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LE : 이런 날도 오는구나? 정규 2집을 안 낼 줄 알았다. (웃음) 팬들을 생각해서도 저희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게 1집보다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 편곡, 구성, 앨범 재킷도 우리적인 것을 집어넣을 수 있게 노력했다.
Q. 앨범 재킷 이미지도 직접 그렸다고.
LE : 직접 그렸다. 액자형으로 만들어 그림을 바꿔 넣을 수 있도록 소장가치를 높였다. 우리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우리 색깔, 우리 히스토리, 투엘슨만 가질 수 있는 색깔을 넣자고 생각했다. 곡적인 것도 내용이나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1년’이란 앨범 타이틀처럼 1년 동안 준비해서 내는 정규 앨범이다.
노엘 : 첫 정규 앨범에 비해서 2집은 우리 이야기나 우리의 것이 많이 녹아있다.
Q. 타이틀곡 ‘하루 같은 일년’에는 어떤 생각을 담았나.
LE : 끊임없이 공유하고픈 목마름, 갈증이 있다. 3년 전에 쓴 곡인데 그때 굉장히 힘들었었다. 하루가 무의미한 시간으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공허함이 동시에 존재했다. 반복되는 하루가 길기도 하고 짧고, 무의미하기도 하고, 이 시간에 뭔가 안하면 될 것 같은 갈증이 섞여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다를 게 없지만, 순간을 열심히 살았지만, 갈증과 공허함이 있다.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제이슨 : 지금은 그런 감정이 해소가 됐다기보다 항상 과정에 있다. 그때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했다.
LE : 20대 초반 사회를 밟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지 않을까 바람이 있다. 젊은 친구들이 살기가 힘들다. 대학등록금부터 현실과 이상이 갈등하는 시기에 있는 친구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그 친구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Q. ‘하루 같은 일년’의 매력은 무엇인가?
LE : 내가 그냥 지나가다가 문득 이 노래를 들었다면 울었을 것 같다. 왜냐면 가사가 많이 와 닿는다. 힘들 때 어려웠을 때, 20대 초반의 김밥 하나 사먹을 돈이 없어서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들으면 슬프고, 또 힐링이 된다.
노엘 : 듣고 나서 ‘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네. 노래로서 응원이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나만 혼자 이런 걸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 뭔가 큰 힘이 되는구나’라고 힘을 주고 싶다.
제이슨 : 이 곡은 우리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지만, 듣는 사람의 이야기다.
Q. 랩 가사는 래퍼 니화가 직접 썼나?
LE : 니화가 썼다. 가사 중에 ‘마음은 빌보드 차트에 있는데 아줌마는 방값을 내’라는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든다. 또 ‘우리가 잃은 건 아침이지만 그 덕에 근사한 새벽을 얻었잖아’라는 부분이 정말 공감했다. 가사가 감동적이었다.
Q. 래퍼가 랩을 쓸 때 어떻게 가이드를 주나?
제이슨 : 가사를 먼저 써서 중간에 이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한다.
노엘 : 니화가 정말 완벽하게 해줬다.
엘리 : 랩 때문에 가치가 더 올라갔다.
Q. 니화는 어떻게 알게 됐나?
제이슨 : 알게 된 지 8년이 넘었다. 이 친구 20세 때에 가이드 래퍼가 필요해서 알게 됐다. 그때 작업을 하다가 그 친구가 군대 갔다 오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인연이 닿았다.
Q. 사실 그동안 투엘슨의 노래는 문명진, 에일리 등 객원보컬의 인지도가 있었다. 이번엔 바빌론, 니화다.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도 있다.
LE : 네임밸류 좋은 사람들이 해주면 좋긴 하다. 고민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만족했다. 우리 앨범이기 때문에 투엘슨이 각광받는, 집중되는 앨범이 되고 싶었다. 음악에 더 잘 어울리는 보컬과 작업하고 싶었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음원을 들었을 때 ‘얘 누구야?’ 할 수 있는. 사실 바빌론을 몰랐다. 바빌론 목소리 한 소절 듣고 누구냐고 물어보고 하자고 했다. 확실히 곡에 집중하게 만드는 보컬이다.
노엘 : 사실 따지고 보면 작년에만 우리 노래의 객원보컬 네임밸류가 올라갔을 뿐이다. 그 전에는 딱 떠오르는 신인들 아니면 목소리가 좋은 사람들과 항상 작업했다. 이게 더 맞는 길인 것 같다.
Q. 하긴, 범키와의 작업도 범키가 뜨기 전이었다. 바빌로도 최근 떠오르는 보컬인데.
LE : 바빌론이 유명한 친구인지 몰랐다. 녹음하고 보니까 지코랑도 하고. (웃음) 다들 바빌론을 욕심 나는 보컬이라고 하더라. 우리 귀가 틀리지는 않았다는 걸 느꼈다. 우리가 범키를 만났을 때도 그렇고, 필연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제이슨 : 팔로알토랑 같이 한 노래로 바빌론을 알게 됐다. 바빌론이 크리스 브라운 같은 음색을 갖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깔이었다. 이것을 잘 맞추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얀키와 같이 부른 ‘치어스(Cheers)’를 들었는데 목소리 톤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Q. 투엘슨 컴퍼니에 이보(Evo), 케이트도 있어 타이틀곡 피처링을 기대했다.
제이슨 : 이보도 본인의 색을 찾아가고 있는데 너무 많은 곡의 랩을 다 이보가 하면 이보가 갇히게 되지 않을까.
LE : 제이슨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신선함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보컬들이 다 새로운 느낌이 있는 가수들이고, 보컬색도 확실한 케이스다. 나경원이란 친구도 프레쉬한 느낌이 있다. 계범주도 자기 앨범을 내는 것을 보면 아이돌스러운데 이번에는 발라드를 잘 부르면 먹힐 것 같다는 생각에 정반대의 느낌을 보여줄 것 같은 생각이다. 계범주의 칼칼함을 갖고 발라드를 하면 더 좋다.
Q. 프로듀싱팀인데 본인들의 앨범 외에 다른 가수 앨범에 곡을 실을 계획은 없나?
LE : 내년에는 그렇게 활동을 하고 싶다. 투엘슨 앨범과 소속 가수를 키우는 것에 바빴다고 핑계를 댔는데 앞으로 프로듀서 그룹으로 자리매김을 더 하려고 한다. 콜라보나 외부작업을 하든지 OST라든지. 그래서 이번엔 매년 하던 연말 공연을 올해는 안 하려고 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엄청나다.
Q. 그렇다면 정규 2집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LE : 라디오 정도로 방송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요즘에는 나오자마자 묻히는 경우가 많으니까.. 또 우리가 프로듀서라서 활동이라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노엘 : 팬들도 공연을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을 원한더라.
엘리 : 활동에 한계가 있으니 기획적으로 잘 만들고 싶다.
제이슨 : 언플러그드 앨범 이야기도 하고 있다.
Q. 앨범 트랙리스트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트랙리스트 중간에 인스트 트랙이 있는 것도 특이하다.
LE : 뻔한 것을 기피하다보니 그래도 우리가 참여하는 느낌의 곡을 만들고자 고민을 많이 했다. 다 식상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다른 편곡의 인스트 트랙을 중간에 넣었다. 5번 트랙은 미완성된 곡인데, 미완성으로 듣는 맛이 있어서 하나를 더 추가했다.
Q. 12번 트랙 ‘멈춰진’은 히든 트랙이다.
제이슨 : 원래는 타이틀로 하려고 했다. 투엘슨표 발라드로, 따뜻한 곡이다. 12월에 따로 공개할 예정이다.
Q. 이번 앨범을 한 마디로 표현해본다면.
제이슨 : 다사다난? 하하.
LE : 처음으로 투엘슨의 것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자 우리 셋의 요소를 모아서 함축시켜 조미료로 넣어서 만든 요리다. 많이 성숙해진 결과다. 1집을 냈을 때와 지금의 차이는, 곡을 쓰더라도 우리가 아티스트로서의 작품에 가깝다. 처음 작곡가로 활동했을 때 좋은 곡을 쓰는 게 목표였다면, 이번에는 투엘슨스러운 앨범에 있어서 완성도가 높은 곡들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
제이슨 : 예전에는 우리 셋 중 곡을 쓰는 사람이 둘이라 팬들이 누가 어떤 곡을 썼는지 다 알더라. 그만큼 스타일이 나뉘어졌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뷔페 음식 같은 느낌이 좋진 않았다. 그런 것을 줄이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LE : 예전에는 우리 곡 중 그냥 괜찮은 좋은 곡만 모았다면, 지금은 좋은 패키지를 위해 노력했다.
Q. 1년 동안 열심히 만든 것을 순산한 느낌이겠다.
제이슨 : 맞다. 그동안 진짜 많이 싸웠다. 생각보다 음악도 그렇고, 기다리는 일이 참 힘들더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두 배로 네 배로 여덟 배로 힘들어졌다.
LE : 정규 앨범을 위해서 싱글을 내지말자고 했다. 집중하자고. 공연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정규 앨범을 순산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Q. 세 사람의 사이가 더 단단해진 것인가.
제이슨 : 가족끼리도 많이 싸운다. 싸우지만 엄마가 엄마가 아니지 않은 것과 같다. 하하.
Q. 그럼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격려의 한 마디씩 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하자.
엘리 : 노엘이한테는 항상 미안한 게 우리가 곡을 쓰는 사람들이라 보니 가사를 써와도 별로라고 이야기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이번에 ‘네가 먼저 제안을 해줘. 가사를 먼저 쓰면 우리가 쓸게’라고 이야기를 했다. 노엘이가 마음고생 많이 했다. 앞으로는 우리의 단점들, 서로에 대한 단점을 보완해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노엘 : 제이슨 형도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진짜로 고민 많이 하고, 머리가 터질 만큼 고민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좋은 곡을 많이 쓴다. 새로운 아이디어, 피처링, 앨범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서 고맙고 수고 많이 했다. 그리고 내가 이 나이에 막내일 수 없는데 여기선 항상 막내라 감사하다. 하하.
제이슨 : 나는 나름대로의 보수적이랄까 옛날 사고방식이 있다. 아빠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LE가 중심의 역할을 해주지 않았으면 매번 헷갈렸을 것이다. LE도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존재 자체가 의지가 되더라. 집에 할머니가 있는 느낌이다. 하하. 없었으면 매번 너무 불안했을 것이다. 멘탈이나 편곡, 작곡 모든 부분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항상 고맙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투엘슨컴퍼니
공감을 일부러 짜내면 강요가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 때, 더 큰 공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투엘슨 정규 2집의 모습이 그렇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2집 ‘1년(1 Year)’을 발표한 투엘슨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들의 색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다. 사운드, 가사 모두 누구나 만족시키려 억지로 맞추기보다 투엘슨만의 장점을 넣으려 애썼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 힘쓴 결과, 누구나 만족하는 앨범이 됐다. 투엘슨의 진정성은 청춘에 건네는 위로가 됐다.Q. 오랜만에 정규 앨범이다. 소감이 어떤가?
투엘슨은 제이슨, LE, 박노엘로 이뤄진 혼성 프로듀싱팀이다. 에일리 ‘아임 인 러브(I’m in love)’, 범키 ‘더 레이디(The Lady)’ 등으로 사랑받았으며, 토이나 에피톤 프로젝트처럼 객원보컬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바빌론, 니화, 계범주, 나경원, 길구봉구의 봉구, 이보(Evo), 케이트 등이 투엘슨의음악을 빛냈다.
LE : 이런 날도 오는구나? 정규 2집을 안 낼 줄 알았다. (웃음) 팬들을 생각해서도 저희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게 1집보다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 편곡, 구성, 앨범 재킷도 우리적인 것을 집어넣을 수 있게 노력했다.
Q. 앨범 재킷 이미지도 직접 그렸다고.
LE : 직접 그렸다. 액자형으로 만들어 그림을 바꿔 넣을 수 있도록 소장가치를 높였다. 우리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우리 색깔, 우리 히스토리, 투엘슨만 가질 수 있는 색깔을 넣자고 생각했다. 곡적인 것도 내용이나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1년’이란 앨범 타이틀처럼 1년 동안 준비해서 내는 정규 앨범이다.
노엘 : 첫 정규 앨범에 비해서 2집은 우리 이야기나 우리의 것이 많이 녹아있다.
Q. 타이틀곡 ‘하루 같은 일년’에는 어떤 생각을 담았나.
LE : 끊임없이 공유하고픈 목마름, 갈증이 있다. 3년 전에 쓴 곡인데 그때 굉장히 힘들었었다. 하루가 무의미한 시간으로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이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공허함이 동시에 존재했다. 반복되는 하루가 길기도 하고 짧고, 무의미하기도 하고, 이 시간에 뭔가 안하면 될 것 같은 갈증이 섞여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다를 게 없지만, 순간을 열심히 살았지만, 갈증과 공허함이 있다.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제이슨 : 지금은 그런 감정이 해소가 됐다기보다 항상 과정에 있다. 그때 응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곡을 만들려고 했다.
LE : 20대 초반 사회를 밟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지 않을까 바람이 있다. 젊은 친구들이 살기가 힘들다. 대학등록금부터 현실과 이상이 갈등하는 시기에 있는 친구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그 친구들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Q. ‘하루 같은 일년’의 매력은 무엇인가?
LE : 내가 그냥 지나가다가 문득 이 노래를 들었다면 울었을 것 같다. 왜냐면 가사가 많이 와 닿는다. 힘들 때 어려웠을 때, 20대 초반의 김밥 하나 사먹을 돈이 없어서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들으면 슬프고, 또 힐링이 된다.
노엘 : 듣고 나서 ‘아,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네. 노래로서 응원이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나만 혼자 이런 걸 느끼는 것이 아니구나. 뭔가 큰 힘이 되는구나’라고 힘을 주고 싶다.
제이슨 : 이 곡은 우리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지만, 듣는 사람의 이야기다.
Q. 랩 가사는 래퍼 니화가 직접 썼나?
LE : 니화가 썼다. 가사 중에 ‘마음은 빌보드 차트에 있는데 아줌마는 방값을 내’라는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든다. 또 ‘우리가 잃은 건 아침이지만 그 덕에 근사한 새벽을 얻었잖아’라는 부분이 정말 공감했다. 가사가 감동적이었다.
Q. 래퍼가 랩을 쓸 때 어떻게 가이드를 주나?
제이슨 : 가사를 먼저 써서 중간에 이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한다.
노엘 : 니화가 정말 완벽하게 해줬다.
엘리 : 랩 때문에 가치가 더 올라갔다.
Q. 니화는 어떻게 알게 됐나?
제이슨 : 알게 된 지 8년이 넘었다. 이 친구 20세 때에 가이드 래퍼가 필요해서 알게 됐다. 그때 작업을 하다가 그 친구가 군대 갔다 오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인연이 닿았다.
Q. 사실 그동안 투엘슨의 노래는 문명진, 에일리 등 객원보컬의 인지도가 있었다. 이번엔 바빌론, 니화다. 상대적으로 약한 느낌도 있다.
LE : 네임밸류 좋은 사람들이 해주면 좋긴 하다. 고민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만족했다. 우리 앨범이기 때문에 투엘슨이 각광받는, 집중되는 앨범이 되고 싶었다. 음악에 더 잘 어울리는 보컬과 작업하고 싶었다.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음원을 들었을 때 ‘얘 누구야?’ 할 수 있는. 사실 바빌론을 몰랐다. 바빌론 목소리 한 소절 듣고 누구냐고 물어보고 하자고 했다. 확실히 곡에 집중하게 만드는 보컬이다.
노엘 : 사실 따지고 보면 작년에만 우리 노래의 객원보컬 네임밸류가 올라갔을 뿐이다. 그 전에는 딱 떠오르는 신인들 아니면 목소리가 좋은 사람들과 항상 작업했다. 이게 더 맞는 길인 것 같다.
Q. 하긴, 범키와의 작업도 범키가 뜨기 전이었다. 바빌로도 최근 떠오르는 보컬인데.
LE : 바빌론이 유명한 친구인지 몰랐다. 녹음하고 보니까 지코랑도 하고. (웃음) 다들 바빌론을 욕심 나는 보컬이라고 하더라. 우리 귀가 틀리지는 않았다는 걸 느꼈다. 우리가 범키를 만났을 때도 그렇고, 필연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제이슨 : 팔로알토랑 같이 한 노래로 바빌론을 알게 됐다. 바빌론이 크리스 브라운 같은 음색을 갖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깔이었다. 이것을 잘 맞추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얀키와 같이 부른 ‘치어스(Cheers)’를 들었는데 목소리 톤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Q. 투엘슨 컴퍼니에 이보(Evo), 케이트도 있어 타이틀곡 피처링을 기대했다.
제이슨 : 이보도 본인의 색을 찾아가고 있는데 너무 많은 곡의 랩을 다 이보가 하면 이보가 갇히게 되지 않을까.
LE : 제이슨이 항상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신선함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보컬들이 다 새로운 느낌이 있는 가수들이고, 보컬색도 확실한 케이스다. 나경원이란 친구도 프레쉬한 느낌이 있다. 계범주도 자기 앨범을 내는 것을 보면 아이돌스러운데 이번에는 발라드를 잘 부르면 먹힐 것 같다는 생각에 정반대의 느낌을 보여줄 것 같은 생각이다. 계범주의 칼칼함을 갖고 발라드를 하면 더 좋다.
Q. 프로듀싱팀인데 본인들의 앨범 외에 다른 가수 앨범에 곡을 실을 계획은 없나?
LE : 내년에는 그렇게 활동을 하고 싶다. 투엘슨 앨범과 소속 가수를 키우는 것에 바빴다고 핑계를 댔는데 앞으로 프로듀서 그룹으로 자리매김을 더 하려고 한다. 콜라보나 외부작업을 하든지 OST라든지. 그래서 이번엔 매년 하던 연말 공연을 올해는 안 하려고 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엄청나다.
Q. 그렇다면 정규 2집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LE : 라디오 정도로 방송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 요즘에는 나오자마자 묻히는 경우가 많으니까.. 또 우리가 프로듀서라서 활동이라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노엘 : 팬들도 공연을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을 원한더라.
엘리 : 활동에 한계가 있으니 기획적으로 잘 만들고 싶다.
제이슨 : 언플러그드 앨범 이야기도 하고 있다.
Q. 앨범 트랙리스트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트랙리스트 중간에 인스트 트랙이 있는 것도 특이하다.
LE : 뻔한 것을 기피하다보니 그래도 우리가 참여하는 느낌의 곡을 만들고자 고민을 많이 했다. 다 식상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다른 편곡의 인스트 트랙을 중간에 넣었다. 5번 트랙은 미완성된 곡인데, 미완성으로 듣는 맛이 있어서 하나를 더 추가했다.
Q. 12번 트랙 ‘멈춰진’은 히든 트랙이다.
제이슨 : 원래는 타이틀로 하려고 했다. 투엘슨표 발라드로, 따뜻한 곡이다. 12월에 따로 공개할 예정이다.
Q. 이번 앨범을 한 마디로 표현해본다면.
제이슨 : 다사다난? 하하.
LE : 처음으로 투엘슨의 것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자 우리 셋의 요소를 모아서 함축시켜 조미료로 넣어서 만든 요리다. 많이 성숙해진 결과다. 1집을 냈을 때와 지금의 차이는, 곡을 쓰더라도 우리가 아티스트로서의 작품에 가깝다. 처음 작곡가로 활동했을 때 좋은 곡을 쓰는 게 목표였다면, 이번에는 투엘슨스러운 앨범에 있어서 완성도가 높은 곡들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
제이슨 : 예전에는 우리 셋 중 곡을 쓰는 사람이 둘이라 팬들이 누가 어떤 곡을 썼는지 다 알더라. 그만큼 스타일이 나뉘어졌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뷔페 음식 같은 느낌이 좋진 않았다. 그런 것을 줄이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LE : 예전에는 우리 곡 중 그냥 괜찮은 좋은 곡만 모았다면, 지금은 좋은 패키지를 위해 노력했다.
Q. 1년 동안 열심히 만든 것을 순산한 느낌이겠다.
제이슨 : 맞다. 그동안 진짜 많이 싸웠다. 생각보다 음악도 그렇고, 기다리는 일이 참 힘들더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더 두 배로 네 배로 여덟 배로 힘들어졌다.
LE : 정규 앨범을 위해서 싱글을 내지말자고 했다. 집중하자고. 공연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정규 앨범을 순산하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
Q. 세 사람의 사이가 더 단단해진 것인가.
제이슨 : 가족끼리도 많이 싸운다. 싸우지만 엄마가 엄마가 아니지 않은 것과 같다. 하하.
Q. 그럼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격려의 한 마디씩 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하자.
엘리 : 노엘이한테는 항상 미안한 게 우리가 곡을 쓰는 사람들이라 보니 가사를 써와도 별로라고 이야기하는 일이 많이 생긴다. 이번에 ‘네가 먼저 제안을 해줘. 가사를 먼저 쓰면 우리가 쓸게’라고 이야기를 했다. 노엘이가 마음고생 많이 했다. 앞으로는 우리의 단점들, 서로에 대한 단점을 보완해가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노엘 : 제이슨 형도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진짜로 고민 많이 하고, 머리가 터질 만큼 고민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좋은 곡을 많이 쓴다. 새로운 아이디어, 피처링, 앨범 방향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서 고맙고 수고 많이 했다. 그리고 내가 이 나이에 막내일 수 없는데 여기선 항상 막내라 감사하다. 하하.
제이슨 : 나는 나름대로의 보수적이랄까 옛날 사고방식이 있다. 아빠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은 LE가 중심의 역할을 해주지 않았으면 매번 헷갈렸을 것이다. LE도 고민을 많이 했을 텐데 존재 자체가 의지가 되더라. 집에 할머니가 있는 느낌이다. 하하. 없었으면 매번 너무 불안했을 것이다. 멘탈이나 편곡, 작곡 모든 부분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항상 고맙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투엘슨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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