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 채널은 뭐라 카테고리를 정하기 힘든 1시간 짜리 시리즈 <스펙타클: 엘비스 코스텔로와…> (Spectacle: Elvis Costello with …)를 방송하고 있다. 제목처럼 가수 엘비스 코스텔로와 다른 뮤지션이나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게스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코스텔로가 출연할 게스트의 노래나 혹은 감흥을 받은 곡을 부르면서 시작한 후 토크쇼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듯 싶다가, 옆에 세워둔 기타를 들고 즉흥해 노래를 부르거나, 밴드와 코스텔로 등과 함께 정식 연주를 하기도 한다. 이미 방송된 에피소드에 출연한 게스트로는 엘튼 존, 루 리드와 줄리안 슈나벨, 빌 클린턴, 제임스 테일러, 토니 베넷, 더 폴리스, 루퍼스 웨인라이트, 크리스 크리스토퍼슨과 로잰 캐시, 노라 존스, 그리고 존 멜렌캠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총 1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번 첫 시즌에는 르네 플레밍, 허비 핸콕, She & Him과 제니 루이스, 제이콥 딜런, 다이애나 크롤과 엘튼 존, 스모키 로빈슨 등이 나온다. 엄청난 라인업이 아닐 수 없다. <스펙타클…>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흥에 겨워 연주하고, 속내를 털어 놓는 시리즈다. 왜 여지껏 그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하냐면, 믿음이 가고, ‘진짜 뮤지션’의 일원으로 존중받는 코스텔로가 진행하기 때문이다.
음악 좀 하는 동네 친구들이 나누는 수다 같은
인터뷰 중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 오랫동안 작업을 함께 해온 작사가 버니 토핀에 대해 엘튼 존은 “단 한번도 같은 방에서 작업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따로 떨어져 작업하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라고. 토니 베넷은 그다지 마음에 안들어 거절한 노래가 크게 성공한 경우가 있다며, 그 곡이 바로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What a Wonderful World’라고 말해 관객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루 리드의 베를린>을 감독한 줄리안 슈나벨은 루 리드와 이웃이며, 실제로 절친한 친구라고. 그는 “아버지가 막 숨을 거두셨을 때 루에게 집에 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에게 아버지의 아직 식지 않은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잠시 활동을 제개해 세계 투어를 한 그룹 더 폴리스와 만났을 때는 다른 인터뷰라면 리드싱어 스팅에 큰 비중을 두었겠지만, <스펙타클…>은 멤버 3명 모두에게 골고루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더 폴리스의 독특한 리듬이 중동에서 성장한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랜드에게서 비롯됐고, 17살 때부터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앤디 서머스의 60년대 영국 록음악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스팅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잘 알려진 ‘Roxanne’이나 ‘Every breath You Take’ 등이 아니라 그룹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인에 수록된 ‘Mother’와 ‘Miss Gradenko’라고 한다. 팬이라고 자부했던 필자도 그냥 지나쳤던 곡이다.
<스펙타클…>에 유일하게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게스트 빌 클린턴이 출연했을 때는 약간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클린턴과 음악 사이의 유일한 기억은 90년대 대통령 선거 캠페인때 자신의 ‘쿨’ 함을 자랑하는 듯한 그의 색소폰 연주가 전부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클린턴은 성공적인 정치인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음악을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적부터 재즈클럽을 찾아다니고, 학창시절 밴드에서 활동하면서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과 하모니를 이뤄야 하고, 음악 대회에서 쓴잔을 마셔 보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특히 색소폰 연주를 하면서 익힌 리듬감이 그의 느긋 혹은 느린 듯 하지만 요점이 명료한 연설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F4 보다 멋진 게스트 그리고 더 멋진 스태프들
대부분의 게스트는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또는 영향을 받은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끈다. 토니 베넷은 ‘I’m Old Fashioned’와 ‘The Way You Look Tonight’ 등을 불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스모키 로빈슨은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를 부르겠다고 말해 코스텔로를 당황하게도 했다. 또 영화 <트레인스포팅>를 통해 익숙해진 루 리드의 ‘Perfect Day’를 코스텔로와 리드가 함께 부르기도 했다. 사실 전에는 그 노래의 가사를 새겨가며 듣지 않았다. 하지만 리드가 거의 중얼거림, 혹은 혼잣말에 가까운 목소리로 “I thought I was someone else, someone good”이라는 부분을 부를 때, 3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대로 노래를 느낄 수 있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촬영장소인 <스튜디오 8H>와 할렘의 <아폴로 시어터>에서 녹화한 <스펙타클…>은 다른 토크쇼 처럼 게스트와 3-4개 질문 정도 던지고, 장기 자랑을 하는 다음 게스트로 넘어가지 않는다. 요즘 발매된 앨범이나 영화를 홍보하러 나온 게스트도 없다. 게스트 뮤지션의 연주는 3분 정도에서 끝나지 않아도 된다. 기분 내키는 데로 흘러가고, 그러다 보면 7-8분을 넘을 때도 있다. 코스텔로에 따르면 “인터뷰와 연주가 이어지다 보면 대체로 2시간 정도 녹화를 하는 것이 보통이고, 허비 핸콕의 경우에는 3시간 까지도 계속됐다”고 한다. 비욘세를 게스트로 추천한 선댄스 채널의 고위 관계자를 완전 무시하고 게스트 리스트를 짰다는 <스펙타클…>의 진행자와 프로듀서들이 꽃미남 보다도 더 멋져보인다.
음악 좀 하는 동네 친구들이 나누는 수다 같은
인터뷰 중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 오랫동안 작업을 함께 해온 작사가 버니 토핀에 대해 엘튼 존은 “단 한번도 같은 방에서 작업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따로 떨어져 작업하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라고. 토니 베넷은 그다지 마음에 안들어 거절한 노래가 크게 성공한 경우가 있다며, 그 곡이 바로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What a Wonderful World’라고 말해 관객들이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루 리드의 베를린>을 감독한 줄리안 슈나벨은 루 리드와 이웃이며, 실제로 절친한 친구라고. 그는 “아버지가 막 숨을 거두셨을 때 루에게 집에 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에게 아버지의 아직 식지 않은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잠시 활동을 제개해 세계 투어를 한 그룹 더 폴리스와 만났을 때는 다른 인터뷰라면 리드싱어 스팅에 큰 비중을 두었겠지만, <스펙타클…>은 멤버 3명 모두에게 골고루 시간을 할애했다. 덕분에 더 폴리스의 독특한 리듬이 중동에서 성장한 드러머 스튜어트 코플랜드에게서 비롯됐고, 17살 때부터 기타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앤디 서머스의 60년대 영국 록음악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스팅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잘 알려진 ‘Roxanne’이나 ‘Every breath You Take’ 등이 아니라 그룹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인
<스펙타클…>에 유일하게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게스트 빌 클린턴이 출연했을 때는 약간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클린턴과 음악 사이의 유일한 기억은 90년대 대통령 선거 캠페인때 자신의 ‘쿨’ 함을 자랑하는 듯한 그의 색소폰 연주가 전부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클린턴은 성공적인 정치인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음악을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릴 적부터 재즈클럽을 찾아다니고, 학창시절 밴드에서 활동하면서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과 하모니를 이뤄야 하고, 음악 대회에서 쓴잔을 마셔 보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특히 색소폰 연주를 하면서 익힌 리듬감이 그의 느긋 혹은 느린 듯 하지만 요점이 명료한 연설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F4 보다 멋진 게스트 그리고 더 멋진 스태프들
대부분의 게스트는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또는 영향을 받은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끈다. 토니 베넷은 ‘I’m Old Fashioned’와 ‘The Way You Look Tonight’ 등을 불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스모키 로빈슨은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를 부르겠다고 말해 코스텔로를 당황하게도 했다. 또 영화 <트레인스포팅>를 통해 익숙해진 루 리드의 ‘Perfect Day’를 코스텔로와 리드가 함께 부르기도 했다. 사실 전에는 그 노래의 가사를 새겨가며 듣지 않았다. 하지만 리드가 거의 중얼거림, 혹은 혼잣말에 가까운 목소리로 “I thought I was someone else, someone good”이라는 부분을 부를 때, 30여년이 지난 지금에야 제대로 노래를 느낄 수 있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촬영장소인 <스튜디오 8H>와 할렘의 <아폴로 시어터>에서 녹화한 <스펙타클…>은 다른 토크쇼 처럼 게스트와 3-4개 질문 정도 던지고, 장기 자랑을 하는 다음 게스트로 넘어가지 않는다. 요즘 발매된 앨범이나 영화를 홍보하러 나온 게스트도 없다. 게스트 뮤지션의 연주는 3분 정도에서 끝나지 않아도 된다. 기분 내키는 데로 흘러가고, 그러다 보면 7-8분을 넘을 때도 있다. 코스텔로에 따르면 “인터뷰와 연주가 이어지다 보면 대체로 2시간 정도 녹화를 하는 것이 보통이고, 허비 핸콕의 경우에는 3시간 까지도 계속됐다”고 한다. 비욘세를 게스트로 추천한 선댄스 채널의 고위 관계자를 완전 무시하고 게스트 리스트를 짰다는 <스펙타클…>의 진행자와 프로듀서들이 꽃미남 보다도 더 멋져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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