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JTBC ‘라이프’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라이프’ 방송화면 캡처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가 지난 23일 첫 회부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수연 작가의 치밀한 대본과 홍종찬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뤘다.

JTBC 역대 드라마 첫 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라이프’는 2회 역시 전국 5.0%, 수도권 5.6%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 시작부터 달랐다!…태풍의 서막, 병원장 천호진의 죽음

이보훈(천호진)은 상국대학병원에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에서 병원의 진정한 가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였다. 신념의 상징이자 상국대학병원의 중심인 이보훈 원장의 죽음은 시작부터 강한 충격을 안겼다. 예진우(이동욱)와 김태상(문성근)의 절망적인 표정은 이보훈이 어떤 존재였는지 단번에 각인시켰고, 이는 이후 벌어지는 변화와 죽음에 얽힌 진실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첫 장면부터 주요 인물의 죽음을 배치하는 이수연 작가의 비범한 구성과 노련함이 만든 빈틈없는 시작이었다.

◆ 보는 이들까지 숨죽이게 한 치열한 대립!…일당백 조승우 VS 의료진 팽팽한 설전

서로에게 겨눈 날카로운 신념과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한 설전은 ‘라이프’의 백미였다.

낙산 의료원 파견 사업에 반대하는 의료진의 주장을 빈틈없는 논리로 처참하게 깨부수는 구승효(조승우)의 일당백 존재감은 상국대학병원에서 벌어질 양보 없는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서로의 숨겨진 속내를 알아본 예진우, 구승효, 주경문(유재명)의 시선이 의미심장하게 엇갈리는 장면은 앞으로 벌어질 파란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대사 하나, 눈빛 하나로 공기마저 바꾸는 배우들의 연기가 이뤄낸 합이 경탄을 자아냈다.

◆ 이동욱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생명을 외면할 용기가 없어서”

예진우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조차 사치인 듯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반사적으로 달려갔다.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생명을 외면할 용기가 없어서”라는 예진우의 답은 “왜 이 길을 택했냐”는 질문의 무게에 비하면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생과 사의 기로에서 단 하나의 생명도 허투루 대하지 못하는 진중함이 담겨 있다.

거창한 사명감이 아닌 현실적인 의사의 신념을 보여준 예진우의 독백은 병원 일에 쉽사리 나지 않던 그가 왜 구승효에 맞서 나서기 시작했는지를 암시하며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 조승우 “밀월관계 끝났어. 자초한 거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 3개 과의 낙산의료원 파견을 준비하던 구승효에게 죽은 이보훈 원장의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물은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논리와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파견의 목적은 적자 해소에 있음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글에 구승효도 회유책을 쓸 마음을 접었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본사 구조실을 호출하는 구승효의 모습에서 승부사 기질이 두드러졌다. “밀월관계 끝났어. 자신들이 자초한 거야”라는 대사는 본격 전개될 치열한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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