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언젠가 드럭스토어에서, 눈을 사로잡았던 이가 있었다. 화장품 광고 이미지 속, 고양이 같은 앙칼진 느낌의 베이비 페이스. 묘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드클라운X브라더수의 ‘만화처럼’ 뮤직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어딘가 낯익었다. ‘아, 그때 봤던 그 모델!’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만화처럼 뮤비’를 치니, ‘한경현’이란 이름이 떴다. 조금 낯설었지만, 2014 S/S 서울컬렉션 럭키슈에뜨 무대로 데뷔한 모델이었다. 그간 존 박 ‘유(U)’, 하동균 ‘매듭’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최근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어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만난 한경현은 뮤직비디오 속 모습과 닮아 있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차분했다. 차근차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넸고, 그러다가 가끔 빙긋, 웃어 보였다. 독특한 분위기였다. 어지간해서는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을 것 같은, 고요한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친구들이랑 있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좋아한다”며 “고등학교 때 점심 시간이면 학생회실 가서 혼자서 음악 듣고 컴퓨터도 하다가 수업 종 치면 교실로 돌아갔다”는 그녀는 홀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소녀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그런 그녀가 화려한 조명 아래의 런웨이를 걷고,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화보 속 주인공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 “어렸을 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전공도 그쪽으로 정했죠. 모델이 된 건 대학생 때에요. 중학교 때 ‘아이 엠 어 모델(I AM A Model)’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모델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모델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스무 살이 넘어서 스스로 용돈을 벌면서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모델을 하게 된 거죠. 사람에겐 다 자기 길과 운명이란 게 있나 봐요. 제가 또 운명론자거든요. (웃음) 그렇게 모델을 시작했어요. 정말 운명처럼.”
이어 “자유롭지만 나만의 가치가 있다”고 밝힌 한경현은 일을 할 때도 자신만의 ‘룰’이 있는 프로였다.
“모델 일을 하며 만들어진 ‘룰’ 같은 건데, 패션 위크가 끝나는 날부턴 무조건 오프(휴가)에요. 한 한 달은 여행 다니고, 미친 듯이 먹고, 놀아요. 저를 아예 풀어놔요. 엄청 일하면 엄청 쉬어야, 또 엄청 일하고 싶잖아요. 패션 위크 때 바쁘게 일한 다음에 한 달을 쉬고 나면 다시 일하고 싶어져요. 그러면 그때 또 일하죠.” 일의 완급을 조절하며 에너지를 채워가기에 어떤 일에 있어서도 서두르는 법이 없어 보였다. 연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연기를 배운지 4개월 정도 됐다”는 한경현은 “평소에 겪어보지 못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렵지만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 즐기며 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하다 보면 늘지 않겠냐”며 노력의 힘을 믿는 그녀. “뭘 하든, 이왕이면 제대로 하고 싶다”고 당찬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델로서는, 나만의 세계가 있는 게 강점인 것 같다”던 말이 모델뿐 아니라 어느 영역에서든 빛을 발할 것만 같았던 건, “20대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말하던 때에 얼굴 위에 자리한 의지 때문이었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뿅’ 나타난 것 같지만, 작은 다짐들이 쌓이고 쌓여 한경현을 완성해 가고 있었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실제로 만난 한경현은 뮤직비디오 속 모습과 닮아 있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차분했다. 차근차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넸고, 그러다가 가끔 빙긋, 웃어 보였다. 독특한 분위기였다. 어지간해서는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을 것 같은, 고요한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친구들이랑 있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좋아한다”며 “고등학교 때 점심 시간이면 학생회실 가서 혼자서 음악 듣고 컴퓨터도 하다가 수업 종 치면 교실로 돌아갔다”는 그녀는 홀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소녀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그런 그녀가 화려한 조명 아래의 런웨이를 걷고,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화보 속 주인공이 된다는 게, 신기했다. “어렸을 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전공도 그쪽으로 정했죠. 모델이 된 건 대학생 때에요. 중학교 때 ‘아이 엠 어 모델(I AM A Model)’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모델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모델이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스무 살이 넘어서 스스로 용돈을 벌면서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모델을 하게 된 거죠. 사람에겐 다 자기 길과 운명이란 게 있나 봐요. 제가 또 운명론자거든요. (웃음) 그렇게 모델을 시작했어요. 정말 운명처럼.”
이어 “자유롭지만 나만의 가치가 있다”고 밝힌 한경현은 일을 할 때도 자신만의 ‘룰’이 있는 프로였다.
“모델 일을 하며 만들어진 ‘룰’ 같은 건데, 패션 위크가 끝나는 날부턴 무조건 오프(휴가)에요. 한 한 달은 여행 다니고, 미친 듯이 먹고, 놀아요. 저를 아예 풀어놔요. 엄청 일하면 엄청 쉬어야, 또 엄청 일하고 싶잖아요. 패션 위크 때 바쁘게 일한 다음에 한 달을 쉬고 나면 다시 일하고 싶어져요. 그러면 그때 또 일하죠.” 일의 완급을 조절하며 에너지를 채워가기에 어떤 일에 있어서도 서두르는 법이 없어 보였다. 연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연기를 배운지 4개월 정도 됐다”는 한경현은 “평소에 겪어보지 못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렵지만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 즐기며 하고 있다”고 했다. “계속하다 보면 늘지 않겠냐”며 노력의 힘을 믿는 그녀. “뭘 하든, 이왕이면 제대로 하고 싶다”고 당찬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델로서는, 나만의 세계가 있는 게 강점인 것 같다”던 말이 모델뿐 아니라 어느 영역에서든 빛을 발할 것만 같았던 건, “20대를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말하던 때에 얼굴 위에 자리한 의지 때문이었다. 만화 속 주인공처럼 ‘뿅’ 나타난 것 같지만, 작은 다짐들이 쌓이고 쌓여 한경현을 완성해 가고 있었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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