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타이거JK가 한국 힙합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던 ‘드렁큰타이거’를 내려놓는다. 국내 힙합계를 이끌었던 드렁큰타이거였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단호한 생각에 따른 결정이다. 타이거JK는 힙합의 흐름과 타이거JK 음악의 정체성에 따라 ‘드렁큰타이거’의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타이거 JK의 음악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드렁큰타이거의 정규 10집 ‘X : 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감회가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이십사라이브홀에서 열렸다.
‘X : Rebirth of Tiger JK’는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이다. 타이거JK와 DJ 샤인이 1999년 결성한 드렁큰타이거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라이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심의에 안 걸리는 사랑노래’ ‘몬스터’ 등의 히트곡을 통해 한국 힙합 대중화에 앞장섰다. 2005년 DJ샤인이 탈퇴한 후 타이거JK가 홀로 활동하며 팀명을 지켜왔다.
타이거 JK는 “타이거 JK는아직 진화하고 있고 여러 음악 장르에 빠져 있지만, 드렁큰타이거는 문을 닫고 타임 캡슐에 넣어야 하는 타이밍이라 생각했다”며 “드렁큰타이거는 도전하고 뭔가를 부수는 내용의 노래가 성행할 때 만들어진 팀이다. 팬들이 변하고 있는 나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드렁큰타이거는 그 자체로 둬야겠다고 생각해 마지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소심한 성격이다.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면서 많은 세상을 접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늘어났다”며 “예전에 곡을 내면 자주 금지곡이 돼 어떻게하면 금지 당하지 않고 메시지를 숨겨 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할로윈데이에만 코스튬을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마지막 앨범’이라는 장치로 드렁큰타이거 안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JK는 이번 앨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1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곡가 랍티미스트와 300곡 정도를 같이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 (윤)미래가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봐줬다. 즐거우면서 힘들었다. 다툼은 없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윤미래)팬이기 때문에 미래가 뭐라고 하면 따라가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인 만큼 앨범 자체에 공을 들였다. 타이거 JK는 “팬들에게 소장 가치가 있는 걸 주고 싶었다. 요즘 CD를 듣는 환경이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CD로 노래를 듣지 않더라도 소장할 수 있는 것을 드리고 싶었다. 아이돌 그룹이 하는 게 무엇인지 공부도 했다”고 설명했다.
CD1과 CD2로 나눠진 정규 10집에는 30곡이 수록됐다.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채웠고, 다른 한 장에는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로 음악을 확장해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RM, 세븐틴의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힘을 보탰다.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타이거JK와 오랜 시간 함께한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곡으로, 그만의 붐뱁 사운드에 드렁큰타이거 고유의 음악색이 담겼다. 드렁큰타이거의 오랜 팬이 반가워할 트랙이기도 하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결국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이면 된다’는 힙합 고유의 흥과 메시지를 담았다. 남녀노소가 고루 즐길 수 있는 힙합 트랙이 될 전망이다.
타이거 JK는 이날 음감회에서 30곡 중 대표적인 노래들을 소개했다. 그는 수록곡 ‘손뼉’을 들으며 “싸이의 ‘흠뻑쇼’ 게스트로 무대에 섰는데 당시의 충격과 감회는 가수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4만 명의 함성을 느끼니 이런 곡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랍티미스트와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 세대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곡을 찾다가 (김)종국, (은)지원, 하하, 데프콘까지 참여해줬다”면서 “드렁큰타이거를 그만두기 전에 국민가요를 만들고 싶었는데, 국민가요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 RM과 함께한 ‘Timeless’에 대해서는 “가장 독특하면서도 오리지널”이라고 강조했다. 타이거 JK는 “RM이 가사도 잘 쓰고 곡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진심과 열정, 거기에 실력도 뛰어나다”며 “RM과 함께 대중적인 비트의 노래를 하면 이슈가 될 걸 알지만 나와 RM이 추구하는 음악을 택했다. 성적이나 차트에 상관없이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타이거 JK는 드렁큰타이거의 20년이 가장 잘 표현된 곡으로 ‘뷰티풀(Beautiful)’을 꼽았다. 타이거 JK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정신 차리는데 5년이 걸렸다. 그렇게 슬프고 괴로웠는데 (그리움이) 무뎌진 게 섭섭했다. 다들 폐인은 나쁜 거라 하지만, 누군가가 그리울 때 오는 아픔도 반갑고 폐인이 나쁘지도 않을 때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힙합 인생을 돌아본 타이거 JK는 “차트에 올라간 음악은 힙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이 가짜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진솔함을 기발한 은유로 표현한다는 자부심을 가졌다가 ‘서른즈음에’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 힙합은 이거(’서른즈음에‘)다’라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자전적인 내용, 사소한 이야기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힙합은 문화,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빈민가 길거리에서 기원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음악이다. 뭔가 도전하고 기발한 것을 만들어내는 게 힙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타이거 JK는 “앨범이 발표되면 차트는 보지 않을 생각이다. 1년 6개월 동안 앨범을 만들었으니 열심히 공연을 하면서 활동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드렁큰타이거의 정규 10집 ‘X : Rebirth of Tiger JK’ 발매 기념 음감회가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이십사라이브홀에서 열렸다.
‘X : Rebirth of Tiger JK’는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이다. 타이거JK와 DJ 샤인이 1999년 결성한 드렁큰타이거는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난 널 원해’ ‘위대한 탄생’ ‘굿라이프’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심의에 안 걸리는 사랑노래’ ‘몬스터’ 등의 히트곡을 통해 한국 힙합 대중화에 앞장섰다. 2005년 DJ샤인이 탈퇴한 후 타이거JK가 홀로 활동하며 팀명을 지켜왔다.
타이거 JK는 “타이거 JK는아직 진화하고 있고 여러 음악 장르에 빠져 있지만, 드렁큰타이거는 문을 닫고 타임 캡슐에 넣어야 하는 타이밍이라 생각했다”며 “드렁큰타이거는 도전하고 뭔가를 부수는 내용의 노래가 성행할 때 만들어진 팀이다. 팬들이 변하고 있는 나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드렁큰타이거는 그 자체로 둬야겠다고 생각해 마지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소심한 성격이다. 남편이 되고 아빠가 되면서 많은 세상을 접했다.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없는 표현들이 늘어났다”며 “예전에 곡을 내면 자주 금지곡이 돼 어떻게하면 금지 당하지 않고 메시지를 숨겨 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할로윈데이에만 코스튬을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마지막 앨범’이라는 장치로 드렁큰타이거 안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JK는 이번 앨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1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작곡가 랍티미스트와 300곡 정도를 같이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 (윤)미래가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봐줬다. 즐거우면서 힘들었다. 다툼은 없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윤미래)팬이기 때문에 미래가 뭐라고 하면 따라가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인 만큼 앨범 자체에 공을 들였다. 타이거 JK는 “팬들에게 소장 가치가 있는 걸 주고 싶었다. 요즘 CD를 듣는 환경이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CD로 노래를 듣지 않더라도 소장할 수 있는 것을 드리고 싶었다. 아이돌 그룹이 하는 게 무엇인지 공부도 했다”고 설명했다.
CD1과 CD2로 나눠진 정규 10집에는 30곡이 수록됐다. 한 장은 특유의 붐뱁 장르로 채웠고, 다른 한 장에는 재즈, EDM, 레게 등 여러 장르로 음악을 확장해 신선함을 더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RM, 세븐틴의 버논 등 실력파 K팝 아이돌은 물론 도끼,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후배,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힘을 보탰다.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타이거JK와 오랜 시간 함께한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곡으로, 그만의 붐뱁 사운드에 드렁큰타이거 고유의 음악색이 담겼다. 드렁큰타이거의 오랜 팬이 반가워할 트랙이기도 하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결국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이면 된다’는 힙합 고유의 흥과 메시지를 담았다. 남녀노소가 고루 즐길 수 있는 힙합 트랙이 될 전망이다.
타이거 JK는 이날 음감회에서 30곡 중 대표적인 노래들을 소개했다. 그는 수록곡 ‘손뼉’을 들으며 “싸이의 ‘흠뻑쇼’ 게스트로 무대에 섰는데 당시의 충격과 감회는 가수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4만 명의 함성을 느끼니 이런 곡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랍티미스트와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 세대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곡을 찾다가 (김)종국, (은)지원, 하하, 데프콘까지 참여해줬다”면서 “드렁큰타이거를 그만두기 전에 국민가요를 만들고 싶었는데, 국민가요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 RM과 함께한 ‘Timeless’에 대해서는 “가장 독특하면서도 오리지널”이라고 강조했다. 타이거 JK는 “RM이 가사도 잘 쓰고 곡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진심과 열정, 거기에 실력도 뛰어나다”며 “RM과 함께 대중적인 비트의 노래를 하면 이슈가 될 걸 알지만 나와 RM이 추구하는 음악을 택했다. 성적이나 차트에 상관없이 우리가 좋아하는 걸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타이거 JK는 드렁큰타이거의 20년이 가장 잘 표현된 곡으로 ‘뷰티풀(Beautiful)’을 꼽았다. 타이거 JK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만든 노래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정신 차리는데 5년이 걸렸다. 그렇게 슬프고 괴로웠는데 (그리움이) 무뎌진 게 섭섭했다. 다들 폐인은 나쁜 거라 하지만, 누군가가 그리울 때 오는 아픔도 반갑고 폐인이 나쁘지도 않을 때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힙합 인생을 돌아본 타이거 JK는 “차트에 올라간 음악은 힙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이 가짜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진솔함을 기발한 은유로 표현한다는 자부심을 가졌다가 ‘서른즈음에’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 힙합은 이거(’서른즈음에‘)다’라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자전적인 내용, 사소한 이야기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힙합은 문화,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빈민가 길거리에서 기원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음악이다. 뭔가 도전하고 기발한 것을 만들어내는 게 힙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타이거 JK는 “앨범이 발표되면 차트는 보지 않을 생각이다. 1년 6개월 동안 앨범을 만들었으니 열심히 공연을 하면서 활동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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