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맨도롱 또?’ 11회 2015년 6월 17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건우(유연석)와 정주(강소라)는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내기’처럼 오기를 부리며 서로를 지치게 한다. 지원(서이안)은 건우에게 레스토랑 맨도롱 또?을 팔고 서울로 가자고 압박한다. 정주는 초라한 심경이 되고, 계약서를 찢고 건우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한다. 정근(이성재)은 해실(김희정)에게 ‘사라지라’고 모진 말을 했다가, 해실이 물질하다 사고를 당할 뻔하자 넋이 나간다. 갑자기 정주의 ‘엄마’가 나타나고, 건우 아버지가 화제에 오르는 등 출생의 비밀이 현실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리뷰
이상하다. 건우와 정주의 사이는 서로 마음을 확인했는데도 붕 떠있고, 정근과 해실은 아무리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해도 불안하지도 않다. 지난 회에는 모든 에피소드의 흐름이 서로 잘 어우러졌는데, 오늘 방송에서는 어딘가 조금씩 틈이 벌어져 있다. 사건들은 대단히 굵직굵직한데, 왠지 나열되어 흘러가다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되고 엔딩 전에 수습되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건우는 오늘 동일인이 맞나 싶게 ‘여러 인격’을 보였다. 그렇게 깜짝 놀랄 만큼 멋진 키스를 해놓고, 마치 ‘그레이’씨라도 되는 듯 최상의 로맨틱 무드를 만들 줄도 아는 남자가, 유치원 아이들처럼 ‘내기’ 얘기로 맺어버리니 시청자는 맥이 풀릴 따름이다. 그 멋지던 건우가 갑자기 ‘개구리 왕자님’으로 변한 듯, 키스를 ‘가위바위보’로 바꾼 듯, 드라마는 이어지는데 왜 설레임은 거기서 딱 끊어진 것인지. 그래서 초반에 대놓고 건우를 유혹하겠다고 하는 정주의 ‘도발’은 어설픈 코미디 같았고 참 어색했다. 이런, 가위바위보가 더 진지한 거니?
정근은 해실을 앞에 놓고 아무리 모진 소리를 해도, 이제 사랑하는 게 절절히 드러난다. “앞으론 불러도 오지 마시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오. 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난 당신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할 거야. 영원히 사라져 버려!” 이 끔찍한 대사가 오늘 최고의 사랑 표현이 될 줄이야. 그렇게 말해 놓고도, 기침하는 해실을 위해 여름날 전체 회의를 “에어콘 끄고 한방차 들이세요”로 마감해 버리는 사장님스러운 독단적 애정공세.
지난 10회 동안 잔뜩 포석을 깔고 내내 뜸을 들이던 출생의 비밀들이 오늘 한꺼번에 쏟아지듯이 등장했다. 우선 정주 엄마의 등장은 서프라이즈 한 동시에 ‘재연’처럼 보일 정도였는데도, 한 회의 줄거리를 완전히 헤집어 놓았다. 무엇보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라는 사람한테 너무 속없이 마음을 다 내주고 철석같이 믿어버리는 정주에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순진도 지나치면 짜증유발이 되는 것인가. 정주의 엄마는 시청자 눈에는 진짜 엄마인지 의심스럽고 수상한 분위기였는데, 이 의구심을 풀어준 것은 건우가 대신 마련해 준 ‘5천만원’과 공항에서의 배웅, 아픈 ‘동생’으로의 마무리였다. 단막극도 아닌데 급해도 너무 급했다.
해실이 물질하다 실종된 사건도, 해실의 노련함과 잠녀 근성에 비춰볼 때 너무 급조된 느낌이 들긴 했다. 하지만 정근이 해실의 오토바이에 놓인 헬맷을 가슴에 끌어안고 앉아있던 장면, 그 넋 나간 표정만으로도 그의 사랑 하나만큼은 절절히 느껴졌다. 그 망연자실이 바로 도저히 떨칠 수 없는 사랑이라니. “정말 사라져 버렸을까봐… 그러지 말라고 잡고 있었소” 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해실을 말없이 안아주던 정근의 안도하는 표정만으로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졌다.
수다 포인트
– 제목처럼 기분 좋게 따뜻한 건, 보너스 영상 속 송씨와 해실이 만든 ‘영양만점 전복죽’ 뿐인 건 아니겠지요?
– 엎어져서 울고 있는 정주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읍장님, 술 취한 정주를 안쓰럽게 보던 그 눈빛만은 시청자로서 진심으로 기억해 드리고 싶네요.
–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오늘 한 회에 정신없이 흘러갔는데 왜 ‘5천만원짜리 전복죽’만 생각나는 걸까요? 그것도 ‘실패한’ 것인데 건우니까 먹어준다면서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맨도롱또?’ 방송화면
다섯 줄 요약
건우(유연석)와 정주(강소라)는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내기’처럼 오기를 부리며 서로를 지치게 한다. 지원(서이안)은 건우에게 레스토랑 맨도롱 또?을 팔고 서울로 가자고 압박한다. 정주는 초라한 심경이 되고, 계약서를 찢고 건우를 자유롭게 해주려고 한다. 정근(이성재)은 해실(김희정)에게 ‘사라지라’고 모진 말을 했다가, 해실이 물질하다 사고를 당할 뻔하자 넋이 나간다. 갑자기 정주의 ‘엄마’가 나타나고, 건우 아버지가 화제에 오르는 등 출생의 비밀이 현실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리뷰
이상하다. 건우와 정주의 사이는 서로 마음을 확인했는데도 붕 떠있고, 정근과 해실은 아무리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해도 불안하지도 않다. 지난 회에는 모든 에피소드의 흐름이 서로 잘 어우러졌는데, 오늘 방송에서는 어딘가 조금씩 틈이 벌어져 있다. 사건들은 대단히 굵직굵직한데, 왠지 나열되어 흘러가다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되고 엔딩 전에 수습되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건우는 오늘 동일인이 맞나 싶게 ‘여러 인격’을 보였다. 그렇게 깜짝 놀랄 만큼 멋진 키스를 해놓고, 마치 ‘그레이’씨라도 되는 듯 최상의 로맨틱 무드를 만들 줄도 아는 남자가, 유치원 아이들처럼 ‘내기’ 얘기로 맺어버리니 시청자는 맥이 풀릴 따름이다. 그 멋지던 건우가 갑자기 ‘개구리 왕자님’으로 변한 듯, 키스를 ‘가위바위보’로 바꾼 듯, 드라마는 이어지는데 왜 설레임은 거기서 딱 끊어진 것인지. 그래서 초반에 대놓고 건우를 유혹하겠다고 하는 정주의 ‘도발’은 어설픈 코미디 같았고 참 어색했다. 이런, 가위바위보가 더 진지한 거니?
정근은 해실을 앞에 놓고 아무리 모진 소리를 해도, 이제 사랑하는 게 절절히 드러난다. “앞으론 불러도 오지 마시오. 난 원래 이런 사람이오. 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 난 당신이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할 거야. 영원히 사라져 버려!” 이 끔찍한 대사가 오늘 최고의 사랑 표현이 될 줄이야. 그렇게 말해 놓고도, 기침하는 해실을 위해 여름날 전체 회의를 “에어콘 끄고 한방차 들이세요”로 마감해 버리는 사장님스러운 독단적 애정공세.
지난 10회 동안 잔뜩 포석을 깔고 내내 뜸을 들이던 출생의 비밀들이 오늘 한꺼번에 쏟아지듯이 등장했다. 우선 정주 엄마의 등장은 서프라이즈 한 동시에 ‘재연’처럼 보일 정도였는데도, 한 회의 줄거리를 완전히 헤집어 놓았다. 무엇보다 갑자기 나타난 엄마라는 사람한테 너무 속없이 마음을 다 내주고 철석같이 믿어버리는 정주에게 공감하기 어려웠다. 순진도 지나치면 짜증유발이 되는 것인가. 정주의 엄마는 시청자 눈에는 진짜 엄마인지 의심스럽고 수상한 분위기였는데, 이 의구심을 풀어준 것은 건우가 대신 마련해 준 ‘5천만원’과 공항에서의 배웅, 아픈 ‘동생’으로의 마무리였다. 단막극도 아닌데 급해도 너무 급했다.
해실이 물질하다 실종된 사건도, 해실의 노련함과 잠녀 근성에 비춰볼 때 너무 급조된 느낌이 들긴 했다. 하지만 정근이 해실의 오토바이에 놓인 헬맷을 가슴에 끌어안고 앉아있던 장면, 그 넋 나간 표정만으로도 그의 사랑 하나만큼은 절절히 느껴졌다. 그 망연자실이 바로 도저히 떨칠 수 없는 사랑이라니. “정말 사라져 버렸을까봐… 그러지 말라고 잡고 있었소” 바다에서 살아 돌아온 해실을 말없이 안아주던 정근의 안도하는 표정만으로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느껴졌다.
수다 포인트
– 제목처럼 기분 좋게 따뜻한 건, 보너스 영상 속 송씨와 해실이 만든 ‘영양만점 전복죽’ 뿐인 건 아니겠지요?
– 엎어져서 울고 있는 정주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읍장님, 술 취한 정주를 안쓰럽게 보던 그 눈빛만은 시청자로서 진심으로 기억해 드리고 싶네요.
–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오늘 한 회에 정신없이 흘러갔는데 왜 ‘5천만원짜리 전복죽’만 생각나는 걸까요? 그것도 ‘실패한’ 것인데 건우니까 먹어준다면서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맨도롱또?’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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