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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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8년 만에 책임을 물으려는 자와, 잊고 살려는 자들 사이 묻힌 진실을 추적해본다.

2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8년 전 미국 코네티컷에서 있었던 한인 유학생 학대,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목사가 돼 나타난 가해 용의자 사이 18년 만의 진실게임을 파헤친다.

# 18년 전 시작된 숨바꼭질
미국에 사는 한 중년의 여인이 18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 그녀는 18년 전, 미국 코네티컷에서 자신의 아들이 집단폭행과 학대, 성폭행을 당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용의자들은 미국 법원의 판결을 받기 전에 모두 도주했고, 놀랍게도 그 중 한 명은 현재 한국 교회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어린 아이는 울고 있어요
15살, 그 시간에 멈춰서 울고 있다고요“

-피해자 김건우(가명) 씨 어머니 인터뷰 中

# 소년에게 찾아온 잔인한 여름
어린 나이에 홀어머니를 떠나 누나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 간 김건우(가명, 당시 15세) 씨는 현지 교회에서 세 명의 ‘형들’을 만났다. 전도사 신기훈(가명)와 그의 동생 신장훈(가명), 그리고 대학생 배철민(가명)이었다. 아이비리그 대학원에서 목회 공부를 하던 신 전도사와 명문대에 다니던 배 씨. 건우 씨는 방학 동안 공부를 가르쳐준다는 이들의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여름방학 동안 그들의 집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 집에 서열이 있다면 제가 제일 마지막이었어요
목사님, 형들. 작두라는 개.. 또 다른 개.. 그 다음이 저였어요…

미국 수프 중에 있어요. 치킨 누들 수프라고
그걸 줄 테니까 하자고 시켰어요… 하자고. 안 하면 또 때리겠다”

– 미국에서 진행한 김건우(가명) 씨 진술 中

건우 씨에 따르면, 처음에는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어느 새 학대가 일상이 됐다고 한다. 회초리로 시작한 폭행 수단은 목검, 골프채로 커져갔다고 하는데… 2~3일 간 굶은 어느 날은 수프 한 그릇을 대가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8년 동안 남모를 고통 속에 괴로워했다고 했다.

이 충격적인 고백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검찰 및 법원, 현지 변호사 등을 통해 방대한 양의 당시 수사기록을 확보했다. 또 국내 법의학 전문의, 범죄심리학 및 심리학과 교수 등과 함께 꼼꼼한 문서 검증작업에 나섰다. 과연 그의 진술은 사실이었을까.

# 추적,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당시 가족들이 미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 전도사는 이미 해외로 출국한 뒤였고, 배 씨는 기소됐지만 역시 해외로 도주해 수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18년 만에 우연히 찾아낸 신 전도사는 우리나라에서 목사가 돼있었다. 배 씨 역시 한국에서 멀쩡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 일’에 대해 서로 책임을 회피했다.

“저 도망쳐나왔어요. 그런데 저는 어떻게 보면 되게 일각일 뿐인데요
저한테 (취재)하지 마시고 신기훈(가명) 씨한테 하세요“

– 배철민(가명) 씨 인터뷰 中

“저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고요.
예일대 나오고 런던대 나오고
이제까지 전도사, 목사과정 거쳤어요.
저는 전혀 무관하고 왜 그런 일을 저한테 묻는지 모르겠어요“

-신기훈(가명) 전도사 만남 中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28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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