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마스터’ 포스터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포스터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가 이 시국에 안길 카타르시스에 관심이 모아진다.

‘마스터’는 나쁜 놈 진현필 회장(이병헌), 그리고 그 뒤에 숨어있는 더 나쁜 놈인 배후의 권력까지 모조리 잡기 위해 끝까지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의 추격을 그린다. 진현필은 조 단위의 금융사기를 벌이고 필리핀으로 도피, 사망으로 위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인다. 조의석 감독은 “진현필은 조희팔의 초성에서 착안한 이름”이라고 밝히며 “역사가 반복되면서 기억에 남는 인물을 진현필 캐릭터에 녹이려고 노력했다”며 말했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리는 조희팔은 의료기기 렌탈 사기로 약 3만여 명으로부터 5조원 이상의 사기를 치고 중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그곳에서 사망 소식을 전하며 검찰은 그에 대한 수사를 종결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청해진 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유병언을 떠올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소환에도 불응하고 도주한 유병언은 순천에서 백골이 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병언의 도피를 지휘한 인물은 바로 그의 최측근인 신엄마와 김엄마다. 구원파에서 엄마는 지도자급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영화 속에서 진현필 곁을 보필하는 김엄마(진경)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다.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컷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엘시티 사건을 연상시키는 지점도 있다. 진현필은 자신과 결탁한 권력들을 장부에 기록으로 남겼다.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진현필의 로비장부에 접근하기 위해 박장군(김우빈)에게 접근한다. 김재명은 진현필의 로비장부를 획득해 “썩어버린 머리 잘라내겠다”는 각오를 지닌 신념 가득한 인물이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해운대에 들어서는 엘시티 건설의 비리를 추적하며 이영복 회장의 ‘비밀장부’를 수면 위로 올려놓으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영화는 권력형 비리와 정경유착 등 한국 사회의 치부를 꼬집거나,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굵직한 사건들을 반영했다. 답답한 상황들의 연속이지만 ‘마스터’는 현실과는 또 다른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어떤 위기와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진현필을 집요한 쫓는 김재명의 활약은 우리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정의로운 인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김재명을 연기한 강동원은 “김재명은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갈망하는 정의로운 형사이자 정말 간절히 보고 싶어 하는 캐릭터”라면서 “나 역시도 이런 인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조의석 감독은 “’마스터’는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는 사회에 지친 사람들 모두가 한 번쯤은 상상했을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밝혔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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