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이승기가 액션이 돼?’ 시청자들에게 로맨스코미디나 멜로로 더 익숙한 배우였던 제게 ‘배가본드’는 더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해줬어요. 고마운 작품이죠.”
지난 23일 종영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에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이승기의 말이다. ‘배가본드’는 이승기가 예능을 제외하고는 2017년 제대 후 선택한 첫 작품이다. 1년여의 사전 제작으로 완성한 ‘배가본드’에 대해 그는 “내 자신의 취향과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액션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봤고, 감정을 설명하려는 연기가 아니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연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해 배우, 예능인으로도 꾸준히 대중을 만나고 있는 이승기. 예능인으로서의 친근함과 배우로서 줘야 할 신선함 사이에서 고민할 때도 있지만 ‘이승기’라는 하나의 큰 콘텐츠로 다가가겠다는 그를 만났다.
10. 시즌2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종영했다. 대작의 화려한 마무리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럽고 허무한 결말같기도 한데 시즌2 제작 가능성이 있나?
이승기: 이번 엔딩을 보면 당연히 시즌2를 가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봐도 ‘엇?’ 하는 순간 끝나지 않나. 시청자의 응원만 있다면 시즌2도 갈 수 있지 않을까. 니즈가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당연히 할 의향이 있는데 제작사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10. 안방극장에서 블록버스터와 같은 대작에 대한 거부감과 피로를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를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부담감을 안고도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승기: 첩보액션물이 영화관보다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를 잡아두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전부터 친했는데 내가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 술 한 잔 하면서 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처음에는 제작진에 대한 믿음으로만 시작했다. 촬영하면서 점점 한국에서도 이런 멋지고 퀼리티 있는 액션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10. 첫 회부터 고난도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로코에서 건물 옥상 사이를 뛰어넘는 장면은 아찔했다. 직접 소화했나?
이승기: 옥상으로 건물 사이를 넘는 장면이 많아진 것은 차달건(이승기 분)의 감정이 담긴 액션이라는 이유에서다. 원래 대본에는 제롬(유태오 분)을 쫓아가다가 발견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거였다. 하지만 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 무거운 감정으로 쫓아가는 액션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오토바이 액션을 보여주는 건 화려한 볼거리를 의식한 것이라 생각해 과감하게 뺐다. 이번에 액션을 하면서 배우가 직접 액션을 하는 것과 대역을 쓰는 것의 차이를 실감했다.
10. 액션뿐만 아니라 남성적인 매력과 눈빛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았는데.
이승기: 군대를 갔다온 후 이미지의 변화도 생기고 내 스스로도 감성이 달라진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액션이라는 틀을 입는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한 과한 연기는 줄였다. 이 드라마로 예전과 이미지도 달라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배가본드’는 내게 선물 같은 작품이다.
10. 사전 제작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 않나?
이승기: 촬영할 때 내 연기가 맞는 건지 문득 고민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의 조언을 고려해 연기해나갔다. 사전제작이 더 좋은 콘텐츠 제공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인 것 같다. 시청자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건 사실 생각해보면 큰 줄기를 바꾸는 게 아니라 재미를 부각할 수 있는 장치를 가감하는 경우가 많다.
10. 배수지와는 2013년 ‘구가의 서’ 이후 다시 만났다. 둘의 관계가 ‘썸’ 정도에서 이야기가 끝나서 짙은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다.
이승기: 배수지와 친하기 때문에 편했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 사실 우리 드라마에 멜로가 들어갈 틈이 거의 없다. 조카가 죽어서 범인을 쫓는데 거기에 사랑까지 한다면 좀 부자연스럽지 않겠나. 멜로의 깊이 조절이 중요해서 수지 씨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아, 그런데 차달건이 병원에서 고해리(배수지 분)의 재활을 돕는 장면이 있다. 그 회에 나온 액션신보다 동영상 조회수와 댓글이 폭발적이더라. 죽으라고 액션을 했는데 여기서 더 좋은 반응이 오면 어쩌냐고 했더니 작가님이 이승기와 수지를 데리고 멜로를 하지 않는 건 작가로서 직무유기라고 하더라. 하하.
10. ‘구가의 서’ 때보다 연기자로서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도 변화의 의지가 있었거나 그래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나?
이승기: 변화는 늘 하고 싶지만 내가 의도하는 대로 결과가 따라오진 않는다. ‘배가본드’는 변화보다 영화 ‘본’ 시리즈처럼 내가 좋아하던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전에 비해 연기의 방법이나 대본을 해석하는 데는 변화가 있다. 전에는 인물의 감정을 좀 더 설명해주려고 했다. 그래서 감정 과잉, 어색함으로 드러났다. ‘배가본드’ 역시 지금 내가 봐도 힘을 뺄 부분이 많다. 사전제작의 좋은 점은 나 역시 시청자의 입장으로 나를 평가할 수 있다는 거다. 시즌2를 간다거나 다른 작품에 들어갈 때 보완할 부분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 같다.
10. 가수 이승기의 모습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2016년 이후 신곡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가수로서 활동 계획은?
이승기: 마음에는 늘 있는데 군대를 갔다오고 목이 많이 상해 소리가 탁해졌다. 그게 회복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올 초에 요가도 시작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앨범에 대해) 구상하는 건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팬들도 오래 기다려줬고 나 역시 여러 생각인 쌓여온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콘셉트로 앨범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 정규앨범 욕심은 있지만 그러려면 9곡 이상은 수록돼야 해서 아마도 네다섯 곡 정도의 싱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0. 연기와 노래를 하면서 예능까지 꾸준히 하긴 쉽지 않다. 배우, 가수, 예능인을 병행하는 데서 오는 고민이 있다면?
이승기: (대중에게) ‘익숙해진다’는 게 고민이다. 노출이 많이 됐을 때 특히 우려되는 점은 (대중에게) 내 음성이 익숙해진다는 거다. 연기자의 음성이 대중에게 익숙하게 들리지 않을 때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차라리 끊임없이 하다 보면 ‘이승기’라는 하나의 커다란 콘텐츠로 엮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능도 넷플릭스에서 대만배우 류이호와 함께 하는 ‘투게더’, 버라이어티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처럼 다른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게 숙제다.
10. ‘집사부일체’는 2주년을 맞는다. 곧 100회인데 기분이 어떤가.
이승기: 실감이 안 난다. 요새 100회가 되는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더라. ‘집사부일체’는 다양한 사부를 만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진지하게 배워보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했고. 열려 있는 프로그램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집사부일체’만의 매력이다.
10. 지난해 SBS 연예대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연기대상을 노려보는 건 어떤가?
이승기: 하하. 어떤 대답을 하기도 난감하다. 안 받는다는 것도 건방지고 받는다 한들 내가 가진 능력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확실한 건 ‘배가본드’로는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목표가 가요대상, 연기대상, 연예대상을 모두 받는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게 얼마나 오만했던가. 하하. 한 분야에서 열심히 올곧게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상을 노린다는 건 반칙 같다. 하지만 내 태도만큼은 어느 가수, 어느 배우, 어느 예능인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10. 어디서나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승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좋다. 또한 내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뭔가를 보여주고 싶고 내 능력을 증명해보이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웃풋이 많아서 인풋이 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내가 지쳐가는 이유가 너무 다 잘하고 싶어서인가 싶기도 해서 내려놓는 법도 알아야 할 것 같다.
10. 연애는?
이승기: 늘 꿈을 꾸지만 마음처럼 안 된다. 20대 때는 하나에 꽂히면 열정적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아져서 (연애도) 확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내년이면 서른넷인데 좋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만나야 하는 시기이고 나도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결혼은 언제쯤?) 하하. 많은 분들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마흔 전엔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흔이 넘어가면 점점 결혼과 멀어진다더라.
10. 지금은 자신의 인생에 어떤 시기라고 생각하나?
이승기: 사람으로서의 나와 연예인으로서의 내 정체성을 고민해 나가면서 어떤 도전을 할 것인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지난 23일 종영한 SBS 드라마 ‘배가본드’에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이승기의 말이다. ‘배가본드’는 이승기가 예능을 제외하고는 2017년 제대 후 선택한 첫 작품이다. 1년여의 사전 제작으로 완성한 ‘배가본드’에 대해 그는 “내 자신의 취향과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액션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봤고, 감정을 설명하려는 연기가 아니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연기를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2004년 가수로 데뷔해 배우, 예능인으로도 꾸준히 대중을 만나고 있는 이승기. 예능인으로서의 친근함과 배우로서 줘야 할 신선함 사이에서 고민할 때도 있지만 ‘이승기’라는 하나의 큰 콘텐츠로 다가가겠다는 그를 만났다.
10. 시즌2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종영했다. 대작의 화려한 마무리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럽고 허무한 결말같기도 한데 시즌2 제작 가능성이 있나?
이승기: 이번 엔딩을 보면 당연히 시즌2를 가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를 봐도 ‘엇?’ 하는 순간 끝나지 않나. 시청자의 응원만 있다면 시즌2도 갈 수 있지 않을까. 니즈가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당연히 할 의향이 있는데 제작사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10. 안방극장에서 블록버스터와 같은 대작에 대한 거부감과 피로를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를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부담감을 안고도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이승기: 첩보액션물이 영화관보다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를 잡아두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전부터 친했는데 내가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 술 한 잔 하면서 이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처음에는 제작진에 대한 믿음으로만 시작했다. 촬영하면서 점점 한국에서도 이런 멋지고 퀼리티 있는 액션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10. 첫 회부터 고난도 액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모로코에서 건물 옥상 사이를 뛰어넘는 장면은 아찔했다. 직접 소화했나?
이승기: 옥상으로 건물 사이를 넘는 장면이 많아진 것은 차달건(이승기 분)의 감정이 담긴 액션이라는 이유에서다. 원래 대본에는 제롬(유태오 분)을 쫓아가다가 발견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거였다. 하지만 감독님, 작가님과 회의를 하면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 무거운 감정으로 쫓아가는 액션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오토바이 액션을 보여주는 건 화려한 볼거리를 의식한 것이라 생각해 과감하게 뺐다. 이번에 액션을 하면서 배우가 직접 액션을 하는 것과 대역을 쓰는 것의 차이를 실감했다.
이승기: 군대를 갔다온 후 이미지의 변화도 생기고 내 스스로도 감성이 달라진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된 상태에서 액션이라는 틀을 입는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상황을 설명해주기 위한 과한 연기는 줄였다. 이 드라마로 예전과 이미지도 달라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배가본드’는 내게 선물 같은 작품이다.
10. 사전 제작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 않나?
이승기: 촬영할 때 내 연기가 맞는 건지 문득 고민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의 조언을 고려해 연기해나갔다. 사전제작이 더 좋은 콘텐츠 제공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인 것 같다. 시청자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건 사실 생각해보면 큰 줄기를 바꾸는 게 아니라 재미를 부각할 수 있는 장치를 가감하는 경우가 많다.
10. 배수지와는 2013년 ‘구가의 서’ 이후 다시 만났다. 둘의 관계가 ‘썸’ 정도에서 이야기가 끝나서 짙은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아쉬울 수도 있었겠다.
이승기: 배수지와 친하기 때문에 편했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 사실 우리 드라마에 멜로가 들어갈 틈이 거의 없다. 조카가 죽어서 범인을 쫓는데 거기에 사랑까지 한다면 좀 부자연스럽지 않겠나. 멜로의 깊이 조절이 중요해서 수지 씨와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아, 그런데 차달건이 병원에서 고해리(배수지 분)의 재활을 돕는 장면이 있다. 그 회에 나온 액션신보다 동영상 조회수와 댓글이 폭발적이더라. 죽으라고 액션을 했는데 여기서 더 좋은 반응이 오면 어쩌냐고 했더니 작가님이 이승기와 수지를 데리고 멜로를 하지 않는 건 작가로서 직무유기라고 하더라. 하하.
10. ‘구가의 서’ 때보다 연기자로서의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도 변화의 의지가 있었거나 그래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나?
이승기: 변화는 늘 하고 싶지만 내가 의도하는 대로 결과가 따라오진 않는다. ‘배가본드’는 변화보다 영화 ‘본’ 시리즈처럼 내가 좋아하던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전에 비해 연기의 방법이나 대본을 해석하는 데는 변화가 있다. 전에는 인물의 감정을 좀 더 설명해주려고 했다. 그래서 감정 과잉, 어색함으로 드러났다. ‘배가본드’ 역시 지금 내가 봐도 힘을 뺄 부분이 많다. 사전제작의 좋은 점은 나 역시 시청자의 입장으로 나를 평가할 수 있다는 거다. 시즌2를 간다거나 다른 작품에 들어갈 때 보완할 부분을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 같다.
이승기: 마음에는 늘 있는데 군대를 갔다오고 목이 많이 상해 소리가 탁해졌다. 그게 회복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올 초에 요가도 시작했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앨범에 대해) 구상하는 건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팬들도 오래 기다려줬고 나 역시 여러 생각인 쌓여온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콘셉트로 앨범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 정규앨범 욕심은 있지만 그러려면 9곡 이상은 수록돼야 해서 아마도 네다섯 곡 정도의 싱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10. 연기와 노래를 하면서 예능까지 꾸준히 하긴 쉽지 않다. 배우, 가수, 예능인을 병행하는 데서 오는 고민이 있다면?
이승기: (대중에게) ‘익숙해진다’는 게 고민이다. 노출이 많이 됐을 때 특히 우려되는 점은 (대중에게) 내 음성이 익숙해진다는 거다. 연기자의 음성이 대중에게 익숙하게 들리지 않을 때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차라리 끊임없이 하다 보면 ‘이승기’라는 하나의 커다란 콘텐츠로 엮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능도 넷플릭스에서 대만배우 류이호와 함께 하는 ‘투게더’, 버라이어티 추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즌2처럼 다른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려고 노력한다.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게 숙제다.
10. ‘집사부일체’는 2주년을 맞는다. 곧 100회인데 기분이 어떤가.
이승기: 실감이 안 난다. 요새 100회가 되는 예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더라. ‘집사부일체’는 다양한 사부를 만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진지하게 배워보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했고. 열려 있는 프로그램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집사부일체’만의 매력이다.
이승기: 하하. 어떤 대답을 하기도 난감하다. 안 받는다는 것도 건방지고 받는다 한들 내가 가진 능력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확실한 건 ‘배가본드’로는 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목표가 가요대상, 연기대상, 연예대상을 모두 받는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게 얼마나 오만했던가. 하하. 한 분야에서 열심히 올곧게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상을 노린다는 건 반칙 같다. 하지만 내 태도만큼은 어느 가수, 어느 배우, 어느 예능인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10. 어디서나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승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좋다. 또한 내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뭔가를 보여주고 싶고 내 능력을 증명해보이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내가 성장해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웃풋이 많아서 인풋이 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내가 지쳐가는 이유가 너무 다 잘하고 싶어서인가 싶기도 해서 내려놓는 법도 알아야 할 것 같다.
10. 연애는?
이승기: 늘 꿈을 꾸지만 마음처럼 안 된다. 20대 때는 하나에 꽂히면 열정적이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아져서 (연애도) 확 나아가지 못하는 느낌이다. 내년이면 서른넷인데 좋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 만나야 하는 시기이고 나도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결혼은 언제쯤?) 하하. 많은 분들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마흔 전엔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흔이 넘어가면 점점 결혼과 멀어진다더라.
10. 지금은 자신의 인생에 어떤 시기라고 생각하나?
이승기: 사람으로서의 나와 연예인으로서의 내 정체성을 고민해 나가면서 어떤 도전을 할 것인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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