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그룹 더 로즈의 재형(왼쪽부터), 하준, 도준, 우성. / 사진 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더 로즈의 재형(왼쪽부터), 하준, 도준, 우성. / 사진 이승현 기자 lsh87@
더 로즈의 음악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앨범명과 수록곡이 하나의 이야기다. 수록곡과 수록곡 사이에도 연결고리가 있다. 외로움, 설렘, 후회, 그리움 등 느끼는 감정을 멜로디로 옮기고 감정 선을 따라가며 가사를 쓴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잊고 있던 기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4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두 번째 미니앨범 ‘돈(Dawn)’의 주제는 공감과 위로다. 새벽이라는 뜻의 앨범명처럼 사람의 감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새벽 시간을 함께 할 음악들로 채웠다. 외로운 시간,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어루만진다. 빈 공간을 채워주면서 오래 노래하고 싶다는 더 로즈의 꿈을 느낄 수 있는 노래들이다.

10. 최근 데뷔 1주년을 맞았어요. 지난 1년을 돌아보니 기분이 어떤가요.
재형: 데뷔 초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바뀌었다면 많이 바뀌었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더 로즈의 음악을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고 음악을 내는 플랫폼이 생겼죠. 우리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 음악을 하는 이유가 더 확실해졌다는 것에 감사해요. 1년 조금 지났지만 천천히 오래 더 로즈의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준: 처음 데뷔할 때 우리끼리 세운 목표가 있어요. 월드 투어를 하고, 원하는 아티스트와 협업도 하고, 그래미 시상식에도 서는 거죠.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하게 음악을 하자는 건데 그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우리가 내는 앨범마다 들어주는 분들이 생기고 공감해 주는 분들이 생겨서 행복하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목표를 이루고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도준: 1년이 지나 돌이켜보니 홀로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흑장미라는 팬클럽이 생기고 그분들과 뭐든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그래서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고 많은 것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데뷔 후 내 직업을 가수, 밴드라고 소개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더 잘 하고 싶어요.
우성: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1년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10. 더 로즈의 곡들은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인데요. 타이틀곡 ‘쉬즈 인 더 레인(She’s in the rain)’은 어떤 곡인가요? ‘행복했던 너’를 되찾을 때까지 옆에 함께 해주겠다는 가사가 너무 따뜻해요. 특히 “We’re in the rain”이라는 마지막 가사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죠.
우성: 달콤하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보다는 위로를 하고 싶었어요. 마음속에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가진 분들을 위한 곡이죠. 우리나라에 우울증을 가진 사람이 유독 많다는 기사를 접하고 힐링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리도 해외 투어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호텔을 옮겨 다니면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거든요. 이런 감정들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풀어나가기 시작했어요. 저마다 슬픈 원인은 다르겠지만 외로움은 같은 것이라 생각해요. 문제점이나 외로움, 어떤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곁에 있어 주는 것으로 무게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입니다. 비를 세상 문제와 걱정, 피할 수 없는 것들로 표현했어요. We’re in the rain. 비가 오는 걸 막아줄 수는 없지만 같이 맞아주겠다는 의미예요. 우리가 전하고 싶은 진짜 마음이죠.

10. 수록곡도 궁금해요.
도준: 첫 번째 트랙 ‘아이 돈 노 유( I Don’t Know You )’는 경쾌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편곡했어요. 1980~90년대 정통 밴드 사운드를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간단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밝음을 많이 생각했죠. 상대에 대한 궁금증과 설렘을 가사로 표현했어요. 나와 같을까 확인받고 싶어서 괜히 혼자 상대방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사죠. 그래서 듣자마자 ‘오’하는 감탄이 나올 거예요. (웃음)
하준: 세 번째 트랙 ‘테이크 미 다운(Take Me Down)’은 쉽게 말해서 ‘날 놔줘’ 하는 노래예요.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상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답답함을 담은 곡이죠. 밴드 사운드에 집중했어요. 지인들과 함께 떼창을 한 부분이 있는데 나름의 도전이에요. 라이브 공연 때 빛을 발할 것 같은 곡입니다.
재형: 마지막곡은 ‘불면증’이라는 곡이에요. ‘아이 돈 노 유’가 설렘을 표현해 경쾌한 곡이라면 이 노래는 연인이 헤어졌지만 완전히 잊지 못해 그리워하고 후회하는 감정을 담아 참 슬픈 노래예요. 잔잔하면서도 최대한 여운을 남기려 노력했어요. 쓸쓸한 분위기를 잡을 때나 잠 못 이루는 새벽에 주로 하는 생각들이 가사에 있어요.
도준: 연인으로 생각하자면 연애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다 있어요. 모든 상황에 대입을 할 수 있는 노래로 준비했죠.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라면 ‘아이 돈 노 유’, 이별했다면 ‘불면증’이 딱이에요. 본인 상황에 맞는 곡을 들으면서 공감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룹 더 로즈의 재형(왼쪽부터), 하준, 도준, 우성. / 사진 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더 로즈의 재형(왼쪽부터), 하준, 도준, 우성. / 사진 이승현 기자 lsh87@
10. 더 로즈는 해외 투어를 많이 하죠? 올해만 해도 유럽 6개국, 북미 7개 도시, 남미 4개 도시 투어를 완료했고 국내 컴백 후 또 다시 유럽과 일본 투어 계획이 있던데요.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한국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재형: 향수병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근데 무대에 올라가면 그 순간만큼은 잊혀져요. 무대에만 집중하게 돼요.
우성: 그립죠. 근데 그립기 때문에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 있으면 편안하기만 한데 외국에 나가면 그리움이 커져요. 그런 감정들이 에너지로 폭발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대가 기다려지고 항상 즐길 수 있죠.

10. 팬클럽인 흑장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들었어요. 국내 팬을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나요.
하준: 국내 활동에 늘 아쉬움이 있어요. 한국 흑장미를 위해서 해외에 나가 있을 때도 영상을 통해서 소통할 예정입니다. 버스킹도 자주 하고 연말에 국내 공연도 할 겁니다.
도준: 사실 국내 인지도가 해외보다 낮고 활동 성적이 기대보다 낮아서 컴백을 앞두고 국내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저마다 생각했어요. SNS에 라이브 공연 영상을 자주 올려서 함께 있는 느낌을 주려고 해요. 버스킹도 원래보다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팬사인회도 준비 중이죠.

10. 더 로즈가 현재 가진 고민은 뭔가요.
우성: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 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 어쩌면 지금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해외에서 보낼 수도 있잖아요. 여유롭지 않을 것 같은데 멤버들이 무너지지 않고 건강한 정신으로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뭐 이런 고민이죠. 서로서로 빈 공간을 채워주면서 오래가고 싶어요.
재형: 요즘 따라 저 혼자 있으면 공허한 느낌이 들어요.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겠는데 멤버들과 대화하고 상의하면서 조금씩 채워나가고 있어요.
하준: 팀으로는 더 로즈의 인지도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급함이 있어요. 또래를 보면 직업을 가져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어떻게 보면 떠야 뭔가를 할 수 있는 직업이잖아요. 제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있지만 부모님을 보면서 해드릴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서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커요.
도준: 더 로즈요. 우리 팀은 제일 지키고 싶은 소중한 부분이라 데뷔 2년 차에 생각할 부분은 아니지만 우리 네 명이서 끈끈하게 쭉 가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팀이 결성될 때부터 해온 고민이자 우리의 욕심이고 꿈이죠.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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