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설날에 할머니 댁에 갔는데 굉장히 뜨거운 반응이어서 놀랐어요.(웃음) 사인도 많이 하고 사촌 오빠, 동생들과 사진도 많이 찍고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고교생 예서로 열연한 배우 김혜윤이 지난 8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를 찾았다. 극 중 앙칼진 예서와는 다르게 인터뷰 내내 따뜻한 미소를 머금었다. 반면 연기에 대한 확신과 욕심을 말할 때의 모습은 똑 부러지는 예서 같았다.
“촬영장과 집만 오가느라 잘 몰랐는데 작품이 정말 인기가 많다는 걸 느낀 건 종방연 때였어요. 그렇게 많은 취재진을 보니까 신기했고 감사했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혜윤은 ‘SKY 캐슬’의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조현탁 감독과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출연을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붙었다’고 하는데도 첫 촬영을 마친 뒤에야 안심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서울 의대 합격에만 목숨 건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감독님도 ‘못된 모습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도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죠. 염정아(한서진 역) 선배님과 자동차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는데, 걱정과 긴장을 많이 했어요. 얄미운 캐릭터를 귀엽게 표현한다는 게 저에게는 큰 숙제였죠.”
항상 힘 넘치는 우등생인 예서는 1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주위를 살피는 예의나 배려심은 조금도 없고 목표는 서울 의대 합격뿐이었다.
“극 초반에는 질책도 받고 예서를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우주를 좋아하는 감정을 서툴게 표현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예서의 귀여운 면이 나왔어요. 뒤로 가면서 예서는 믿을 사람 아무도 없는 외로운 상태가 되죠. 그런 면들이 다 어린아이 같았어요.”
혜나(김보라)가 죽고, 우주(찬희)는 자신 때문에 범인으로 몰린 상황에 예서는 정신 이상 증세까지 보이며 괴로워했다. 김혜윤은 “감정적으로 힘들게 찍은 장면은 학교 사물함에서 짐을 챙길 때”라고 밝혔다.
“단순히 짐을 챙기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벌인 모든 일들을 다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서도 혼자 힘든 싸움을 했고, 사실 누구보다 서울 의대에 가고 싶어 했잖아요. 그런데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에게 아주 큰 결심인 거죠. 그 과정까지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모든 걸 내려놓은 예서의 무너짐이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눈물을 펑펑 쏟는 것도 아니고 담담한 척하는 게 더 슬펐어요.”
그는 “작가님이 대본에 감정의 변화를 꼼꼼하게 적어주셔서 이해가 수월했고, 혜나의 죽음 전과 후를 다르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혜나가 죽기 전의 예서는 힘이 넘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바로 받아쳤다. 반면 혜나의 죽음 후에는 힘도 빠지고 혼이 나가있는 듯한 모습을 강조했다고 한다.
극 중 인물과 일상 생활의 분리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는 “김혜윤으로 살 때 예서가 나온 적은 없는데, 예서일 때 김혜윤이 튀어나온 적은 있다”며 웃었다.
“크리스마스 때 아빠에게 의사 가운을 선물 받는 과거 장면을 찍는데 그 상황이 너무 낯설었어요. 상황만 주어지고 대사는 즉흥 연기였는데, 활짝 웃으면서 아빠를 바라보는 예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김혜윤이 튀어나온 거죠.(웃음) 예빈(이지원)이와도 티격태격해야 하는데 ‘우와, 너 헬멧 잘 어울린다’고 해버리고요. 그때 예빈이가 ‘뭐래, 왜 친한 척이야’라고 해서 다시 예서로 돌아왔죠.”
김혜윤은 ‘SKY 캐슬’을 떠올리면서 여전히 함박 웃음을 지었다.
“사실 마지막 촬영 때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울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애써 부정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예서도, ‘SKY 캐슬’도 못 보내겠어요.”
같이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 달리 김혜윤은 염정아, 김서형(김주영 역)과 붙는 장면이 많았다. 신인 연기자에게는 모든 순간이 배움의 연속이었다.
“배우로서도 정말 많은 걸 배운 작품이에요. 연기자 선배님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모든 감독님들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작품을 만들어가는 걸 보고 감탄했어요. 혼자 해결이 안 될 때는 감독님께 질문을 했는데, 그때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되물어주셔서 다시 생각한 것들이 많았어요.”
그는 “연기자로서 ‘SKY 캐슬’이 터닝 포인트”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이 없었으면 예서도 없었을 것”이라며 “예서가 또 발판이 돼 다음 작품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자주 꿈이 바뀌었다는 김혜윤. 하나를 오랫동안 반복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껴서 작품마다 직업과 환경이 달라지는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해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댓글을 봤는데 울컥할 정도로 감동받았어요.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할 때마다 어렵고 정답도 없어서 고민과 부담이 크지만, 이런 말을 들으면 힘이 나고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죠.”
올해 건국대 영화과를 졸업한 김혜윤은 동기들이 앞날에 대해 고민할 때,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졸업 후에도 계속 연기를 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완성된 작품을 TV나 극장에서 볼 때 희열이 있어요. 많은 이들이 제 연기를 보고 울고 웃는 반응도 흥미롭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자기 관리도 잘하고, 눈으로 많은 걸 표현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고교생 예서로 열연한 배우 김혜윤이 지난 8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를 찾았다. 극 중 앙칼진 예서와는 다르게 인터뷰 내내 따뜻한 미소를 머금었다. 반면 연기에 대한 확신과 욕심을 말할 때의 모습은 똑 부러지는 예서 같았다.
“촬영장과 집만 오가느라 잘 몰랐는데 작품이 정말 인기가 많다는 걸 느낀 건 종방연 때였어요. 그렇게 많은 취재진을 보니까 신기했고 감사했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혜윤은 ‘SKY 캐슬’의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조현탁 감독과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출연을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이 ‘붙었다’고 하는데도 첫 촬영을 마친 뒤에야 안심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서울 의대 합격에만 목숨 건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감독님도 ‘못된 모습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도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죠. 염정아(한서진 역) 선배님과 자동차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는데, 걱정과 긴장을 많이 했어요. 얄미운 캐릭터를 귀엽게 표현한다는 게 저에게는 큰 숙제였죠.”
항상 힘 넘치는 우등생인 예서는 1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주위를 살피는 예의나 배려심은 조금도 없고 목표는 서울 의대 합격뿐이었다.
“극 초반에는 질책도 받고 예서를 안 좋게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우주를 좋아하는 감정을 서툴게 표현하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예서의 귀여운 면이 나왔어요. 뒤로 가면서 예서는 믿을 사람 아무도 없는 외로운 상태가 되죠. 그런 면들이 다 어린아이 같았어요.”
혜나(김보라)가 죽고, 우주(찬희)는 자신 때문에 범인으로 몰린 상황에 예서는 정신 이상 증세까지 보이며 괴로워했다. 김혜윤은 “감정적으로 힘들게 찍은 장면은 학교 사물함에서 짐을 챙길 때”라고 밝혔다.
“단순히 짐을 챙기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벌인 모든 일들을 다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서도 혼자 힘든 싸움을 했고, 사실 누구보다 서울 의대에 가고 싶어 했잖아요. 그런데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에게 아주 큰 결심인 거죠. 그 과정까지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모든 걸 내려놓은 예서의 무너짐이 느껴졌어요. 그렇다고 눈물을 펑펑 쏟는 것도 아니고 담담한 척하는 게 더 슬펐어요.”
그는 “작가님이 대본에 감정의 변화를 꼼꼼하게 적어주셔서 이해가 수월했고, 혜나의 죽음 전과 후를 다르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혜나가 죽기 전의 예서는 힘이 넘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바로 받아쳤다. 반면 혜나의 죽음 후에는 힘도 빠지고 혼이 나가있는 듯한 모습을 강조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때 아빠에게 의사 가운을 선물 받는 과거 장면을 찍는데 그 상황이 너무 낯설었어요. 상황만 주어지고 대사는 즉흥 연기였는데, 활짝 웃으면서 아빠를 바라보는 예서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김혜윤이 튀어나온 거죠.(웃음) 예빈(이지원)이와도 티격태격해야 하는데 ‘우와, 너 헬멧 잘 어울린다’고 해버리고요. 그때 예빈이가 ‘뭐래, 왜 친한 척이야’라고 해서 다시 예서로 돌아왔죠.”
김혜윤은 ‘SKY 캐슬’을 떠올리면서 여전히 함박 웃음을 지었다.
“사실 마지막 촬영 때 눈물을 흘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울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금도 끝났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애써 부정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웃음) 예서도, ‘SKY 캐슬’도 못 보내겠어요.”
같이 출연한 또래 배우들과 달리 김혜윤은 염정아, 김서형(김주영 역)과 붙는 장면이 많았다. 신인 연기자에게는 모든 순간이 배움의 연속이었다.
“배우로서도 정말 많은 걸 배운 작품이에요. 연기자 선배님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모든 감독님들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작품을 만들어가는 걸 보고 감탄했어요. 혼자 해결이 안 될 때는 감독님께 질문을 했는데, 그때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되물어주셔서 다시 생각한 것들이 많았어요.”
그는 “연기자로서 ‘SKY 캐슬’이 터닝 포인트”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이 없었으면 예서도 없었을 것”이라며 “예서가 또 발판이 돼 다음 작품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자주 꿈이 바뀌었다는 김혜윤. 하나를 오랫동안 반복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껴서 작품마다 직업과 환경이 달라지는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해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댓글을 봤는데 울컥할 정도로 감동받았어요. ‘연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할 때마다 어렵고 정답도 없어서 고민과 부담이 크지만, 이런 말을 들으면 힘이 나고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죠.”
올해 건국대 영화과를 졸업한 김혜윤은 동기들이 앞날에 대해 고민할 때,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졸업 후에도 계속 연기를 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완성된 작품을 TV나 극장에서 볼 때 희열이 있어요. 많은 이들이 제 연기를 보고 울고 웃는 반응도 흥미롭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자기 관리도 잘하고, 눈으로 많은 걸 표현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Please follow and like us: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