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맨도롱 또?'
MBC '맨도롱 또?'
MBC ‘맨도롱 또?’ 12회 2015년 6월 18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이정주(강소라)는 술이 깨자 포장마차에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해 백건우(유연석)에게 ‘붕어’라고 놀림 받는다. 자신의 중요한 고백을 기억 못하는 정주가 서운한 건우. 그 와중에 건우의 친아버지로 보이는 진태용(최재성)이 나타나, 주변인 모두를 긴장시킨다. 송정근(이성재)과 김해실(김희정)은 본격적인 연애에 돌입한다. 진태용은 건우 주변을 캐고 다니고, 건우는 형과 마을 사람들을 위해 제주를 떠날 결심을 한다.

리뷰
건우는 지난밤 포장마차에서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냈는데 정주에게는 기억도 안 나는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 여기서 진짜 답답해지는 건 시청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주는 전혀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더 저런 반복 패턴을 봐야하며, 다투고 토라지면 ‘내가 맛있는 거 해 줄게’하면서 ‘흡혈 붕어’ 같은 말도 안 되는 요리를 봐야 하는 것일까. 정말이지 딸기잼 들어간 빨간 속내의 붕어빵은 오버였다.

건우의 출생의 비밀이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 회 옆 모습 1초만으로도 존재감을 확인시키던 배우 최재성이, 오늘은 여기저기 건우 주변에 나타나며 묵직하게 이야기 속으로 개입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라는 악담이 주된 느낌일 뿐, 정작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며 어머니와 어떤 관계였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건우 아버지 진태용 얘기를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래도 마지막회가 될 때까지 추측과 오해 속에서 안개 속을 헤맬 것만 같은 답답함을 풍긴다.

30년 전에 해실의 남편을 죽인 살인자가 건우 아버지라는 사실마저 밝혀진다. 뭔가 무섭고 끔찍한 과거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부모 세대의 스토리가 전혀 정리되지 않은 채 ‘공포’ 분위기만 풍기고 있다. 자식 세대의 사랑의 장애물로만 머물기로 한 듯 허술하기까지 하다. 건우와 아버지는 심지어 서로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듯하다. 그런데 아버지의 등장으로 “모두 불행해질 것”이라는 말은 공공연하게 나온다. 아버지는 그저 건우를 태어나게 한 사람일 뿐이며, 지금은 제주를 떠나게 할 로맨스의 기폭제로만 머물 뿐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근은 해실과 닭살 연애를 시작하고 이 둘은 이제 주위 시선 따위 아랑곳 않는 데이트를 한다. ‘신분차이’ 운운하며 반대하는 통속적 여동생 모드의 희라에게 “난 그분 잘생겨서 좋아해요. 사람이 흑진주처럼 귀티가 흐르잖아”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는 해실의 위엄. 정근은 그런 카리스마에 더욱 반하지만 사실 시청자도 해실의 매력에 점점 빠져드는 중이다.

정근, 희라, 건우 이 삼남매는 모두 성이 다른 그러니까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는 모두 다른 형제들이다. 애초에 이런 설정이 드라마에 등장한 건 나름의 의미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들 형제는 굉장히 의리가 있고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건우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자 이 관계가 희화화되고 있다. 너무나 가볍게 다뤄지는 느낌이다. 과거의 상처들을 아무렇게나 대사 속에 끼워 넣으며, 현재의 우유부단함이나 지지부진함에 핑계로 삼고 있다. 이야기의 축이 되레 흔들리는 느낌이다. 역시, 출생의 비밀은 함부로 다룰 소재가 아니다.

수다 포인트
– 건우는 왜 정주가 아닌 지원 앞에서만 자기의 진심을 얘기하는 것일까.
– 읍장님과 아주 똑같이 생긴 가족들의 쉴새없는 등장에 그나마 웃고 갑니다.
– 해실의 “라면 먹고 갈래요?”에 이은 정근의 “나도 그 영화 봤소”는 중년 로맨스의 화끈한 라면 맛!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문어 들어간 라면 맛이 궁금하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맨도롱 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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