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이은미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컨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린 신곡 ‘알바트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이은미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컨퍼런스 하우스에서 열린 신곡 ‘알바트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맨발의 디바요? 데뷔 초에 들었던 말인데, 만약 20년쯤 뒤에도 잘 해내가고 있다면 자랑스럽게 쓰겠다고 말했어요. 어느덧 28년이 됐네요, 하하.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닉네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이은미가 26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은미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수식어는 바로 ‘맨발의 디바’. 무대 위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종횡무진하며 열정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본 한 기자가 붙인 표현이다.

올해로 데뷔 28년 째인 이은미는 지난 25일 첫 싱글 ‘알바트로스’를 내놓고 대중 앞에 섰다.

“‘알바트로스’는 남들이 보기엔 못생겼다고 말할 수도 있는 커다란 날개를 가진 새의 이야기예요. 스스로의 단점, 아픔이 삶이라는 화두를 만나 어떻게 멋지게 비상할 수 있는지를 말하는 곡이죠. 벅차오르는 힘을 뜨겁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멜로디, 가사가 갖고 있는 그 모든 힘들을 지금 이 시점에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2005년 ‘애인있어요’로 호흡을 맞춘 윤일상 작곡가, 최은하 작사가와 또 한번 손을 잡았다. 이은미는 윤일상을 두고 동료이자 길잡이라고 표현했다.

“윤일상은 항상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을 때마다 함께 작업하는 동료이면서 길잡이에요. 윤일상, 최은하는 또 다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들이죠. ‘애인있어요’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같이 했어요. 계속 새로운 작업을 할 때마다 찾아요.”

지난해 리메이크 음반을 발매하고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 이은미는 공연이 없는 날,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촛불을 켜고 국민과 마음을 나눴다.

가수 이은미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수 이은미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보컬리스트로서의 신체의 노화를 겪고, 또 지난해 국가적 혼란에 빠져 마음이 황폐해졌어요. 스스로도 패닉이었죠. 도저히 노래를 부를 수 없었어요. ‘알바트로스’는 이미 작업을 다 해뒀는데도 말이죠. 투어 중간 비어있는 주말,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는데 ‘할 수 있겠다. 어깨를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안에 긍정적인, 넓은 날개를 펼칠 수 있겠구나 하고요. 그렇게 윤일상, 최은하에게 작업을 다시 청해 4월에 완성됐습니다. 쌓여있는 압박감을 풀어낼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빨리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이은미는 ‘폴리싱어'(political+singer, 정치적 의견 개진에 적극적인 가수)로 분류되는 가수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7차 촛불집회 당시에도 위로와 희망을 노래했다. 누구든 하고픈 이야기는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그다.

“대중 음악을 하는 음악가로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음악을 나누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기왕이면 갖고 있는 사랑을 공동의 선으로 나누고 싶어요. 좋은 에너지와 힘이 있다면 좋은 쪽에 쓰이도록 하는 것이 받은 사람의 보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따뜻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힘을 보탤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하려고 해요.”

또 하나, 지금까지 쌓인 경험이 모두 음악에 녹길 바란다.

“지금까지 겪은 경험이 모두 쌓여서 음악에 표출되길 간절히 바라요. 어제 ‘알바트로스’가 발매되고 윤일상 작곡가에게 ‘진심이 여러분에게 전달되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광장에서 느낀 그 뜨거움을 이 노래에 최대한 녹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받아주신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곧 가수 인생도 30주년을 맞는다. 사랑을 노래하고 삶을 읊고 또 지금을 위로하는 이은미는 ‘맨발의 디바’란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가이다.

이은미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은미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맨발의 디바’는 어떤 기자가 만들어준 별명이었어요. 4, 5년밖에 안된 가수에겐 거대한 칭호라, 20년쯤 뒤에도 잘 해내가고 있다면 자랑스럽게 쓰겠다고 말했는데, 28년이 됐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닉네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큰 부담이라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압박도 크지만, 멋진 별명을 끝까지 잘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음악가로 남는 게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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