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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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와 영화계를 뒤흔든 ‘미 투(Me too, 성폭력 피해 고백)’ 운동이 가요계로 번지고 있다. 드러머 남궁연을 시작으로 아이돌, 발라드 가수, 트로트 가수 출신 제작자가 성추행 및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한 매체는 9일 오전 현직 아이돌 A씨에게 6년 전 성폭행 당했다는 여성의 증언을 보도했다. 이 여성은 A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제보를 한다고 해서 내가 얻을 것도 없지만 6년간 많이 힘들어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 ‘미투 운동’으로 이제라도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루 앞선 지난 8일에는 SBS ‘8뉴스’를 통해 트로트 가수 출신 음반 제작자 B씨가 작사가 이 모 씨를 수차례 성추행하고 급기야 성폭행까지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B시는 ‘8뉴스’ 측에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라고 입장을 밝혔다. 보도 이후에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 외에도 지난 7일 아이돌 C씨에게 과거 성추행을 당하고 나체 사진을 보내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폭로글이 게재됐다 지워지는 일이 있었다. 발라드 그룹 리드보컬 D씨가 옛 연인의 신체와 성관계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몰래 촬영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음악인 강태구(왼쪽부터) 남궁연 던말릭 / 사진=텐아시아 DB
음악인 강태구(왼쪽부터) 남궁연 던말릭 / 사진=텐아시아 DB
가요계에 ‘미 투’ 고발이 확산되면서 드러머 남궁연, 래퍼 던말릭, 싱어송라이터 강태구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첫 폭로 당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의사를 내비친 남궁연과 변호인은 지난 7일부터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 던말릭의 소속사는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그를 제명했으며 강태구 역시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해자를 추측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가수에게 불똥이 튀는 사례가 있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 그룹 B1A4 산들과 그룹 2AM 이창민은 데뷔 연도 등을 근거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곤란을 겪었다. 두 사람의 소속사는 “‘미 투’ 가해자가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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