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57일간의 기묘한 동거 / 사진제공=SBS ‘그것이 알고 싶다’
57일간의 기묘한 동거 / 사진제공=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난해 벌어진 일본 한국인 여대생 사망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故 하나 씨 아버지는 지난해 5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일본에서 유학중인 딸 하나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 왔다는 것. 서둘러 아내와 함께 일본으로 떠났지만 딸이 있는 곳은 응급실이 아닌 경찰서의 시신보관실이었다.

2015년 5월26일 오전 7시2분, 스물 셋 하나씨는 가족이 도착하기도 전, 숨을 거뒀다.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에게 믿기 힘든 이야기가 전해졌다. 하나 씨 가족은 “(경찰에서)타살인지, 교통사고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해 의문을 품게 됐다.

부부가 8개월 만에 만난 딸의 모습은 너무나도 참혹했다. 입도 다물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은 하나 씨의 사인은 출혈성 쇼크였다. 몸 안에 뼈들이 부러지고 장기가 손상되었고, 장기를 보호하는 복막들까지 망가져 있었다.

놀랍게도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처음 부부에게 전화를 걸었던 남자, 바로 하나 씨의 남자친구, 김재민(가명)이었다. 하나 씨는 학교 근처의 맨션에서, 사망하는 날까지 57일간 김 씨와 함께 살았다. 처음 하나 씨를 응급실로 데려온 사람도 김 씨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집안 화장실 욕조 안에 쓰러져 있는 하나 씨를 발견했고 이후 하나씨를 업고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 119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날, 가장 먼저 응급실로 찾아왔던 하나 씨의 친구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병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김 씨 곁에 또 다른 여자, 김소라(가명)가 있었다는 것.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김소라 역시, 하나 씨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하나 씨의 이웃은 “3명이 사귀는 관계였다면 좁은 집에 같이 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저는 잠깐 놀러온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과연 그들이 함께 살고 있었던 104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제작진은 하나 씨의 가족으로부터 그의 휴대폰과 비밀 수첩들을 입수, 놀라운 사실들을 확인했다.

건축가가 되어 예쁜 3층짜리 집을 짓고, 그 안에 가족들을 살게 하는 것이 꿈이었던 스물 셋 하나 씨. 그의 죽음은 정말 우연한 사고였을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