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서울 CGV 여의도에서 열린 ‘2015 CGV 영화 산업 미디어 포럼’ 발표에 따르면 배급사가 관객들의 영화 선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의 최근 CGV 이용 고객 대상 ‘관객은 영화 볼 때, 배급사도 볼까?’ 조사결과, 1051명 중 36.9%가 ‘배급사가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 10%대 미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CJ CGV 리서치센터 이승원 팀장은 이날 “앞으로 배급사를 고려하는 관객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배급사들이 자체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참고로 지난해 관람객들은 영화 선택 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로 응답자 중 56.2%가 스토리를 선정한바 있다. 이어 △주연 및 조연 배우 △영화 평점 △영화 장르 △영화 감독 △주변 사람들 추천 △예매율 등을 꼽았다.
한편 배급사 정인지율(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응답자 비중)에서는 지난해 ‘겨울왕국’ 등을 배급한 디즈니가 62.1%로 가장 높았다. 올해 ‘어벤져스2’ 개봉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 비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많은 관객들이 디즈니와 CJ의 영화를 혼동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십세기폭스와 워너브라더스의 경우 관객들이 두 회사의 구분 자체를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승원 팀장은 “이십세기폭스와 워너브라더스가 이 사실을 알고 상당히 충격을 먹었다”는 말로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모바일 시대를 맞아 SNS가 중요한 영화 홍보의 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영화인들이 가장 꺼리는 단어는 ‘핵노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원 팀장은 “개봉작을 내놓는 배급사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댓글 관리다”라며 “그 중에서 ‘핵노잼’이라는 단어는 관리가 불가능할 만큼 파급력을 가지고 있어 배급사에서 가장 기피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CGV는 세계 극장 산업의 현황과 리서치 결과 등을 발표됐다. CGV 서정 대표는 “CGV가 영화 유통을 담당하는 한 축으로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류 드라마나 K-팝은 활성화되는데, 왜 K-무비라는 말은 안 나올까 싶다. CJ그룹은 K-무비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서 동남아 등 전 세계에 K-무비가 깃발을 날릴 수 있는 날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시우 siwoorain@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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