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8회
육룡이 나르샤 8회
SBS ‘육룡이 나르샤’ 8회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정도전(김명민)은 이성계(천호진)를 새 나라의 왕으로 선택했음을 밝히고, 이방원(유아인)은 정도전의 뜻을 함께 하길 이성계에게 청한다. 하지만 이성계는 이를 거절하고, 방원은 이성계 몰래 정도전의 안변책 제안서에 도장을 찍어 보낸다. 정도전은 홍인방(전노민)을 찾아가 이인겸(최종원), 최영(전국환)을 꺾는 데까지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리뷰
서로를 움직이기 위한 뼈 있는 대사들이 몰아치듯이 내뱉어진 한 시간이었다. 이성계와 정도전, 이성계와 이방원, 그리고 정도전과 홍인방의 대화로 이어지는 전개는 한시도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했으며, 장면마다 보여준 빈틈없는 연기는 더욱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그들의 대화들은 각자의 입장을 명백히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의 움직임을 이해할 법한 까닭을 들려주고 있었다.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 정도전은 살아남을 방법은 이성계에게 있을 것이라 여겼기에 백성들을 함주로 모아왔음을 밝혔다. 분이(신세경), 이신적(이지훈)을 비롯한 백성들은 각자가 살아남아온 이유를 알리며 도당 3인방을 단죄하고 선봉으로 써주길 읍소했다. 이성계에게 정도전은 고려를 뒤엎고 새 나라를 꿈꾸자 말하며, 왕으로 이성계를 선택했음을 밝혔다.

대화를 엿들은 방원은 정도전의 뜻을 알고 아버지 이성계를 찾아갔다. 방원은 조소생(안길강)을 죽인 이성계의 괴로움, 자책으로 과거 이인겸에게 고개 숙인 아버지의 모습을 알고 있음을 고백했다. 이성계는 ‘약해서 안 된다’ 여겼던 방원은 아버지만큼 힘 있고, 정의로우며, 백성을 아끼는 이가 없다 말하며 나약하게 있던 과거와 현재를 버리기를, 그래서 정도전과 뜻을 함께 하기를 애절하게 바랬다. 모든 것을 알고 있던 방원의 상처를 알아버린 흔들리는 눈빛의 이성계,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소년과 청년 사이의 모습을 보여준 이방원은 그 누구의 편에 치우칠 수 없을 만큼 애처로웠다.

가마를 내리찍는 홍인방의 분노, 그런 홍인방 앞에 정도전은 모습을 드러냈다. 정도전과 홍인방의 비국사에서 대화는 날카로웠다. 한때 사제지간이었던 둘은 서로를 변절자로, 경계해야 할 위험인물로 여기고 있지만 이인겸을 끌어내리기 위한 같은 목표를 지녔음을 확인했다. 정도전은 일단은 이인겸을 처리할 때까지 전략적 동맹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 고려와 자신의 삶을 건 일생일대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비록 아들 방원의 눈물, 가엾은 백성들의 현실을 마주한 이성계이지만 정도전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허나 방원은 달랐다. 번민과 생각이 많은 약한 아버지를 움직이기 위해 자신이 먼저 저지르기로 했다. 함주를 새 나라의 진지로 만들기 위해 안변책(변방을 안정시킬 계책)을 도당에 제출하고자 하는 정도전의 뜻을 이루고자 이성계 몰래 도장을 찍어 전달했다. 정도전은 이를 홍인방을 이용하여 도당에 제출하려 했다.

새 나라를 향해 내딛은 정도전의 발걸음은 새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마음에는 희망의 불씨로, 썩은 고려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이를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정도전은 자신이 짜놓은 판을 벌리기 시작했다. 이에 마음이 크게 앞서고 있는 방원의 도움이 더해져 결국 이성계가 어떻게 움직이게 될지,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빈틈없는 배우들의 연기는 우리를 또 얼마나 감동시킬 것인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앞으로 휘몰아칠 흐름을 주목해야 하겠다.

수다포인트
– 연희는 무슨 샴푸 쓴답니까? 찰랑찰랑 머릿결에 내 마음을 뺏겼소.
– 왜구로 가장한 고려인의 연기. 하다하다 단역마저도 구멍이 없군요!
– 나는 네 편이었으니, 너도 내 편이어야 된다는 방원의 말… 고백 맞죠 이거?(하지만 뒤이어 정강이를 차였다고 한다)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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