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가 벌써 이번 주다.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면, 매치메이커 자나의 도움을 받아 보는 건 어떨까. 2월 7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자나, 돈트!>의 프레스 리허설이 지난 금요일 세종M씨어터에서 열렸다. <자나, 돈트!>는 2003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뮤지컬로 동성간의 사랑이 정상인 ‘아메리칸의 심장, 하트빌’에서 이루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사람들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마술적인 매치메이커 자나의 활약상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한국 초연은 오리지널 <자나, 돈트!>에서 연출을 맡은 이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드버낸드 잰키가 직접 연출을 맡는다.

한국에 소개되었던 동성애 소재의 뮤지컬 <쓰릴 미>, <헤드윅>, <렌트> 등이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였던 반면, <자나, 돈트!>는 ‘하트빌 고등학교’의 틴에이저들을 중심으로 좀 더 발랄하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사랑과 고등학교라는 소재가 뮤지컬 <그리스>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하트빌’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무대인만큼 좀 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다. 극중극 형식으로 등장하는 뮤지컬의 군복에까지 반짝이가 뿌려진 의상들과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진 무대장식이 바로 그 것. 동성간의 사랑이 일반적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성애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닌 우리사회 소외된 소수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없는 세상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다. 발칙한 상상으로 가득찬 뮤지컬 <자나, 돈트!>는 2월 7일부터 3월 31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오지라퍼 매치메이커 자나, 김호영ㆍ이진규
마술봉을 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매력적인 매치메이커로, 동성간의 사랑이 정상인 곳에서 스티브와 케이트의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렌트>, <갬블러> 등 많은 작품에서 여장남자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긴 김호영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이진규가 자나 역을 맡아 열연한다. “동성애라는 소재에 선입견과 편견이 있을 텐데 막상 공연을 보고 나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사랑은 위대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입견 없이 공연을 즐겨주면 좋겠고, 상상하는 것 이상을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남성미로 똘똘 뭉친 쿼터백 스티브, 에녹
하트빌 고등학교에 전학 온 학생으로 자나에 의해 체스챔피언 마이크와 연인사이가 되지만, 극중극인 뮤지컬을 진행하는 동안 케이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스티브 역을 맡은 에녹은 작년 <록키호러쇼>에서 평범한 카디건에 뿔테안경을 쓰고 순진한 표정으로 짓던 브래드에서 남성미 넘치는 쿼터백으로 돌아온다.

연애에 관심 없던 공부벌레 케이트, 최유하
학교생활과 공부밖에 모르다가 하트빌 고등학교의 퀸카 로버타와 연인이 되었으나, 뮤지컬을 진행하는 동안 스티브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작년 슈퍼주니어의 희철과 강인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았던 <제너두>의 히로인 ‘키라’ 최유하가 케이트 역을 맡아 폭발적인 가창력과 함께 연기를 선보인다.

관전 포인트
프레스 리허설에서 공개된 6곡의 하이라이트 무대는 발랄하고 흥겨웠으며 특히 극중극인 뮤지컬의 무대, 체스대회 결승전에서는 앙상블의 조합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동성애를 표현하는 장면들 보다는 오히려 체스, 미식축구, 교내방송 등 미국식 문화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을 어떻게 적응시키느냐가 작품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소수자에 대한 선입견이 강한 한국관객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편견을 깨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본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