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녀는 예뻤다’ 13회 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성준(박서준)과 혜진(황정음)은 사랑을 확인하는데, 갑자기 병문안 온 편집장(황석정) 때문에 혜진은 벽장에 숨는다. 성준은 혜진 집에 초대돼 식구들과 밥을 먹으며 마냥 흐뭇해한다. 어느 날 성준은 혜진을 데려다주고 오다 하리(고준희)와 마주치고, 하리는 정식으로 사과한다. ‘모스트 코리아’의 운명을 건 20주년 기념호에 대해 기자들도 알게 돼 술렁이고 성준에게 분통도 터뜨리지만, 결국 의기투합해 위기를 극복하기로 한다.
리뷰
성준이 풀어야 할 매듭 중 하나는 하리와의 관계였다. 시청자들에겐 내내 이 문제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금 혜진과 성준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한껏 사랑하는 중이라고 해도, 이 부분을 그냥 덮고 넘어갈 수가 없다. 성준은 이날 하리와 ‘우연히’ 마주쳤고, 성준과 하리는 “우리도 친구”라며 오랜만에 대화다운 대화를 나눴다. 하리는 자신의 잘못을 거듭 사과하며 정말 미안하다고 했지만, 왠지 둘이 정말 해야 할 얘기는 빠졌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이었다.
현재로서는 혜진을 생각하면 하리도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상황이다. 하리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둘의 사랑을 응원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문제만은 아니다. 이 대화 속에는 하리의 ‘혜진 대역’에 대한 사과만 있다. 중요한 것은 성준이다. 성준이 왜 하리를 ‘김혜진’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는지가 실은 성준 자신의 진짜 과제다. 애초에 혜진이 거짓말을 시작하기 했지만, 성준이 믿지 않았다면 이 삼각관계는 성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두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짜 성찰해야 될 사람은 성준이다. 그래서 성준은 사실 하리에게 질문이 많아야 한다. 이렇게 인사치레 같은 사과가 아니라.
혜진의 집에 초대 받아 ‘지서방’ 분위기로 환영 받는 성준의 모습은 유쾌했다. 재밌는 건 꼬마 적 혜진을 쏙 빼닮은 혜진의 여동생 혜리(정다빈)인데, 성준에게 늘 ‘혜진 동생’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하리와 혜진을 혼동할 때조차, 이 꼬마 숙녀만큼은 헷갈리지 않았다. 어쩌면 성준에게 과거와 현재에 대한 유일한 동일성은, 혜리에게서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혜리가 앉아 있는 식탁은 그래서 슬며시 웃음이 나오게 했다.
20주년 기념호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비밀’을 알고, 모스트 편집팀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건 당연했다. “부편집장님은 3개월 되셨지만, 저는 13년 일했습니다. 제 청춘을 다 바친 곳입니다.”라는 차기자(신동미)의 말은 굉장히 설득력 있었다. 그들이 각자의 이유로 화를 내고 ‘자리‘를 떠난다고 해도, 성준으로서는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모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럴 거라는 공감도 갔다. 그럼에도 이 침통한 분위기를 딛고, 모든 기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저마다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던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수다 포인트
– 오늘의 명대사. “이번 일은 판단이 아니라 독단이셨던 것 같네요.” 차기자님이 부편을 좀 아시는군요.
– 모스트스럽게 꼭 1위하시기를.
– 정말 행운총량의 법칙이 있을지라도… 원하는 건 그저 지금처럼 행복하게!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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