떻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정애연: 이모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자주 들리시는 광고대행사 직원 분이 배우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얼굴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 해야 된다는 생각에 잡지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2001년부터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다.
M.net <아이엠어모델 4>의 진행도 맡았었는데?
정애연: 순발력이 없는 편이라 진행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재미있게 촬영했고 좋은 경험이었다. 어린 모델들의 열정을 보면서 다시 또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도 되었고.
주로 맡는 역할들이 무겁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이미지를 좀 변화시킬 생각은 없나?
정애연: 난 원래가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다. 그냥 천천히 연기로 승부하겠다. 하하.
햄버거 가게를 열었다고?
정애연: 그렇다. 수제 햄버거 가게다.
그래서 하는 질문인데 입이 참 시원하고 큰 편이다. 햄버거가 한입에 어디까지 들어가는가?
정애연: 하하. 무슨 이런 질문을… 한 번도 시도해 본적 없다. 아마 반쯤?
영화 속에 본인이 나오는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정애연: 그걸 어떻게 내입으로 애기하나. 영화 후반부에 크림(이보영)이 자신의 입장으로 얘기를 진행하는 부분은 정말 아름다웠던 거 같다.
… 남말고 본인 얘기를 해달라.
정애연: 하하하. 카페에서 주환(이범수)과 제나가 파혼 얘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길진 않지만 두 사람의 쿨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진 느낌이어서 훌륭한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도 그런 상황을 공감하시는 분들도 꽤 있을 거 같고.
롤모델이 되는 배우가 있나?
정애연: 샤를리즈 테론. 몬스터를 보며 그녀에게 완전 반했다. 그녀처럼 멋있고 스타일리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정애연에게 햄버거란?
정애연: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열어준 아이템. 너무 재미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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