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Mnet ‘프로듀스X101′ 로고./ 사진=’프로듀스X101’ 공식 홈페이지 캡처
Mnet ‘프로듀스X101′ 로고./ 사진=’프로듀스X101’ 공식 홈페이지 캡처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듀스X101(‘프듀X’)’ 제작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이 순위 조작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녹음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순위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지 주목된다.

‘프듀X’의 최종 순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7월 19일 파이널 생방송 이후였다. 이날 방송은 데뷔 그룹 엑스원을 구성하는 11명의 멤버가 최종 선발되는 자리였다. ‘X(‘엑스’)’ 멤버 한 명을 제외한 10명의 멤버가 사전 온라인 투표수와 실시간 문자 투표수를 합산한 등수에 따라 결정됐다. 생방송 문자 투표는 한 건당 7표로 집계됐고, ‘엑스’ 멤버는 누적 투표수로 뽑혔다.

조작 의혹은 연습생들을 최종 득표수로 1위부터 11위까지 줄세웠을 때 동일한 숫자가 반복되는 구간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불거졌다. 문제가 된 숫자는 29978과 7494, 7495다.

순위간 득표 차가 29978인 구간은 김요한(1위)과 김우석(2위), 한승우(3위)와 송형준(4위), 손동표(6위)와 이한결(7위), 이한결과 남도현(8위), 강민희(10위)와 이진혁(11위)이다.

순위간 득표 차가 7494인 구간은 남도현과 차준호(9위)이며, 7495인 구간은 차준호와 강민희다. 송유빈(16위)과 김민규(17위) 사이에서도 7494표 차이가, 김민규와 이세진(18위) 사이에서도 7495표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프듀X’ 제작진은 지난달 24일 공식 입장을 냈다. “동일한 득표수는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반올림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틀 후인 26일 Mnet은 직접 서울지방경찰청에 찾아가 ‘프듀X’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이와 별개로 시청자와 팬들로 구성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도 검찰에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CJ ENM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다. 이를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중복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한동안 뜸했던 관심이 다시 커진 것은 경찰이 제작진의 핸드폰에서 조작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19일 한 매체가 보도하면서다. ‘프로듀스’의 다른 시즌에 대한 조작도 언급됐다고 했다.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은 지난 12일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상대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 사유나 압수물, 구체적 진술 등 자세한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프로그램 제작 관련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이들이 사전에 순위 조작을 모의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그간 수사 과정에서 순위 선정에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일부 발견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프로듀스’의 다른 시즌 등에서도 유사한 단서가 나오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소속사 관계자들, 온라인 투표를 받았던 지마켓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참고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작 논란에 관해 제작진이 혐의가 입증될지, 혐의가 있다면 조작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제작진과 방송사의 어느 선까지 개입됐는지, 책임을 어느 선까지 질 것인지 등에 따라 앞으로 ‘프로듀스’ 시리즈의 향배도 달라질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물론 관련 투자 업계 등에서도 경찰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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