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어셈블리’ 17회 2015년 9월 9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검찰에 자진출두 한 진상필(정재영)은 결백을 주장하고, 그 사이 국회는 진상필의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킨다. 김규환(옥택연)의 진술을 거부한 상필은 결국 법원으로부터 구속 영장을 발부받고 수감된다. 위증을 한 한민은행장으로부터 백도현(장현성)은 거리를 두려 하고, 최인경(송윤아)과 홍찬미(김서형)는 은행장을 압박해 회유에 성공, 위증의 증거를 얻게 된다.
리뷰
상필의 구속을 막기 위한 노력, 결국 구속된 상필을 위해 애쓰는 찬미와 인경을 포함한 진의원 사무실 식구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얼른 누명을 벗고 백도현에 반격을 하길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조바심을 즐기는 듯, 전개는 더디기만 했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위기에 놓인 듯 보이던 최보와 홍의원이 답답해질 즈음, 휘몰아치듯 사건의 해결을 위한 전개가 펼쳐졌다. 사라졌다 나타난 홍의원, 반청계의 움직임, 한민은행장에게서 얻은 증거 음성, 기자 회견까지. 이는 백도현에겐 반격할 잠깐의 틈도 허락하지 않았고, 한참을 기다린 시청자들에게는 쾌감을 선사했다.
진상필의 승승장구와 백도현의 몰락을 원하긴 하지만, 진상필을 절대적 ‘선’이라, 백도현과 박춘섭(박영규) 등을 완전한 악역이라 분류하기는 모호하다. 때때로 막연한 착함이 뜻하지 않게 해가 되는 것처럼, 진상필의 지나친 휴머니즘은 비현실적이라는 평과 함께 답답함을 안겨줄 때가 종종 있다. 또, 상필의 구속 소식에 보여준 백도현의 쓸쓸한 웃음은 변해버린 자신에 대한 연민이 담겨 있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상필을 위기에 처하게 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몰아내버렸지만 그 또한 드라마의 완벽한 악역의 모습은 아니다. 박춘섭 의원은 어떤가, 뜻이 다를 뿐, 정치인으로 자신이 가진 색깔, 소신에 충실한 선택을 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악역이라 분류할 수 있는 백도현과 박춘섭을 미워할 수는 있지만, 작심하고 나쁘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현실에서 숱하게 마주하는 이익대로 움직이는 흔한 정치인 중 하나일 뿐이다.
백도현의 비서 임실장에게 쓰레기들에 당할 내가 아니라고 말하는 인경과는 반대로, 쓰레기가 더 커지든, 우리를 지배하든 상관없어하는 우리 또한 악역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구역질이 난다, 꽤 괜찮은 줄 알았던 정치가 역시 쓰레기였다는 규환의 말에 인경이 던진 말은 우리 모두를 일깨워준다. 외면하고, 부정해도 정치는 언제나 인생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고.
나를 둘러싼 정치, 내가 있는 여기가 쓰레기 더미 속인 것만 같다. 하지만 쓰레기 사이에서 코를 막고 열심히 지키고 싸워가며 희망을 발견하려는 진의원, 최보, 홍의원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 이것이 우리가 매회 어셈블리를 보며 눈물을 삼키는 이유는 아닐까.
수다포인트
- 하지만 임실장만은 점점 완벽한 악역이 된 듯합니다.
– 죄수복이 잘 어울리는 것도 정재영의 연기력인가요?
– 우유빛깔 강의원! 사랑해요 아바타!
– 딴청계로 들어오고 변한 김서형의 화장과 표정! 한결 부드럽고 예뻐보여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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