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블랙핑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블랙핑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는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내놓는 걸그룹이다. 직속 선배 투애니원은 걸그룹에 대한 기존의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척도를 제시했다. 그 뒤를 잇는 ‘YG표 걸그룹’ 블랙핑크에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투애니원을 뛰어넘고 걸그룹의 새로운 지표가 되는 것이다.

블랙핑크의 제작자이자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블랙핑크의 데뷔 쇼케이스에서 “모든 제작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만든 가수와 콘텐츠에 대해 자신감이 없으면 대중을 설득할 수 없다”며 “블랙핑크는 3, 4년 전 영상을 봐도 굉장히 잘하는 친구들이었다. 지금 빅뱅 다섯 멤버가 10년 째 똘똘 뭉쳐있는 것처럼, 블랙핑크 역시 많은 연습생들을 고민하다 이 네 명의 조합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혹자는 블랙핑크의 차별성을 외모로 꼽기도 한다. YG가 이전에 선보인 여성 그룹들에 비해 블랙핑크 멤버들의 얼굴이 ‘예뻐졌다’는 것. 양현석은 이에 대해 “YG가 왔던 길에서 조금 틀어보고 싶었다”며 “나는 잘생긴 사람, 예쁜 사람보다 멋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멋있는 사람이 (외모적으로도) 잘생겨 보이고 예뻐 보이더라. 그래서 지금까지 실력을 첫 번째로 봤다면, 블랙핑크는 외모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자신할 수 있는 멤버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양현석은 또 빅뱅부터 아이콘까지, 앞선 YG 아이돌그룹들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린 데 반해 블랙핑크가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에 대해 “이 친구들을 무대에 빨리 세우고 싶다. 이 친구들이 연습할 때, 무대에 서 있는 것만 봐도 멋있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실제로 노래하고 춤을 추는 모습에서 모든 부분이 다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룹 블랙핑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블랙핑크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래서 결론적으로 블랙핑크가 투애니원과 무엇이 다른지를 물었을 때, 양현석의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양현석은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서 블랙핑크는 다른 그룹과의 비교 대상이기 이전에 가장 YG스러운 그룹이 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블랙핑크 역시 “투애니원은 대선배이기 때문에 비교보다는 닮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우리는) 몇 년 동안 24시간 붙어 연습했다. 준비 기간이 긴 만큼 앞으로 보여 드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과연, 이날 공개된 블랙핑크의 데뷔곡 ‘휘파람’과 ‘붐바야(BOOMBAYAH)’는 대중성과 마니아층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YG 다운 음악 색을 갖췄다. 빅뱅과 투애니원 등 YG 대표 아이돌들의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테디가 2년여의 공을 들여 완성한 결과물이라는 이번 신곡들은 그 명성에 걸맞게 중독성 넘치는 후크와 리스너들의 흥을 돋우는 비트로 완전 무장됐다.

이제 막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벌써 어깨가 무겁다. ‘YG 야심작’, ‘제 2의 투애니원(2NE1)’, ‘괴물 신인’ 어마무시한 수식어들이 블랙핑크의 이름 넉 자 앞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수식어를 덜어내고 오롯이 블랙핑크만 바라본다면, ‘YG의 야심작’은 충분히 수작(秀作)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