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F4가 있다. <꽃보다 남자>의 해적판 만화 <오렌지 보이>를 처음 접한 뒤, 대만판 <유성화원>과 일본판 <꽃보다 남자>를 볼 때마다 감탄하거나 혹은 아쉬워하며 ‘내가 한국에서 <꽃보다 남자>를 만든다면 누구를 캐스팅할까?’로 행복한 고민을 해왔던 이들을 위해 <10 아시아>에서 한국 드라마계의 F(Famous)4 작가 버전 <꽃보다 남자>를 상상해 보았다. 사실 누가 쓰더라도 잡초 같은 매력의 여주인공과 그녀를 둘러싼 네 명의 매력남의 구도는 어찌 그 자체로 완벽하지 아니한가!

“금잔디…내가 사랑해!”
– 김수현 작가 버전

금잔디_ 대기업 비서실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성. 부잣집 딸과 결혼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전 애인과의 사이에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죽었다. 원래 대쪽 같은 성품이었지만 그로 인해 특히 남자와 부자를 믿지 않는 성격이 되었다. 나이 든 건물 경비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구준표가 누구인지 모른 채 끼어들어 훈계를 했다가 레드카드를 받는다.

구준표_ 대한민국 5대 기업인 신화 그룹의 후계자. 본격적인 직위 계승을 위해 미국 지사에서 돌아온다. 안하무인에 독선적인 성격, 특히 그룹 직원들은 자신의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금잔디와 크게 싸우지만 결국 자기 손으로 해고한 금잔디에게 프로포즈한다. 젊은 시절 정략결혼을 했다가 한 번 실패한 아픔이 있다.

윤지후_ 전직 대통령의 손자이자 구준표의 가장 친한 친구. 할아버지의 연줄로 문화관광부 고위직 공무원이 되었지만 일부러 한직을 지망해 근무 시간에는 주로 시립 도서관 창틀에 앉아 책을 읽는다. 도서관에 왔던 잔디의 머리 위로 책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준표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소이정_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한 유도명문가의 후계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플레이보이로 ‘배신의 아이콘’이라는 별명도 있다.

송우빈_ 한국은 물론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세탁 체인점의 후계자. 현금동원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왜 나는 잔디가 나를 더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잔디를 더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오면 되는데…”
– 노희경 작가 버전

금잔디_ 지방 소도시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성. 평생 바람만 피우다가 신장병에 걸려 돌아온 아버지를 돌보느라 꿈도 잊고 결혼도 못했지만 생활력이 강하고 꿋꿋한 성격이다. 어느 날 우연히 시내 고급 횟집에 배달을 갔다가 특급 호텔에 스카웃되지만 호텔 내 노조 활동에 참여하다 사측 대표 구준표 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게 된다.

구준표_ 영남 지방을 주름잡는 지역 유지 신화 물산의 아들. 경상도 땅 3분의 2를 그가 물려받을 거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관광 특구로 지정된 지역에 아버지의 호텔이 세워지자 상무로 발령받아 내려갔다가 노조와 충돌, 금잔디가 던진 계란을 맞고 기절한다.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떠받들려 자라 성질이 급하고 자기밖에 모르지만 당찬 성품의 금잔디에게 저도 모르게 끌리면서 혼란을 겪는다.

윤지후_ 구준표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4선 국회의원의 손자. 어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정계 활동으로 바쁜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보니 한량이 되었다. 주말이면 미사리에서 공연을 열기도 하는 기타리스트로, 준표의 호텔 계단에서 노조 공연을 연습하던 잔디와 마주친다.

소이정_ 3대째 내려오는 고급 일식집의 후계자. 천부적인 손맛으로 세계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송우빈_ 수협 조합장 아들. 지역에서만큼은 대통령도 부럽지 않은 파워를 자랑한다.

“애기야, 빌딩 사줄게 같이 놀자”
– 김은숙 작가 버전

금잔디_ 서울 시내 변두리의 카센터 직원.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카센터를 하던 아버지가 쓰러진 뒤 가게가 남의 손에 넘어가자 빚을 갚기 위해 일하게 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타이어가 터진 고급차 주인을 도와주다가 신화 모터스에 스카웃되지만 디자인을 유출했다는 누명을 쓰고 레드카드를 받게 된다.

구준표_ 국내 굴지의 그룹 신화 모터스의 후계자. 포장은 일류지만 내용은 오만불손, 실패와 추락을 경험한 적 없어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철저한 독재자로 군림하려 한다. 그러나 자신을 향해 스패너를 집어던지는 금잔디의 과감한 매력에 저도 모르게 빠져든다. 의외로 동양화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 훗날 잔디와 함께 국내 최초로 자동차 디자인에 수묵화 기법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둔다.

윤지후_ 전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손자. 아버지로부터 타이어 회사를 물려받았으나 경영은 남의 손에 맡겨 두고 전 세계를 떠돌며 스피드를 즐기는 자유분방한 영혼의 F1 레이서. 자신보다 빠르게 타이어를 교체할 줄 아는 금잔디에게 점점 끌리며 친구인 구준표와 대립하게 된다.

소이정_ 국내 굴지의 매니지먼트사를 물려받은 연예계의 큰 손. 영화배우 오승아 등 수많은 스타와 염문을 뿌린 플레이보이.

송우빈_ 11년차 발라드 가수.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 초특급 대우를 받는 한류 스타.

“왜 너는 나를 만나서 왜 나를 아프게만 해. 내 모든 걸 다 주는데 왜 날 울리니. 나쁜 남자라고 하지 마. 용서 못해”
– 김순옥 작가 버전

금잔디_ 생활력 없는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자기 힘으로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온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러나 세계 메이크업 페스티벌에서 라이벌인 미셸 신의 농간으로 창고에 갇혀 전신 화상을 입고 죽다 살아나 복수를 다짐한다. 스스로 만든 특수 파운데이션으로 국내 최대의 화상 전문병원 신화 대학 병원과 계약을 맺지만 파티에서 탱고를 추다 구준표의 발등을 밟는 바람에 레드카드를 받게 된다.

구준표_ 존스 홉킨스의 자매 병원이기도 한 국내 굴지의 신화 대학 병원 재단의 후계자. 어린 시절부터 떠받들려 자라다보니 틈만 나면 거울을 보며 “내가 그렇게 매력이 있나?”라 중얼거리는 왕자병에 철이 없다. 주위에 여자는 많지만 진실한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어 금잔디의 유혹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윤지후_ 신화 대학 병원과 라이벌 격인 민병원의 후계자. 그러나 준표와는 어릴 때부터 친구다. 화상을 입었던 잔디를 치료한 의사이기도 하지만 정작 변신 후에는 잔디를 알아보지 못하고 알 수 없는 이끌림에 고민한다. 화상을 우려해 커피 물은 항상 80℃에 맞춘다.

소이정_ 국내 최대의 신문사 사주의 아들. 기자이긴 하지만 업무는 주로 TV 보고 감상문 쓰기.

송우빈_ 홈쇼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의료기 상사의 후계자. 무지한 힘의 육체적 과시를 싫어하는 평화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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