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배우 설경구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제작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설경구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제작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요새 몇 작품 말아먹어서 힘들다.”

배우 설경구의 뼈 있는 농담이었다.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는 그간 ‘박하사탕’(2000), ‘공공의 적’(2002), ‘실미도’(2003), ‘그놈 목소리’(2007), ‘해운대’(2009), ‘타워’(2012), ‘감시자들’(2013) 등을 통해 평단의 호평과 흥행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의 작품들을 통해서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설경구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제작 CJ엔터테인먼트)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액션드라마로 최근 제70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변성현 감독은 ‘나의 PS파트너’ 이후 두 번째 상업영화 연출작을 칸 영화제에 진출시켰다. 설경구는 ‘오아시스’ ‘박하사탕’ ‘여행자’에 이어 4번째로 칸에 초청됐다.

설경구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오랜만에 칸 영화제에 초청이 돼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설경구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고 “요새 영화 몇 개 말아먹어서 힘들다. 그래서 칸 영화제에 가서 그렇게 기뻐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변성현 감독의 전작인 ‘나의 PS파트너’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믿음이 갔다. 정말 솔직하고 숨김도 없구나 싶었다. 당신 믿고 해보겠다고 이야기했다”다면서 “고사 지낼 때도 감독이 ‘흥행을 잘 모르겠는데, 잘 찍을 자신이 있다’고 얘기했다. 정말 믿어도 되겠다고 또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이 ‘나의 PS파트너’에서 함께 한 지성에 대해 “너무 반듯해서 구겨버리고 싶었다”고 얘기한 부분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자신은 어떻게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변성현 감독이 난 이미 구겨져 있어서 빳빳하게 피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웃어 보였다.

실제 설경구는 단정한 더블 버튼 슈트에 포마드를 바른 헤어스타일로 빳빳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변성현 감독은 설경구에게 가슴골을 만들고 팔뚝 근육을 키우라는 주문을 했다. 노출 장면은 없지만 슈투를 입었을 때 핏이 제대로 살아나기 때문. 설경구는 “허리에 힘 좀 주고 애섰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설경구 선배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지방촬영을 가면 매일 아침 줄넘기를 몇시간 동안 몇천개씩 했다”고 감탄했다.

설경구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시대’를 자극이라고 정의했다. “나를 빳빳하게 피려고 노력했었다”고 말한 그는 “감독과 스태프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았다. 다들 경험이 풍부하진 않았다. 그런데 서로간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면서 “콘티 작업 때부터 한 컷 한 컷을 정성을 들였다. 촬영 전부터 자극을 많이 받았다. 스타일리시를 떠나서 ‘이게 영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 내 영화 ‘감시자들’들을 좋아하는데, 그때 정우성과 한효주가 스타일리시를 맡았다면 난 구겨진 상태였다. 그래서 변성현 감독이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 하지 말고, 민망해 하지 말라고 말해줬다”면서 이전과는 다른 설경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