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프로듀스101
프로듀스101
보물을 찾는 것. 어린 시절 소풍의 대미를 장식하는 ‘보물 찾기’는 분명 설렘과 기대를 동반한 달콤한 시간이었다. 성장하면서 그 보다 더 달콤한 시간을 마주하며 그때의 감동이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떠올리면 기분 좋은 추억이다.

2016년, ‘보물 찾기’의 감흥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걸그룹을 꿈꾸는 101명 소녀들의 ‘데뷔 프로젝트’ 엠넷(Mnet) ‘프로듀스 101’이 그것이다.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소녀들, 그리고 이들의 프로듀서로서 TV 앞에 앉은 대중이 주인공이 된다. 걸그룹의 최종 멤버의 선택은 오롯이 시청자들의 몫이라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 총 46개의 기획사에서 나온 연습생은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이른바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100%)로 유닛 걸그룹의 최종 멤버가 가려진다.

처음엔 안될 거라고 아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설명을 들어도 선뜻 감이 오질 않고, 일본 걸그룹 AKB48의 ‘총선거’를 한 번이라도 본 이들이라면, 그 잔인함에 한국의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편으론, 전에 없던 포맷이라 약간의 궁금증도 일었다.

그렇게 이름부터 거창한 ‘프로듀스 101’은 지난 1월 22일 베일을 벗었다. ‘안될 거다’, ‘우리의 정서에는 아니’라고 했지만 볼수록 빠져들며 어느새 ‘취향’을 찾고 응원도 하고, 진짜 프로듀서가 된냥 채찍질에도 가감이 없다. 딱 프로그램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지금까지 4회를 내보냈고, 대거 탈락을 예고한 5회분 방송을 앞두고 있다.

매회 ‘악마의 편집’ ‘불평등’ 불투명’ 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고, 급기야 방송 전 맺은 계약서도 공개돼 이른바 ‘갑질’이라는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방송한지 4회 만에 우여곡절의 연속, 순탄하지가 않다. 덕분인지 시청률은 오르고 있다. 예능이지만, ‘욕하면서 본다’는 흔히 ‘막장 드라마’의 공식과 닮은 행보다.

내가 지지하는 친구가 꼭 데뷔하길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와 소녀들의 꿈을 이용했다는 손가락질을 동시에 받으며 자라고 있는 ‘프로듀스 101′.

국민 프로듀서의 눈으로, 물론 세뇌 혹은 조종 당하는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확실히 눈에 띄는, 이제는 얼굴과 이름을 매치하고 눈여겨보게 된. 대다수가 톱(TOP)11로 데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열한 명의 소녀들을 뽑아봤다. (살짝의 순위 변동을 고려해 후보자도 넣었다.)

★ 인기는 이미 데뷔後…전소미(JYP)
걸그룹 트와이스를 탄생시킨 엠넷 ‘식스틴’으로 쌓은 어마어마한 팬덤의 소유자. 신비로움과 순수, 여기에 열다섯의 솔직하고 통통 튀는 매력까지 겸비해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 첫 회부터 시선 강탈…김세정(젤리피쉬)
시작부터 강렬했다. 시원한 웃음과 자신감 넘치는 무대로 ‘물건’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회를 거듭할수록 돋보이는 출중한 실력으로 감탄을, 탁월한 성품으로 호평을 얻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 센터가 잘 어울리는…정채연(MBK)
확실히 눈에 띄는 외모. 곡의 엔딩에서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 충분했다.

★ 감출 수 없는 존재감…김다니(MBK)
무더기로 연습 중인 상황에 “뒤에 있어도 잘 보여”라는 말보다 더한 극찬이 있을까. 선한 얼굴이 무대 위에서 돌변하는 순간, 빛은 더욱 또렷해진다.

★ ‘픽미업’의 센터…최유정(판타지오)
울보에서 센터로. 다른 연습생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멀리 떨어져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무대 위에서는 180도 변했다. 결국 101명 중에서 ‘센터’의 자리를 꿰차고, 누구보다 당찬 모습으로 ‘픽 미 업(pick me up )’을 소화했다.

★ 경험치는 만렙…허찬미(더블킥)
등장부터 강렬했다. 가장 위인 1번 자리에 당당히 앉았고, 첫 평가에서도 출중한 가창력을 제대로 뽐냈다. 소녀시대가 될 뻔했고, 그룹 남녀공학으로 이미 데뷔한 바 있는 화려한 이력도 갖췄다. 경험치로는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도 남는다.

★ 큐브의 차기 에이스…전소연(큐브)
큐브의 차기 에이스. 랩 실수가 반복되자, 자작랩으로 확실한 차별화를 둘 만큼 자신감과 재능이 훌륭하다. 매회 실력으로 정면돌파하며, 작지만 당돌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 ‘애교’로 완전무장…강미나(젤리피쉬)
타고난 애교쟁이. ‘엄마미소’ 짓게 만드는 눈웃음과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은 에너지가 강점이다. 늘 웃고 있는 모습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로 무대를 더욱 빛나게 한다.

★ 무대 위에서 빛나는 실력파…김나영(젤리피쉬)
현역 걸그룹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그룹 배틀에서 카라 ‘Break it’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매혹적인 눈빛과 가창력, 몰입도를 높이는 여유로움까지 무대를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 돌아보게 만드는 미모…주결경(플레디스)
뒤돌아보게 만드는 출중한 외모를 겸비했다. ‘제2의 쯔위’를 넘볼만하다.

★ 포스와 눈빛은 중견가수급…기희현(MBK)
‘센’ 언니 포스. 당차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더 강렬한 카리스마로 주위의 이목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실력 역시 점점 더 상승하고 있어 더욱 주목할만하다.

(유력후보)

★ 맑고 밝은 에너지…정은우(플레디스)
방송을 통해 조명은 덜 받았으나, 가능성만으로도 시청자 프로듀서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노래로 이목집중…김주나(뮤직K)
‘프로듀스 101′ 출연 전에도 한 차례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으며,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은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 자꾸 보게 만드는 오묘한 매력…김소혜(레드라인)
배우 소속사의 연습생으로, ‘뜬금없음’의 연속이지만 눈길이 계속 간다. 꾸준히 노력해서 이뤄낸 원더걸스의 무대로 화룡점정을 찍었는데, 앞으로 어떤 변신을 할지 기대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CJE&M
디자인. 박수정 기자 sove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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