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은 85세의 사립탐정이다. 그는 2차 대전에도 참전했고, 20년대 은막의 여왕 진 할로우와 사귄 친구도 있다. 하지만 그는 파파 할아버지가 아닌 매력적인 30대 남자다. 서른 어디 쯤이던 어느 날 뱀파이어가 된 그는 이후 50여년을 언데드 상태로 살아왔다.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그런 그가 베스라는 여자를 만난 후 서서히 변해간다. 다시 사랑을 믿게 되었고, 살아갈 이유도 생겼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문라이트>(XTM 매주 수요일 12시 방영)는 <트루 블러드>나 영화<트와일라잇>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믹은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변이되었고 이후 다시 인간이 되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사실 뱀파이어로서의 삶은 꽤나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들은 초인적인 육체적 능력을 지녔고, 성적인 매력 또한 남다르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낮에도 돌아 다닐 수 있고, 살인을 하지 않고 혈액은행에서 공급받은 피를 우아하게 마신다. 그러나 늘 인간이 되길 갈망했던 믹은 잠시나마 다시 인간이 될 우연한 기회를 얻는다. 그렇게 바라던 인간이 된 뒤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 커피를 마시고, 포근한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해변에서 식사를 하는 것. 그리고 연인의 온기를 느끼는 것.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믹은 너무도 소중하게 느끼며 행복해한다. 나는 믹 세인트 존이라는 뱀파이어 덕분에 내 피 같은 주말을 24시간 내내 <문라이트>만 보다 지쳐 쓰러졌다. 그러나 미드폐인으로 하루를 보낸 그 어떤 날보다 내일을 기대하며 잠들 수 있었다. 고마워요, 믹!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