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제공=tvN ‘나의 아저씨’
사진제공=tvN ‘나의 아저씨’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를 본 시청자들이 “마치 소주 같다”는 반응을 내놨다. 첫 맛은 쓰지만 끝은 속이 따뜻해지는 소주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매회 씁쓸하지만 뜨거운 위로를 전한다.

지난 4일 방송에서는 삼안 E&C에 담긴 직장인들의 현실이 그려졌다. 무겁게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안정적인 명함을 쥐고 있지만 자신을 쫓아내려는 후배를 상사로 둔 동훈(이선균). 평생을 반듯하게 물 흐르듯 살아온 그는 절대 굽히는 법이 없다. 누구보다 곧고 바르게, 욕망과 양심 중에서 양심을 지키며 산다.

잘난 사람에게 밟히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아 보는 이에게 씁쓸함과 헛헛함을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이 같은 퍽퍽한 세상에도 숨 쉴 틈은 있다. 술에 취해 도준영(김영민) 대표에게 “사석에서는 박동훈 부장에게 선배님이라고 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주정을 부린 송과장(서현우). 동훈을 곤란하게 했지만, 그 시작은 그를 향한 안쓰러움이었을 것이다.

모두 못난 동훈 탓이라는 뒷말을 하던 김대리(채동현)의 뺨을 때린 지안(이지은). 이어”형한테 돈 받아쓰는 거 부담스러워할까 봐, 일부러 상품권 사서 어디서 생겼다면서 준 거 다 안다. 돈 벌어서 형 참치 사주고 싶다”며 동훈의 노고를 알아주는 막내 기훈(송새벽). 이 모든 것들이 비틀거리며 위태롭게 걷다 넘어져 다 포기하고 싶은 동훈을 다시 일으키는 이유다.

이처럼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상처를 보듬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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